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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추적-백종원 골목식당 논란<하>] 매출 1700억 '외식공룡', 중소기업 혜택 왜? (영상)

  • 경제 | 2018-01-13 05:00

백종원 대표(사진)가 무술년 새해부터 시작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프로그램을 계기로 백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의 골목상권 영향력이 부각되면서 중소기업 유예 제도 혜택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더팩트DB
백종원 대표(사진)가 무술년 새해부터 시작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프로그램을 계기로 백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의 골목상권 영향력이 부각되면서 중소기업 유예 제도 혜택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더팩트DB

[TF추적-백종원 골목식당 논란<상>]에서 계속

골목상권 영향력 큰 더본코리아, 규제 사각지대 논란 여전

[더팩트│신논현=안옥희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새해 들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MC를 새로 맡는 등 왕성한 방송 활동으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본업에서는 상당한 잡음이 들리고 있다. 새로운 브랜드 론칭, 공격적 출점으로 빠르게 성장해 매출 1700억 원대로 지난 2015년 이미 중견기업(3년 평균 매출액 1000억 원 이상)이 됐지만, 아직 중소기업 혜택을 누리고 있어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더본코리아는 '중소기업 졸업유예' 제도 덕분에 중소기업의 지위를 3년 더 유지할 수 있어 각종 세제혜택과 함께 동반성장위원회의 출점 제한에서도 자유로운 상태다.

더본코리아는 2009년까지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다가 2010년부터 상시 근로자수와 매출액이 관련법 기준에서 초과해 대기업으로 분류됐다. 2014년 4월 법 개정으로 2015년부터 중소기업으로 재지정된 상태다. 중소기업 재지정된 직후 매출 기준 초과로 중소기업을 졸업하는 사유가 발생, 지난 2016년 4월 1일부터 오는 2019년 3월 31일까지 중소기업 졸업 유예를 적용받게 됐다.

중소기업 졸업 유예제도는 정부 지원 단절로 인한 성장 기피('피터팬 증후군') 현상을 막아 중소기업이 중견‧대기업으로 안착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로 중소기업에 적용되는 혜택을 3년간 유지하는 제도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통해 중견, 대기업으로 성장해야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본코리아가 치열한 외식업계에서 '공룡 기업'으로 몸집을 키우자 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가 중소기업 지위 유지를 통해 규제 예외 혜택을 누리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영위 사업이 골목상권에 끼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예외를 적용해야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골목상권 침범·부당 혜택 오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더불어 중소기업 졸업 유예 혜택 논란이 번지자 회사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세제 혜택 내역을 공개한 바 있다. 규제가 없어 영세 골목 상권까지 침해한다는 논란에 대해 더본코리아 측은 각 점포의 위치는 본부의 상권평가 기준에 의해 가맹점이 원활히 운영될 수 있는 역세권이나 이미 활성화된 먹자골목 위주로 선정되므로 오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규제 예외 혜택을 받는 '공룡 중소기업' 더본코리아가 현실적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상인들의 지적이 잇따르면서 업종과 상권 등에 대한 영향력을 별도로 분석해 유예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중소기업 졸업유예 예외제도’ 도입 요구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규제 대상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 측은 중소기업 지위 유지에 따른 혜택을 받기 위해 별도의 행동을 취한 일이 없으며, 합법적인 테두리에서 법령을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종원 대표는 12일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관련법에 따라 일부 세제 혜택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예 제도를 통해 부당하게 수많은 세제 혜택을 받는다는 주장은 오해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소기업 졸업 유예기간인 2016년 더본코리아의 세제혜택 내역을 보면 53억 원의 법인세를 내고 일부 연구개발비 등으로 6000여만 원의 세제혜택을 받았다"면서 "법인세의 1.3%로 미미한 수준인데 이것을 두고 '수많은' 혜택을 받은 것이란 일각의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상인들과 더본코리아측의 주장이 맞서고 있는 만큼 정부의 입장 정리도 주목된다. 업계는 재벌개혁과 함께 골목상권 보호를 강조해온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의 강공 드라이브가 예상됨에 따라 더본코리아 규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아직까지 신중한 입장이다. 만약 더본코리아 하나의 사례로 유예제도를 폐지한다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상황에 놓인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일시에 각종 지원 혜택이 줄어들면서 경영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기부는 폐지보다는 예외를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백종원 브랜드들이 대거 빠져나간 서울 논현동 영동시장 먹자거리 내 상인들은 여전히 후폭풍을 겪고 있다. 상인들은 사실상 대기업 규모인 더본코리아가 싼 가격과 공격 출점으로 상권을 장악해 온 탓에 영업에 지장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논현동 영동시장의 모습. /안옥희 기자
백종원 브랜드들이 대거 빠져나간 서울 논현동 영동시장 먹자거리 내 상인들은 여전히 후폭풍을 겪고 있다. 상인들은 사실상 대기업 규모인 더본코리아가 싼 가격과 공격 출점으로 상권을 장악해 온 탓에 영업에 지장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논현동 영동시장의 모습. /안옥희 기자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유예제도가 만들어진 취지가 있기 때문에 유예제도는 유지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더본코리아를 유예 대상에서 제외하는 문제는 피해입는 쪽과 피해준다는 쪽도(이해관계자) 모두 소상공인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도라는 것은 불특정다수, 국민전체를 대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모든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야한다. 더본코리아 유예 제외로 인해 예측하지 못한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혼란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 백 대표 인기 힘 입어 매출 1700억 원대 '외식 공룡'된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의 왕성한 방송활동이 매출 증가로 이어지면서 더본코리아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1993년 창업한 더본코리아는 20여개 외식 브랜드를 거느린 식자재 도매업 및 프랜차이즈업으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2015년 연 매출 1238억 원으로 1000억 원을 넘긴 이후 지난 2016년 매출 1749억 원 기록했다. 더본코리아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빽다방·백종원의원조쌈밥집·새마을식당·한신포차 등 브랜드 수가 한때 30여개에 이르렀지만, 사업효율화 차원에서 가맹 수요가 적은 브랜드를 정리하면서 20개가 됐다. 백 대표 인기에 힘입어 가맹점 수도 급증해 매장 수가 2011년 374개에서 2016년 1267개까지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저가 커피브랜드인 빽다방이 현재 전국 545개로 더본코리아 브랜드 중 매장 수가 가장 많다. 이어 홍콩반점 플러스 0410(194개), 새마을식당(161개), 한신포차(112개) 순이다. 한창 공격적 출점에 매진했던 빽다방의 경우 최근 서울 내 점포 개설이 다소 주춤한 상태로 수도권과 지방 중심으로 개설되고 있다.

'더본차이나'와 '더본아메리카', '더본재팬'을 추가로 설립해 중국, 미국, 일본 등 해외도 적극 공략 중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확대하고 있다. 논현동 부동산 두 채를 매각하면서 확보한 자금으로 2016년 말 제주 중문단지 '호텔더본'을 정식 개관하면서 주력인 외식사업 외에도 새 먹거리로 호텔 사업도 하는 등 공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백 대표의 인기에 힘 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해 2015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 이미 중견기업이 됐으나 정부의 중소기업 졸업 유예 제도 대상에 해당해 아직 각종 지원과 혜택을 받고 있다. 업계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고 있는 더본코리아에 대해 출점 제한 등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백종원거리 내 더본코리아 브랜드들이 빠져나가고 다른 식당이 들어선 모습. /안옥희 기자
더본코리아는 백 대표의 인기에 힘 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해 2015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 이미 중견기업이 됐으나 정부의 중소기업 졸업 유예 제도 대상에 해당해 아직 각종 지원과 혜택을 받고 있다. 업계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고 있는 더본코리아에 대해 출점 제한 등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백종원거리 내 더본코리아 브랜드들이 빠져나가고 다른 식당이 들어선 모습. /안옥희 기자

◆ 서울 논현동 떠나 제주에서 '제2 백종원거리' 조성 박차

강남 더블 역세권인 백종원거리의 임대료가 치솟으면서 점포를 철수 중인 더본코리아의 눈은 제주로 향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백종원거리를 떠나 현재 제주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논현동 먹자거리에서 철수하면서 상가 임대료 인상 이유 등을 든 바 있다. 그러나 철수 과정에서 더본코리아가 백종원거리에 소유하고 있던 건물 두 채를 2016년 3월 매각하면서 총 75억 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사실상 '남는 장사'를 했다는 것이 증명됐다. 부동산 매각에서도 그는 장사의 신(神)이었던 셈이다.

두 건물은 논현동 영동시장 주변 먹자거리에 위치해 유동인구의 유입이 많은 데다 도보로 수도권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과 7호선 논현역과도 인접해 더블 역세권역에 속한다.

백 대표는 회사 명의로 2012년 7월 44억 원에 매입해 절구미집으로 운영하던 빌딩을 원비아이에 74억 원에 매각해 30억 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2014년 2월 130억 원에 매입한 건물은 원앤원에 174억원에 매각, 약 45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원앤원은 원할머니보쌈으로 유명한 외식전문기업이다. 매각 전까지 원비아이에 매각한 건물에는 더본코리아의 절구미집 직영점이, 원앤원에 매각한 건물에는 더본코리아의 본가 본점이 운영됐다.

백 대표는 논현동 백종원거리 부동산 매각 등으로 확보한 자금 250억 원을 제주에 투자해 '제2 백종원 거리' 조성을 추진 중이다. 제주 '호텔더본'(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인근 상가와 부속 토지를 경매로 16억8000만원에 낙찰 받아 백종원타운을 위한 점포를 확장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백 대표가 평소 제주 사업에 관심이 있었고 사드 영향이 있기 전 제주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는 것을 보고 사업을 본격화했다"며 "사드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 숫자가 줄어들어 아직 매출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ahnoh0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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