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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체크] 조양래 회장 롤스로이스에 맞는 한국타이어 있다?

  • 경제 | 2017-06-29 10:46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자신의 롤스로이스 고스트에 수입 타이어인 미쉐린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고스트에 맞은 자사 제품이 없다고 했지만, 일부 독자들은 한국타이어에도 고스트에 맞는 제품이 있다고 제보해 '더팩트'가 팩트체크에 나섰다. /장병문 기자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자신의 롤스로이스 고스트에 수입 타이어인 미쉐린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고스트에 맞은 자사 제품이 없다고 했지만, 일부 독자들은 한국타이어에도 고스트에 맞는 제품이 있다고 제보해 '더팩트'가 팩트체크에 나섰다. /장병문 기자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조양래(80)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이 자신의 자동차 타이어에 자사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해외 유명 타이어 업체의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난 27일 본지에서 단독 보도([TF이슈] 어? 조양래 한국자동차 회장 차 타이어는 미쉐린?)한 바 있습니다.

조 회장의 애마 롤스로이스 고스트에 프랑스 타이어 업체 미쉐린사의 타이어를 장착한 장면도 공개했습니다. 한국타이어 측에서는 고스트에 맞는 한국타이어 제품이 없다며 불가피하게 타사 제품을 쓰고 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기업 오너가 자사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은, 독자들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한국타이어 회장도 한국타이어 안 쓴다", "차가 롤스로이스인데 한국타이어를 끼워 넣겠냐", "회장이 경쟁사 제품을 버젓이 쓰네. 주주들이 가슴을 치겠다. 양심상 자사 타이어가 들어가는 외제차 정돈 타야지", "맞는 제품이 없고 제조 공정을 바꿔서 특수 제작하는 것도 손해"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일부 독자들은 고스트에 맞는 타이어가 한국타이어에서 제작하고 있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고 비슷한 제보도 들어왔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이미 확인했지만 제보와 의문이 제기돼 <팩트체크>로 풀어보겠습니다.

일부 독자들이 롤스로이스 고스트 타이어 규격인 '255-50-19' 규격의 제품이 한국타이어에서도 판매되고 있다며 한국타이어가 거짓 해명을 했다고 제보했다.
일부 독자들이 롤스로이스 고스트 타이어 규격인 '255-50-19' 규격의 제품이 한국타이어에서도 판매되고 있다며 한국타이어가 거짓 해명을 했다고 제보했다.

√FACT 체크 1= 조양래 회장의 '애마' 고스트에 맞는 한국타이어 제품이 있다?

취재 당시 조양래 회장의 고스트 타이어 규격은 '255-50-19'였습니다. 롤스로이스 한국 공식 딜러사인 롤스로이스 모터카 서울에 문의한 결과, 고스트의 타이어 규격은 255-50-19로 출시 초기부터 지금까지 동일한 사이즈를 유지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255'는 타이어의 단면 폭(mm)을 의미하며, '50'은 타이어 단면 폭 대비 단면 높이 비율인 편평비(%), '19'는 타이어 휠의 지름을 뜻합니다. 승용차 타이어의 편평비 뒤에는 'R'이라고 쓰여있는데 타이어 내부 구조의 형태를 나타내는 레이디얼(Radial) 구조를 말합니다. 레이디얼은 튜브가 없는 타이어로 승용차는 모두 레이디얼 구조입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도 해당 규격의 승용차 타이어가 없다고 밝혔고, 현재 한국타이어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는 승용차 타이어 총 14개 제품 중 255-50-19 사이즈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한국타이어를 비롯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에서도 해당 사이즈의 승용차용 타이어는 제작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다만 한국타이어에서는 SUV용 타이어인 '벤투스 S1 에보2 SUV', '윈터 아이셉트 에보2 SUV', '다이나프로 HP2' 등 3개 모델에서 255-50-19 사이즈 제품이 제작·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일부 독자들이 한국타이어의 SUV용 타이어를 보고 제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취재 결과 고스트에 맞는 '255-50-19' 사이즈의 승용차 타이어는 한국타이어뿐만 아니라 국내 타이어 업체에서 만들고 있지 않습니다.

한국타이어 홈페이지에서 '255-50-19' 규격 타이어를 검색해본 결과, 3개 제품이 검색됐다. 검색된 제품은 모두 SUV용 타이어다.  /한국타이어 홈페이지
한국타이어 홈페이지에서 '255-50-19' 규격 타이어를 검색해본 결과, 3개 제품이 검색됐다. 검색된 제품은 모두 SUV용 타이어다. /한국타이어 홈페이지

√FACT 체크 2= SUV용 타이어를 롤스로이스 고스트에 장착해도 되나요?

국내 타이어 업체 3사는 승용차 타이어와 SUV 타이어, 버스·트럭 타이어를 명백하게 구분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승용차, SUV, 트럭 등 차량마다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타이어도 다르게 설계합니다. 승차감에 초점을 맞춘 승용차 타이어는 홈이 촘촘하지만, 오프로드를 견딜 수 있게 만든 SUV 타이어는 트레드 블록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사이즈가 같더라도 승용차에 SUV 타이어를 끼우면 제 성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국내 타이어 업체 3사는 SUV용 타이어를 승용차에 장착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런데 타이어 전문 업체에서 종사하는 관계자들은 SUV 타이어를 승용차에 장착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한 타이어 업체 관계자는 사이즈가 같고 하중지수와 속도지수가 맞으면 SUV용 타이어를 승용차에 끼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연비나 소음, 승차감 등이 나빠질 수 있다는 겁니다. SUV는 승용차보다 무겁기 때문에 타이어 중량도 높다고 합니다. 원래 신던 신발보다 무거운 신발을 신는 것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고스트에 맞는 한국타이어 SUV 타이어는 있습니다만, 제 성능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스트와 같이 승차감을 중요시하는 초호화 차량에 SUV 타이어를 끼울 수 있을까요. 결정은 고스트 오너의 몫으로 남겨두겠습니다.

사진은 한국타이어의 승용차용 타이어 '벤투스 S1 노블2 플러스'(왼쪽)와 SUV용 타이어 '다이나프로 AT-m'. 승용차용 타이어는 트레드 블록이 촘촘한 반면, SUV용은 크고 깊다.  /한국타이어 홈페이지
사진은 한국타이어의 승용차용 타이어 '벤투스 S1 노블2 플러스'(왼쪽)와 SUV용 타이어 '다이나프로 AT-m'. 승용차용 타이어는 트레드 블록이 촘촘한 반면, SUV용은 크고 깊다. /한국타이어 홈페이지

√FACT 체크 3= 승용차용 타이어와 SUV용 타이어는 어떻게 다른가요?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차량마다 성격이 달라서 타이어도 서로 다릅니다. 승용차용 타이어는 승차감을 강조한 제품이 많고 최근에는 스포츠 성능을 내세운 스포츠 타이어도 제품 목록에 들어가 있습니다. 또 친환경차가 늘면서 친환경차용 제품도 추가됐습니다. 친환경 승용차 타이어는 구름저항을 줄이고 내구성을 개선해 효율을 높인 제품입니다.

SUV 타이어는 초창기 험로주행을 목적으로 개발됐습니다. 이런 타이어는 거친 길에서 안정감을 주도록 트레드 블록이 크고 깊어 일반 도로에서는 승차감이 좋지 않고 소음이 심합니다.

요즘은 도로 여건이 좋아지고 도심주행이 대부분인 경우가 많아졌죠. 오프로드를 다니더라도 단순히 비포장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세단용 타이어를 개량해 SUV용으로 만들어 내놓는 등 다목적용 타이어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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