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권오철 기자]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됐다는 의혹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내일(9일) 열리는 포스코 정기 이사회에서 권오준 회장이 모든 의혹에도 불구하고 연임 의사를 밝힐지 관심이 모아진다.
7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권오준 씨가 포스코 회장 자격으로서 요건을 갖췄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조 전 수석은 "자격이 충분하지 않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권오준 회장 인선과 관련해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김 전 실장 역시 이날 권오준 회장 인선 개입 의혹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박범계 의원, '박근혜·최순실·차은택·김기춘·권오준' 라인 의혹 제기
박 의원은 지난 5일 국정조사 대통령비서실 등 기관보고에서 권오준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씨, 차은택 씨 등과 연루된 정황을 지적했다. 이른바 '포레카 지분강탈' 사건이다.
박 의원은 "최순실과 차은택의 공소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차은택을 위해 2015년 2월 포레카 지분 인수를 협조해달라고 안종범 수석에게 지시했다"면서 "안 수석은 즉시 권오준 포스코 회장에게 전해 포레카 인수협조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권오준 회장은 이 같은 혐의로 지난달 11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달 열린 이사회 직후 이사들에게 해당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박 의원은 "2016년 2월 (박 대통령은)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독대하고 더블루K와 차은택을 위해서 포스코 배드민턴팀 창단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을 세우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검찰조사를 받았다"면서 권오준 회장의 인선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 2014년 3월 포스코 수장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자격론을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 포스코 회장의 자격은 포항제철소 등의 현장 경험이 있는 등기이사여야 한다는 것이 포스코 내부의 기본적 인식이었다. 하지만 포항산업과학기술연구원(RIST) 원장 출신인 권오준 회장은 이러한 자격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문제를 일으켰던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도 그러한 경력이 있다"면서 "그런데 상무급에 불과한 권오준 회장이 일약 회장이 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비선실세가 관여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감도 안 되고 자격도 안 되는 권오준을 세운 외부 대선비선 실세는 누구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이러한 의문에 대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최순실이라는 제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기춘은 조원동에게 권오준이 (포스코 회장을 하면) 어떻겠는가라고 물어 봤다"면서 "조원동은 '알아보니 회장감이 아닙니다'라고 대답하자 김기춘은 지시하는 대로 따르라고 윽박질렀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최명주 포스코기술투자 사장과 포스코 내 CEO 승계프로그램 담당이었던 김응규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에게도 "권오준 회장을 세워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권오준 회장, 9일 이사회서 연임 의지 드러내나?
이 같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권오준 회장이 오는 9일 열리는 포스코 정기 이사회에서 연임 의지를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권오준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14일자로 3년의 임기가 만료된다.
연임을 위해서는 최소 3개월 전(12월 17일)에 이사회에 뜻을 알려야 한다. 17일 전에 다음 이사회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을 감안하면 이번 이사회가 권오준 회장이 연임 의사를 드러낼 마지막 기회다.
만약 권오준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 CEO 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되고 단일 후보 자격심사가 진행된다. 후보추천위원회는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 신재철 전 LG CNS 대표이사 사장,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대학교 총장, 선우영 법무법인 세아 대표변호사,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등 6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하지만 권오준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게 되면 사내이사 1인,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된 승계 카운슬(협의회)이 열리고 새로운 후보를 발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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