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의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로·이성락·서민지·안옥희·이지선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간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롯데 임시 주총 현장, 고성 난무하고 곳곳에서 실랑이
[더팩트ㅣ정리=장병문 기자] -롯데그룹이 롯데지주 임시주주총회에서 6개 계열사의 합병 및 분할합병안을 승인받아 지주사 전환을 위한 한 고비를 넘겼습니다. 하지만 주주들의 고성이 오가며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습니다. 소액주주들은 배려와 동의 없이 비민주적으로 주총을 진행했다며 반발했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부재 중에 진행된 롯데그룹 임시주총 현장 뒷이야기를 공개합니다.
◆ 신동빈 쇄신 약속 어디로? 롯데 주총 각본 관행 답습 (영상)
-신동빈 회장이 구속 수감되며 사상 초유의 총수 부재 사태를 맞은 롯데그룹이 지난주 첫 번째 관문을 넘어섰습니다. 지난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6개 비상장사(롯데지알에스·한국후지필름·롯데로지스틱스·롯데상사·대홍기획·롯데아이티테크) 합병·분할합병 안건을 통과시키며 지주사 체제 전환의 마지막 단계를 마무리했죠.
-네. 이날 일부 소액주주들이 절차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주총 의장을 맡은 '롯데 2인자'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진땀을 흘려야 했습니다. 롯데 측이 주주 동의를 구하지 않고 주총을 임의대로 진행하자 참석 주주들 사이에서는 "주주 알기를 개똥으로 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죠.
-현장은 주주들의 고성이 난무하고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매우 소란스러웠는데요. 1시간 20분가량 이어진 주총 질의에서 절차 적법성에 대한 공방으로 50분 간 중단되는 등 난항을 겪기도 했습니다.
-주주들은 이날 "민주적으로 투명하게 보고하라", "법과 절차를 무시하니까 총수가 구속된 것 아니냐"는 날선 비판도 쏟아냈죠.
-예상대로 신 회장 구속과 관련한 질의도 빠지지 않았죠?
-신 회장 구속과 관련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 재점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신 회장 구속으로 일본 롯데홀딩스가 한국 롯데에 경영 간섭을 하거나 독자노선을 걸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죠. 이에 대해 황 부회장은 동요하는 주주들에게 "일본 롯데홀딩스는 위임장을 통해 이번 합병 및 분할합병안에 대해 찬성 견해를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롯데가 주총을 앞두고 각본을 만들고 리허설까지 진행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죠.
-네. 주총 각본을 사전에 제작하고 리허설까지 하는 것은 사실 기업들의 오랜 관행인데요. 통상적으로 주총을 앞두고 각본을 만들고 예행연습까지 합니다. 대다수 기업이 주주들의 돌발 질문을 곤혹스러워해 속전속결로 주총을 끝내고 싶어 하기 때문이죠.
-물론 주총 현장이 준비된 각본대로만 돌아가는 건 아닙니다. 실제 이날 주총에서 일부 주주가 진행절차를 문제 삼는 각본에 없는 '돌발 질문'을 하자 황 부회장을 포함한 롯데 관계자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주총은 회사의 주인인 주주와 경영진이 소통하는 자리인데 각본을 만들어놓고 그대로 진행한다면 주주 권익을 해칠 뿐더러 그 진정성이 희석될 수밖에 없죠. 롯데의 경우 총수 구속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위기의식의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 구속 이후 첫 주총에서 지주사체제 전환을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지주사 체제 전환을 순조롭게 마무리 지어 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위원회가 문제없이 돌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절실하기 때문이죠.
-이번 주총에서 6개 비상장사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합병 및 분할합병안이 통과되면서 결과적으로 황 부회장 체제가 '경영 시험대'를 무사히 넘어선 것은 사실입니다. 총수공백 사태 속 첫 고비를 넘긴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과 중국 롯데마트 매각 등 과제를 남겨두고 있죠. 하지만 치밀한 각본 하에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예전 관행을 답습한 주총 방식을 고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뉴 롯데'를 위해 뼈를 깎는 쇄신을 하겠다던 신 회장 약속의 진정성에도 의문부호가 그려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적으로 투명하게 보고하라", "법과 절차를 무시하니까 총수가 구속된 것 아니냐"는 주주들의 쓴 소리가 롯데의 위기상황에서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 베일 벗은 '갤럭시S9'···카메라 성능 얼마나 좋길래
-지난달 26일이죠. 기대를 모았던 삼성전자 '갤럭시S9' 시리즈가 베일을 벗었습니다. 어떤 제품인지 소개해주시죠.
-삼성전자는 매년 상반기에 '갤럭시S' 시리즈를 공개하는데요. '갤럭시S9'은 '갤럭시S' 시리즈의 아홉 번째 모델이죠. 전작 '갤럭시S8'보다 카메라를 중심으로 성능이 대폭 강화된 제품입니다.
-디자인은 '갤럭시S8'과 비슷하다고 하던데. 카메라가 어떻게 발전했다는 것이죠?
-초당 960프레임을 촬영하는 슈퍼 슬로우 모션(초고속 카메라) 기능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나와 닮은 이모지(이모티콘)를 만드는 '증강현실 이모지' 기능도 카메라를 통해 구현되죠. 빛이 아주 적거나 많은 환경에서도 피사체를 또렷하게 잡아내는 듀얼 조리개도 탑재했습니다. '갤럭시S9플러스' 모델의 경우에는 '갤럭시S' 시리즈 최초로 후면 듀얼 카메라를 갖추기도 했죠.
-실제로 사용해보니 큰 차이가 있던가요?
-촬영한 사진으로만 보면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냥 '선명하다'라는 느낌 정도만 받을 수 있는데요. 하지만 다른 스마트폰 카메라와 비교하면 그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2016년 출시된 '갤럭시S7'과 비교해봤더니 빛 번짐에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었죠. 깜깜한 암실에서도 더욱 또렷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갤럭시S9'의 카메라 성능은 국내외에서 호평받고 있는데요. 최근 프랑스 카메라 분석 전문 기관인 DxO 마크가 실시한 성능 평가에서 '갤럭시S9플러스'가 종합 평균 99점을 얻어 시중에 나온 스마트폰 카메라 가운데 1위를 차지하기도 했죠. DxO 마크는 "약점이 없고 모든 사진과 비디오 테스트 카테고리에서 성능이 좋다"고 평가했습니다.
◆ 팀 창단으로 올해 e스포츠 사업 첫삽 뜬 액토즈
-이번에는 게임업계 이야기를 해봅시다. 액토즈소프트가 프로게임단을 창단한다고 해서 화제죠. 어떤 내용입니까.
-네. 액토즈소프트의 프로게임단 창단은 올해 e스포츠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글로벌 e스포츠 브랜드인 'WEGL(월드e스포츠게임앤리그)' 발표와 함께 본격적으로 e스포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e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e스포테인먼트'가 핵심인데요. 프로게임단 창단은 이를 구체화할 올해 첫 실현방안이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 구오 하이빈은 이에 대해 "액토즈소프트는 e스포츠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사업을 적극 추진 중으로 올해는 세계 최고의 e스포츠 구단을 만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스포츠 사업 추진을 처음 밝혔던 지난해 초에는 쉽게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업계 안팎에서 의문부호를 갖게 했는데요. 1년이 지나자 그림이 보다 구체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군요. 액토즈소프트 프로게임단은 어떤 방식으로 추진되나요? 요즘 가장 핫한 게임을 선택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맞습니다. 지난 2일 배틀그라운드팀 선수를 공개 모집한다고 해서 베일이 벗겨졌습니다. 오는 15일까지 모집하는데 대리 게임 등 프로게이머 결격 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배틀그라운드는 현재 국내 PC방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는 액토즈소프트가 배틀그라운드팀을 만들게 된 배경으로 풀이됩니다. '배틀그라운드'를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종목의 팀을 창단해 운영할 방침이라고 하니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연임, 향후 과제는?
-지난주에는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렸는데요, 이주열 총재가 주재하는 마지막 금통위라고 주목을 받았었죠?
-맞습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27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애초 임기는 이달 말까지였지만 2일 청와대가 이 총재 연임을 결정하며 다시 4년 임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지난달 금통위에서의 모습이 마지막이 아니었던 거죠. 그래서 그런지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그간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다른 자리에서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이주열 총재는 전 정부에서 임명됐지만 새 정부에서도 인정을 받고 다시 한국은행을 이끌어가게 됐습니다. 이 총재는 한은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치며 금통위에만 13년간 참석해 온 통화정책 전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합의를 이끌어내고 캐나다와는 무제한·무기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도 했죠. 지난달에는 스위스 중앙은행과도 통화스와프를 이끌어냈습니다.
-한국은행 총재가 연임하게 된 사례는 44년 만에 처음입니다. 과거 두 차례 연임 사례가 있었지만 그때는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이 아니었고, 한은이 그렇게 독립적이지도 못했어요. 한은법 개정 이후 첫 연임이고 정권 교체 이후에도 연임이 결정되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보장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총재 연임으로 "한은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합니다.
-앞으로 4년간 한은을 이끌어갈 이 총재 앞에 놓인 과제가 많습니다. 당장 걱정되는 문제는 '한·미 금리 역전'일 텐데요. 한국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에서는 빠른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질 수 있어요. 이는 외국 자본 유출을 불러올 수 있죠. 이 총재는 이에 대해 "금리 역전이 발생해도 현재 외국 자본이 공공자금으로 들어와 있어서 쉽게 자금이 유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비교적 관망적인 태도를 보였어요.
-그뿐만 아니라 이 총재에겐 미국발 통상압박으로 원활하지 않은 국내 경기 문제, 1400조 원을 넘는 가계 부채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어요. 이 총재는 국회 청문회가 끝나면 다음 달부터 2기 임기를 시작합니다. 이 총재가 두 번째로 이끄는 한은이 당면한 여러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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