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부회장님, 아이오닉을 메인 스테이지로 불러주시겠습니까." - (황승호 부사장)
"블루링크, 아이오닉을 준비해줄래" - (양웅철 부회장)
"아이오닉을 스테이지 뒤로 보내줘" - (황승호 부사장)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의 연구개발, 마케팅, 영업을 주관하는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과 황승호 현대차 차량지능화사업부장(부사장),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이 30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7 서울모터쇼' 미디어데이에서 상용화를 앞둔 커넥티드카 기술을 직접 시연하는 등 홍보맨을 자처했다.
부산모터쇼와 함께 국내 최대 자동차 축제로 꼽히는 서울모터쇼 개막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이날 프레스데이에서는 국내 완성차 업체는 물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재규어랜드로버, 렉서스, 인피니티 등 다수 글로벌 브랜드가 신차와 신기술 홍보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월드 프리미어, 아시아 프리미어, 코리아 프리미어를 예고한 업체들에 대한 미디어의 관심은 행사 시작 전부터 뜨거웠다. 국내 업체에서는 자사 최초 프리미엄 스포츠세단 '스팅어'의 베일을 벗기는 기아자동차와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4 렉스턴'을 최초 공개하는 쌍용자동차에 이목이 쏠렸지만, 이렇다 할 신차 없이 행사에 참여한 현대차에 대한 기대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러나 '별볼일 없을 것'이라는 일각의 조심스러운 관측은 실제 행사 막이 오르자 기우에 그쳤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양웅철 부회장은 "자동차와 정보·통신 기술 간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현대차는 커넥티드카 기술을 선도해 초연결 지능형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고 변화하는 세상의 중심에 설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이후 "지금부터 현대차의 커넥티드카 기술 현황을 직접 시연을 통해 보여주겠다"는 짧은 설명과 함께 무대 중앙에 설치된 무선기기 인공지능(AI) 스피커에 대고 "블루링크, 지금 여기가 어디지?"라는 질문을 던졌다.
상용화를 목전에 둔 자사의 커넥티드카 기술을 직접 시연한 것이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회사 부회장의 '깜짝 시연'의 파트너를 맡은 주인공이 현대차의 커넥티드카 개발을 주관하는 황승호 부사장이라는 데 있다.
이들은 음성인식 기기에 직접 말을 걸어 자율주행차량의 위치를 확인하고, 차량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홈투카(Home to Car)' 연동 기술은 물론 자동차 안에서 디스플레이 및 음성 제어를 통해 부스 한쪽에 별도로 꾸며진 스마트하우스에 있는 조명을 컨트롤 하는 '카투홈(Car to Home)' 기술 등 각종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선행기술을 직접 시연했다.
대형 스크린을 매개로 무대 뒤편에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탄 황 부사장과 무대 중앙에서 자율주행차에게 명령을 내리는 양 부회장의 콜라보레이션은 그간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가 모터쇼 현장에서 보여준 그것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두 사람의 협업이 끝나자 마이크를 넘겨받은 이광국 부사장은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특장점을 소개하며 현대차가 추구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비롯한 친환경 제품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으로 자사 부스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차 수뇌부가 전례 없이 직접 신기술 시연에 나서며 브랜드 홍보에 열을 올린 것은 최근 그룹 컨트롤타워가 보여준 커넥티드카 개발에 대한 의지와 무관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커넥티드카 개발은 친환경차와 더불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7'에서 친환경차와 더불어 미래의 초연결 사회에서 허브 역할을 하게 될 커넥티드카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솔루션 기업인 시스코의 척 로빈스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커넥티드 카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업 협의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이날 오후 베트남 출장길에서 돌아온 직후 킨텍스로 발걸음을 옮겨 현대차 부스는 물론 네이버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를 살피는 등 신기술 개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현대차는 단순한 '신차 공개'가 아닌 미래 핵심 성장동력이 될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 현황을 대중에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라며 "양웅철 부회장을 비롯한 회사 핵심 인사들 역시 현대차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신기술 개발에 대한 중요성을 누구보다 공감하고 있고, 이번 모터쇼에서 보여준 새로운 포맷 역시 커넥티드카 개발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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