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8개월 수사 끝…은행채용 '관행' 민낯 드러나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국민·하나·우리·부산·대구·광주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채용 비리 관련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됐다. 38명의 관계자가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관행'처럼 여겨져왔던 것으로 보이는 은행들의 채용 비리 사례가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대검찰청 반부패부는 지난 17일 은행 채용 비리 수사 결과 총 38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은행의 '채용'은 청탁·차별·로비로 다양하게 활용됐다. 수사 결과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채용 비리의 민낯이 드러났다.
6개 시중은행은 청탁 대상자 명단을 만들고 모든 채용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했다. KEB하나은행은 청탁자 명단에서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서류를 합격시켰고, 필기·면접 전형에서 탈락 대상자 점수를 합격권에 들도록 수정했다.
우리은행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은행 간부, 금융감독원 부원장 조카 등 불합격자 5명을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은행은 주요 거래처와 사외 유력인사, 내부 임원 등 수십 명의 청탁대상자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켰다.
KB국민은행도 비슷했다. 설상가상으로 당사자 청탁이 없었음에도 고위 임원의 자녀와 동명이인인 지원자를 보고 논술 점수를 조작해주는 해프닝도 있었다. 추후 착각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면접에서 해당 지원자를 탈락시켰다.
광주은행의 경우 임원이 자신의 딸 면접을 직접 봤다. 2015년 신입 채용과정에서 인사 채용 부문 총괄 임원은 면접에 직접 들어가 자신의 딸에게 최고점을 줘 합격시켰다. 이 지원자는 자기소개서에 아버지가 광주은행에 근무한다고 적었고 인사담당자는 만점을 주기도 했다.
부산은행에서는 채용을 '로비'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경상남도 도금고 유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사가 딸의 채용을 청탁하자 해당 지원자를 점수조작 등을 통해 합격시켰다.
이외에도 성별을 차별한 사례가 다수 드러났다. 국민은행·하나은행은 남성 합격자 비율을 정하고 이를 맞추기 위해 여성을 다수 탈락시켰다.
한편 4대 시중은행 중 마지막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 신한은행은 아직 검찰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은 지난 11일 신한은행을 압수 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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