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7일 입추(立秋)가 다가오고 있지만, 한국 경제는 여전히 대서(大暑)입니다. 유통업계는 이른바 '가맹 갑질'로 떠들썩한데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제너시스 BBQ는 기자회견을 열고 유통마진을 공개하고 로열티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업계에선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미리 '물타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어린 시선이 가득한데요 [TF비즈토크]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선 기아자동차가 격전지로 떠오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스토닉 시승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스토닉에는 앞서 출시된 '럭셔리 세단'인 스팅어에 없는 '특별한 뭔가'가 있다고 합니다. 게임 분야에선 'e스포츠 성지'라 불리는 부산 광안리에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 행사가 진행됩니다.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해 추억의 게임들이 요즘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의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이철영·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로·이성락·서민지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간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이성로 기자] -치킨값 기습 인상 등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는 제너시스 BBQ(이하 BBQ)가 가맹점주와 상생을 외치며 개선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베일에 싸여 있던 유통마진 공개와 함께 업계 최초로 로열티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한, 최근 '미스터피자 치즈 통행세'로 논란이 됐던 본사 필수 품목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업계와 여론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왜 그런 걸까요?
◆ 고성 오간 BBQ 기자간담회, 상생 방안 '눈 가리고 아웅'일까?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BBQ가 지난 27일 화끈한 선언을 했습니다. 유통마진을 공개하고 로열티 제도 도입한다는 게 골자인데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BBQ는 서울 BBQ 종로관철점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패밀리와 BBQ의 동행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동행 방안은 총 9개의 세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는데 그 중 가장 주목받은 건 유통마진 공개와 로열티 도입입니다. 또한, 닭고기, 소스, 올리브유 등 일부 필수품목을 제외한 항목들을 가맹점주가 자율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른바 '가맹갑질 대책'을 발표한 후 유통마진 공개를 선언한 건 BBQ가 처음이죠?
-그렇습니다. BBQ는 그간 경영 정보로 분류돼 대외 공개가 제한됐던 유통 마진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단, 두 가지의 조건이 붙었는데요, 정부가 가맹사업 정보를 공개하기로 방향을 정하고 로열티가 도입돼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유통 마진을 공개한다는 건 사실상 기업 수익 구조를 공개하는 것이므로 다소 예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로열티가 도입되면 유통 마진을 공개해도 되나요?
-그간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 대다수는 브랜드 사용료인 로열티를 받지 않는 대신 물류 대금(유통) 마진으로 사업을 운영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공개하지 않았던 거죠. 이 과정에서 본사가 불필요한 물품을 강매하거나 이른바 '통행세'로 불리는 과도한 유통 마진을 책정해 문제가 됐고, BBQ는 이러한 관행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겁니다.
-그렇다면 BBQ가 내놓은 방안이 가맹점주들에게 좋은 건가요?
-프랜차이즈 시장과 유통 구조를 투명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부 업계 내에서는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로열티가 과도하게 책정될 경우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유통 마진 공개에 따른 수익 감소를 로열티로 충당하려는 '꼼수'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BBQ는 이런 의혹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태천 제너시스 BBQ 대표는 "프랜차이즈 산업 발전을 위해 로열티를 도입하자는 것"이라며 "브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상품, 로고, 이미지를 가맹점에 제공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로열티를 받는 구조일 뿐 마진을 유지하자는 게 아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김 대표는 "가맹사업 분야의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선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업모델로 전환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BBQ가 선제적으로 나서면서 경쟁업체들도 대응책 마련을 놓고 고심하겠군요.
-하지만 경쟁 업체들은 다소 비판적입니다. 우선, 현재 본사가 물류 대금 등으로 걷어 들이는 수익은 전체 가맹점 매출의 2% 정도인데, 로열티가 그 이상 책정될 경우 가맹점주들이 더 큰 부담을 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로열티 수준이 문제군요.
-네. 또, 정부가 "유통 마진 공개하고 로열티를 도입하라"는 방침을 내릴 경우 따르는 게 당연한데도 BBQ만 유독 나서 '보여주기식' 행사를 했다는 비판도 나왔고요. 한 관계자는 "정부 방침과 상관없이 유통 마진을 공개한다면 인정하겠지만, 결국 모든 업체가 공개할 때 BBQ도 공개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습니다.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던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최근 '프랜차이즈 갑질'이 뜨거운 이슈잖아요.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여름휴가 기간임에도 굉장히 많은 취재진이 몰렸습니다. BBQ가 치킨값 꼼수 인상, 편법 증여 등 다양한 논란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간담회 장소가 협소해 문제가 됐습니다. 일부 기자들은 간담회장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밖에 서 있었습니다. 소리가 안 들리거나, 사진 촬영에 방해가 된다며 큰소리를 지르는 분들도 있었고요.
-다소 정신없는 기자회견이었겠네요. 어쨌든 가맹사업 분야의 거래 공정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된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프랜차이즈 업계가 좀 더 성숙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 젊은 감성 더한 스토닉, 전 트림에 D컷 운전대
-기아자동차는 스토닉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4일까지 20영업일 간 2500대를 판매했습니다. 기아차의 판매 목표보다 두 배가량 많은 수치입니다. 스토닉이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는 가운데 지난 25일 시승행사를 열었습니다. 직접 스토닉을 몰아봤을 텐데 어땠나요?
스토닉은 올 하반기 기아차의 실적을 이끌 기대주입니다. 기아차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게 성능·가격·안전성 등을 동급 최고수준에 맞춰 출시했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직접 타보니 주행, 편의·안전사항 등에서 기아차가 스토닉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보였습니다.
-어떤 점이 가장 눈에 띄던가요?
-전 특별하게 스토닉 전 트림에 적용된 D컷 스티어링 휠에 눈길이 꽂혔습니다. 일반적으로 시승행사에는 최상위 트림이 동원되는데요. 스토닉의 최상위 트림이기 때문에 D컷 운전대가 적용됐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전 트림에 D컷 운전대를 장착했다고 하더라고요.
기아차 관계자는 스토닉이 2030 젊은 층에 감성적으로 보여지기 위해 전 트림에 D컷 스티어링 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인 'O형' 운전대였으면 다소 심심해 보였을 텐데, D컷 운전대를 통해 실내가 한층 세련되게 느껴졌습니다.
-스토닉보다 먼저 출시된 기아의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에도 D컷 운전대가 적용돼 있습니다. 다만 3.3 GT인 상위 트림에만 적용하고 있어 2.0 터보 모델을 구입한 운전자들은 '스토닉 전 트림에 적용한 D컷 운전대를 스팅어에는 왜 일부 모델에만 장착했냐'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스토닉에는 전 트림에 D컷 운전대를 적용했다는 점에서 기아차가 꽤나 신경 썼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가죽으로 감싼 기어봉도 말이죠.
-D컷 운전대가 단순히 심미적인 요소만 있는 건가요?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D컷 운전대는 배 나온 운전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운전대가 배에 닿지 않도록 아랫부분을 일자로 잘라냈다는 말인데요. 원래는 배가 아니라 무릎이 운전대에 닿지 않게 하려고 나온 디자인입니다.
운전할 때 무릎을 많이 쓰는 수동변속기 차량을 위해서죠. 특히 서킷을 달리는 차들이 대부분 D컷 운전대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서킷 주행에서는 운전대를 180도 이상 꺾을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D컷 운전대의 평평한 부분이 거의 아래를 향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무릎 공간이 여유가 있겠죠.
반면 운전대의 두 바퀴 반을 모두 사용하는 랠리 차량의 경우는 O형 운전대를 택합니다.
스토닉의 D컷 운전대는 주로 잡는 부분에 질감이 좋은 가죽으로 덮여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D컷 운전대 제작에 추가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만큼 앞으로 많은 차량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부산 광안리에 게임 팬들 모이는 이유
-이번에는 게임 분야 이야기를 해봅시다. 블리자드가 오늘(30일) 오후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 행사를 진행하던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나요?
-부산 광안리는 e스포츠 성지로 불립니다. 이곳은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역사상 가장 많은 관중이 운집했던 지난 2004년 결승전이 열린 곳이죠.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임요환·홍진호 등 각 시대를 풍미했던 대표적인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결을 펼치는 이벤트입니다. 최초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공식 경기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하네요.
-그렇군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기존작과 비교해 어떤 차별점을 지니고 있습니까.
-스타크래프트를 초고화질(UHD) 그래픽으로 다듬은 점이 대표적인 특징으로 꼽힙니다. 올해로 시장에 나온 지 19년이 흘렀지만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꾸준했던 것이 리마스터의 탄생을 불러왔는데요. 추억의 게임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어떤 반향을 불러올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팬들이 같은 날 서울 강남에도 모인다고 하죠.
-네, 블리자드는 서울에 있는 팬들도 이번 행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서울 강남 인근 PC방을 빌려 'GG 투게더 at Seoul' 행사를 엽니다. 이 행사에는 참가 의사를 밝힌 200명이 선발됐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한 장소여 모여 게임을 즐기면서 친목을 다지는 미국 랜파티와 우리나라 PC방 문화가 결합된 형태를 띄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성년자는 이 행사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청소년의 PC방 출입이 제한되는 오후 10시 이후에도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해 추억의 게임들이 요즘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시장 상황과 맞닿아 있습니다. 새로운 작품과 달리 추억의 게임을 소재로 한 복고 제품은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해 출시 전부터 높은 관심을 얻을 수 있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보다 위험 요소가 적습니다. 일부에서는 복고 마케팅이 늘어나는 것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합니다. 과거 히트작에만 의존하게 되면 신제품 개발이 위축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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