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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프리즘] 이동통신사 전용폰 출시, 선택 아닌 필수?

  • 경제 | 2018-07-04 00:00

SK텔레콤 모델이 3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전용폰 '갤럭시A8스타'를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모델이 3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전용폰 '갤럭시A8스타'를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이동통신사, 앞다퉈 전용폰 출시하는 이유는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동통신사의 전용폰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전용폰이란 특정 이동통신사에서만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스마트폰을 말한다.

이동통신사들이 전용폰 출시에 집중하는 이유는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우기 위함이다. 쉽게 말해 "우리 통신사에서만 이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별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의 현실을 반영한다.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자의 입맛이 갈수록 까다로워지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전용폰 출시를 고집할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은 3일 새로운 중저가폰인 삼성전자 '갤럭시A8스타'의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마감은 5일이다. 회사는 '갤럭시A8스타'를 구매하는 모든 소비자를 위해 ▲AKG 이어폰 ▲1기가바이트(GB) 데이터 쿠폰 ▲스마트폰 보호필름 ▲카카오프렌즈 충전패드 등의 경품을 준비했다. 다음 달 28일부터는 '갤럭시A8스타' 체험존을 카페 형태로 운영한다. 체험존에서는 방송인 김숙, 송은이, 가수 헤이즈 등이 출연하는 토크 콘서트도 진행한다.

'갤럭시A8스타'는 SK텔레콤이 삼성전자와 협력해 내놓은 전용폰이다. 마케팅에 힘을 주는 것도 '단독'으로 출시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KT도 최근 전용폰을 단독 출시했다. KT는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갤럭시 진'을 출시하고 선물 교환권 등을 증정하는 기부 행사 등을 기획했다.

이들은 전용폰 출시 배경에 대해 "라인업을 채워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소비자의 요구가 다양하기 때문에 라인업을 빈틈없이 채우는 게 중요하다"며 "프리미엄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 공백을 메우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기존 제품을 이동통신사 요청에 따라 새롭게 내놓을 수 있게 되면서 '롱테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존 제품을 활용하다 보니 제조 공성 상 까다로운 부분도 적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이동통신사에 기댈 수 있다. 특히 외국 제조사의 경우 '외산폰' 이미지를 지우고 제품을 출시, 자사 제품에 대한 국내 시장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다.

모델들이 지난달 29일 출시한 KT 전용폰 '갤럭시 진'을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모델들이 지난달 29일 출시한 KT 전용폰 '갤럭시 진'을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이렇듯 차별성을 확보해 가입자를 유치하려는 이동통신사와 최소한의 비용 지출을 통해 판매량을 늘리려는 제조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전용폰이 탄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와 제조사 모두 나쁠 게 없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전용폰 출시가 최신 트렌드는 아니다. 이동통신사들은 과거부터 차별화 전략 중 하나로 전용폰 출시를 진행해왔다. 2009년 KT를 통해 국내 시장에 들어온 '아이폰3GS'도 전용폰의 일종이었다. 본격적인 전용폰 출시 바람이 분 건 이동통신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생긴 이후다. 보조금 지급이 어려워지면서 경쟁사와의 제품 차별화를 통해 새로운 가입자를 끌어모아야 했다. 전용폰은 기존 가입자를 묶어두는 효과로도 주목받았다.

프리미엄 시장이 위축되고 보급형 스마트폰의 성능이 개선돼 '중저가 바람'이 불면서 전용폰은 탄력받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이동통신사들은 중저가 라인 위주로 역량을 집중해 전용폰을 출시했고, 쏠쏠한 재미를 보기도 했다. SK텔레콤이 TG앤컴퍼니와 협력해 만든 '루나'가 대표적이다. '루나폰'은 '설현폰'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 전용폰 출시 흐름은 과거와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략적인 선택이라기보다 '이거라도 해야 되는 상황'에서 펼치는 이동통신사의 자구책 성격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갈수록 침체되고 이동통신사 간 차별성도 줄어들고 있다"며 "차별성을 찾을 수 없는 이동통신사들의 고민이 담긴 것이 전용폰이다. 현재는 전용폰을 통해 새로운 소비자의 유입 효과를 기대하진 않는다. 가입자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전용폰 출시 자체가 차별화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어떤 전용폰을 내놓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도 셀링 포인트를 제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제품 기획 단계부터 제조사와 협의해 특정 타겟층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한 뒤 제품 출시를 준비한다. '갤럭시A8스타'는 미디어 콘텐츠 이용이 활발한 10~20대 소비자를 겨냥했고, '갤럭시 진'의 경우 실용성을 강조하는 청바지(Jean)를 제품명에 넣어 실속형 소비자를 노린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전용폰은 이동통신 3사 모두 출시하는 중저가폰보다는 타겟층이 더 좁다. 특정 부분에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뒤 제품 개발이 진행된다"며 "전용폰이 많은 이동통신사는 그만큼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것을 의미한다. 전용폰의 콘셉트와 소비자의 요구가 맞아떨어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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