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철영 기자] 50년 동안 활성비타민 시장에서 '국민 영양제'를 표방하며 이어진 라이벌 관계가 있다. 반세기 동안 이어진 일동제약의 '아로나민'과 유한양행 '삐콤씨'가 주인공이다. 아로나민과 삐콤씨는 1963년 출생도 똑같다. 두 제품은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시장 선두를 놓고 치열히 경쟁 중이다.
아로나민과 삐콤씨의 치열했던 50년간 경쟁은 이제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1960년대 전쟁 후 가난으로 제대로 된 영양을 섭취하지 못했던 국민을 위해 나왔다는 점도 똑같다. <더팩트>는 추석을 맞아 부모님 선물로 빠지지 않는 '국민 영양제' 두 제품을 비교해 봤다.
◆'체력은 국력' 아로나민, 54년간 '지구 세 바퀴' 돌아
종합비타민영양제 아로나민은 1963년 첫 출시 후 54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 의약품이다. 지난해 아로나민은 670억 원 어치를 팔며 비타민의약품 중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아로나민은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약 80억 정이 팔렸다. 지름 1.5cm 알약을 한 줄로 늘어뜨리면 약 12만km로, 지구 둘레 세 바퀴에 달한다. 일동제약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적합하면서 효과도 좋은 영양제를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 그러다 1963년 자체기술로 활성비타민B1 합성에 성공하면서 비타민B군을 주성분으로 한 아로나민을 탄생시켰다.
비타민B군은 우리 몸의 에너지 생성과 대사, 신경의 작용 및 유지 등에 관여하는 필수적 영양소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경우나, 고된 육체 활동 시 부족하기 쉬웠기 때문에 개발 당시 한국인에 꼭 필요한 영양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로나민에 담겨 있다.
아로나민 시리즈의 메인브랜드인 아로나민골드는 활성비타민B군을 비롯해 비타민C와 E가 적절히 들어있어 육체 피로, 눈의 피로, 신경통, 근육통, 어깨결림 등에 효과가 있다. 아로나민골드에 함유된 비타민B군은 네 가지 모두 활성형 비타민으로, 일반형 비타민보다 체내 흡수와 조직으로의 이행이 잘되고, 지속시간이 더 긴 것이 특징이다.
아로나민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광고 문구이다. '체력은 국력'이라는 광고 문구로, 아로나민을 국민 영양제 반열에 올렸다. '체력은 국력'이라는 슬로건으로도 유명했던 당시 아로나민의 광고는, 제품의 콘셉트와 스포츠의 특성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스포츠 마케팅의 효시로 기록되고 있다.
아로나민 발매 초기인 1964년, 당시 최고의 인기 종목이었던 복싱을 통해 스포츠 마케팅을 시도했고, 특히 1966년 김기수 선수의 WBA 주니어미들급 세계타이틀매치 메인스폰서 전략이 적중하면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일동제약은 아로나민의 브랜드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하고 브랜드의 가치와 이미지를 높이는 것은 물론, 그동안 국민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회사 임직원들로 구성된 '아로나민 봉사단'은 사회공헌 활동의 대표 사례로 자리 잡았다"며 "아로나민 봉사단은 아로나민의 브랜드 이미지와 속성처럼 치유와 힐링 활동을 실천하는 자원봉사단체다. 매년 전국의 휴양지를 돌며 지친 시민들에게 활력을 전하고 자연의 피로를 덜기 위한 환경정화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어려운 이웃을 방문해 기부 및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타민영양제 시장에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있지만, 아로나민은 비타민의약품 분야에서 1위 브랜드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조 국민 영양제 '삐콤씨', 반세기 넘어 제2의 도약
아로나민의 경쟁품이면서 원조 국민 영양제 경쟁을 벌이는 의약품은 유한양행의 '삐콤씨'이다. 삐콤의 탄생은 1960년대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전쟁 후 가난의 대명사였던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많은 사람은 배고픔과 싸워야 했고, 제대로 된 영양을 섭취하지 못했다. 당시 가난한 국민은 미국의 원조로 들어온 옥수숫가루를 배급받으며 강냉이죽으로 주린 배를 채웠는데, 골고루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던 이들에게 펠라그라와 같은 비타민B 결핍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옥수수는 체내에서 분해되며 비타민B3(니아신)가 대량 소모되기 때문에 펠라그라병 등이 발병하는 원인으로 비타민B군의 섭취가 더 필요하게 된다. 당시 영양섭취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들에게 펠라그라뿐 아니라 각기병과 구루병 등 비타민B 결핍증이 흔하게 나타났는데, 이들을 위해 탄생한 비타민B 복합제가 '삐콤'이다.
삐콤정은 고 유일한 박사의 특별한 지시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비타민B 결핍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영양결핍에 시달리는 국민을 위해 저렴한 값에 건강증진과 영양을 보급하겠다'는 사명감으로 탄생한 것이다. 삐콤은 그 당시 '비타민B 보충은 절대 필요'라는 지면 광고를 시작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발매된 삐콤은 태생부터 국민건강을 향한 유한양행의 창업정신이 만들어낸 제품이기에 50년이 지난 지금도 국민 영양제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됐다.
삐콤정은 시판 이후 1960~1970년대 우리나라 비타민 시장을 선도해 왔다. 삐콤정은 출시 10여년 만인 1975년 출시 당시와 비교해 1200배 성장이라는 놀라운 매출을 기록하게 된다. 이렇게 성장한 삐콤정은 나온 지 20여 년만인 지난 1987년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삐콤씨'로 다시 태어난다.
삐콤씨는 급속한 산업화로 급증한 공해와 스트레스로 인해 현대인의 비타민 필요량이 늘어난 데다 좋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 욕구에 따라 개발된 제품으로 비타민 B와 C의 복합제이다. 제형 역시 당의정에서 필름코팅정으로 개량돼 비타민을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유한양행은 2012년 출시 50돌을 맞는 삐콤씨는 기존 삐콤씨에 비타민E와 셀레늄 등 항산화 성분을 보강해 리뉴얼을 실시했다. 또한 여성을 위한 '삐콤씨 이브'도 출시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올 4월 삐콤씨 본연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비타민B군 중 B1,B2,B6를 흡수율이 높은 활성비타민으로 업그레이드시킨 삐콤씨 액티브를 출시했다"며 "삐콤씨는 제품의 다양화와 시장과 고객의 니즈에 적극적인 반영으로 명실상부한 유한양행 대표 비타민으로서 현대인의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출시 후 다양한 변신을 시도해 온 삐콤씨가 장수제품의 자부심을 넘어서 시대에 맞는 새로운 마케팅과 제품력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삐콤씨가 국민 영양제로 지속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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