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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궐련형 전자담배 후발' KT&G '빅피처'는 700원에 달렸다?(영상)

  • 경제 | 2017-11-14 05:00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이 확정되면서 한국필립모리스와 BAT 코리아는 연초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반면 KT&G는 동결을 못 박은 가운데 아이코스 흡연자 대부분은 히츠 가격이 오르면 핏과 호환 흡연 의사를 밝혔다. /더팩트 DB, 한국필립모리스, KT&G 제공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이 확정되면서 한국필립모리스와 BAT 코리아는 연초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반면 KT&G는 동결을 못 박은 가운데 아이코스 흡연자 대부분은 히츠 가격이 오르면 핏과 호환 흡연 의사를 밝혔다. /더팩트 DB, 한국필립모리스, KT&G 제공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5000원 이상 올라가면 '핏'으로 갈아타야죠."

담배 업계에서 떠돌고 있는 KT&G의 '큰 그림'이 현실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면서 출시 업체들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하고 있지만, '후발주자'인 KT&G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담배 가격 동결'을 못 박았고, 아이코스와 호환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릴의 전용 담배인 '핏'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담배 업계 1위인 KT&G는 지난 7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자사 첫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공개했고, 13일 시범 판매를 시작했다. 서울 지역 GS25 일부 판매점에서 한정 수량으로 소비자를 찾아간 뒤 20일 정식 발매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릴' 공개 이전부터 'KT&G가 연초 수익을 최대화 하기 위해 릴을 아이코스와 호환이 가능하게 설계했다'는 루머가 떠돌았다. 기기보단 연초 판매가 주된 수익 사업이기 때문에 '선발주자'인 아이코스 흡연자를 유입하기 위한 '큰 그림'을 그렸다는 이야기다.

'릴'이 공개되자 '업계 루머'는 일부분 '사실'로 밝혀졌다. 릴은 아이코스와 같은 블레이드(날) 가열로 설계됐고, 전용 연초인 '핏' 역시 아이코스의 '히츠'와 비교해 길이는 살짝 길고, 굵기는 미세하게 가늘었다. <더팩트> 취재진이 실험해 본 결과 아이코스와 릴은 호환 흡연이 가능했다.

두 업체 모두 호환에 대해선 인정했지만, "기기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며 "'릴-핏', '아이코스-히츠' 조합이 최상의 흡연을 구현한다. 호환 흡연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릴의 가열 온도는 320도이고, 아이코스는 350도로 전용 연초 역시 각 기기의 특성에 맞게 제작됐기 때문에 두 업체의 말대로 '릴-핏', '아이코스-히츠' 조합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릴 출시 전 떠돌았던 '릴-아이코스' 호환 흡연은 더팩트 취재진 실험 결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릴 출시 전 떠돌았던 '릴-아이코스' 호환 흡연은 더팩트 취재진 실험 결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하지만 전용 연초 가격이 다르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궐련형 전자담배 개별소비세 세율이 일반 담배의 89% 수준까지 인상된 가운데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도 비슷한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모든 세율이 인상의 길을 걷는다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은 현재 1739원에서 2967원까지 치솟게 된다. 업체로선 인상을 진지하게 고려해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 연초 가격은 모두 4300원이다. 업계에선 모든 세금이 오른다면 연초 가격은 최소 5000원, 최대 6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5월과 8월에 각각 아이코스와 글로를 출시한 한국필립모리스와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 코리아 관계자는 "모든 세율이 인상된다면 담배 가격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시인했다. 반면, 가장 늦게 궐련형 전자담배를 출시한 KT&G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세금 인상과 무관하게 전용 담배 가격 동결을 못 박았다.

취재진은 아이코스 흡연자 10명을 만나 "히츠 가격이 인상된다면 핏으로 호환 흡연할 의사가 있나'라고 질문했고, 대부분 약속이라도 한 듯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이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아이코스 흡연자들은 '히츠' 가격이 현재 4300원에서 5000원 이상까지 오른다면 가격 동결을 밝힌 KT&G '핏'으로 호환 흡연한다고 밝혔다. 결국 700원 인상 여부가 관건인 셈이다./KT&G,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이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아이코스 흡연자들은 '히츠' 가격이 현재 4300원에서 5000원 이상까지 오른다면 가격 동결을 밝힌 KT&G '핏'으로 호환 흡연한다고 밝혔다. 결국 700원 인상 여부가 관건인 셈이다./KT&G,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아이코스 흡연자들은 "가격이 5000원 이하면 히츠로 계속 흡연할 것이고, 그 이상으로 가격이 오른다면 KT&G의 '핏'으로 호환해 흡연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부분이 최대 기준 가격을 5000원으로 두고 호환 흡연 의사를 내비쳤다. 결국 700원 인상 여부가 관건인 셈이다. 1명의 아이코스 충성 흡연자만이 "가격과 관계없이 히츠로 흡연을 이어갈 것이다"고 답했다.

아이코스 흡연자들은 기기와 달리 주기적으로 소비해야 하는 전용 담배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가격에 큰 차이가 있다면, 맛에 차이가 심하지 않다면 그리고 호환이 가능하다면 얼마든지 교차 흡연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고 입을 모았다.

소수의 아이코스 흡연자 대상으로 한 취재 결과를 일반화할 순 없지만, 'KT&G 빅픽처'의 마침표는 결국, 히츠 가격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T&G는 업계에 떠도는 이야기에 대해 "KT&G는 아이코스와 글로의 장점만을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아이코스 호환을 염두에 두고 릴을 개발하진 않았다. 릴은 핏으로 흡연하는 것이 이상적이다"며 "호환 흡연은 권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택은 흡연자들이 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 담배 가격 차이가 나면 '아이코스-핏' 호환 흡연 의사는?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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