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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전통시장에 ‘노브랜드(No Brand)’ 더했다”…당진 이마트 ‘상생 스토어’

  • 경제 | 2016-08-31 14:20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가 31일 충청남도 당진시 당진 전통시장 내 위치한 당진어시장 2층에서 상생스토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가 31일 충청남도 당진시 당진 전통시장 내 위치한 당진어시장 2층에서 상생스토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더팩트│당진=황원영 기자] “생선 싸게 드립니다.” 바다내음이 물씬 풍기는 충청남도 당진 수산물 시장, 1층을 지나자 갑자기 대형마트에서나 볼 법한 에스컬레이터가 보인다. 어시장을 뒤로하고 올라온 2층에는 대형 스크린 광고와 노란 브랜드 마크 등 이질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이제는 이마트만의 브랜드가 된 ‘노 브랜드(No Brand) 스토어’다.

이마트가 전통시장과 손잡았다. 이마트는 31일 당진 전통시장 안에 위치한 당진어시장 2층에 상생 스토어를 오픈했다. 전통시장 안에, 그것도 같은 건물에 전통시장과 대형 유통업체가 함께 들어서는 것은 2010년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된 후 처음이다.

이날 찾은 당진 상생 스토어는 1층(1650㎡ 규모) 어시장, 2층(990㎡ 규모) 노브랜드 전문점이 각각 들어선 형태로 이뤄져 있었다. 시끌벅적한 전통시장을 기대했지만 500평 남짓한 1층에서 눈에 띄는 손님이라곤 다섯 손가락 안으로 꼽을 정도였다.

당진 어시장은 지난 해 6월 현대화 작업을 통해 새 건물에 입주했다. 하지만, 2층 운영 주체를 찾지 못해 반쪽 영업을 하며 침체됐다. 하루 평균 어시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점포 당 10명~15명에 불과할 정도였다. 전통시장 상인회가 답을 찾던 중 서울 중곡제일시장과 이마트 에브리데이와의 상생 사례를 접하고 지난 해 8월 이마트에 입점 가능 여부를 타진했다. 이로부터 1년 후 상생 스토어가 들어서게 됐다.

이마트는 전통시장 중복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노브랜드 가공식품과 생활용품만 판매한다. 또한 장난감 도서관(아래) 등 시장 편의성 향상도 지원한다. /당진=황원영 기자
이마트는 전통시장 중복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노브랜드 가공식품과 생활용품만 판매한다. 또한 장난감 도서관(아래) 등 시장 편의성 향상도 지원한다. /당진=황원영 기자

김기선 당진시 지역경제과 과장은 “그간 어시장 활성화가 안 돼 어려움을 겪어 왔지만 신세계(이마트)와 손잡음으로써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이마트 역시 당진시에 신규 점포를 낼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이마트는 전통시장과 함께 전단과 외부 광고, 어시장과 노브랜드 전문점 중복 이용 고객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집객은 물론 어시장과 서로 연계 구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방문한 노브랜드 스토어에는 410㎡ 규모의 노브랜드 전문점뿐 아니라, 노브랜드 카페, 어린이들을 위한 장난감도서관, 푸트코트 등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었다. 푸트코트의 경우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노브랜드 스토어 안에는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약 950여종의 상품이 마련돼 있었다. 이 중 600여종의 상품이 생활용품이다. 특이하게도 기존 마트와 달리 축산, 수산, 과일, 채소 등의 신선식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이마트는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당진 특산물인 김류를 포함해 신선식품은 빼고 상품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향후에도 신선식품과 어시장 품목 취급을 제외한 제품만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당진 상생 스토어는 1층(1650㎡ 규모) 어시장, 2층(990㎡ 규모) 노브랜드 전문점이 각각 들어선 형태로 이뤄져 있다. /이마트 제공
당진 상생 스토어는 1층(1650㎡ 규모) 어시장, 2층(990㎡ 규모) 노브랜드 전문점이 각각 들어선 형태로 이뤄져 있다. /이마트 제공

1층 어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박모 씨는 “처음에는 대형 마트가 들어온다고 해서 반대했지만, 생활용품을 위주로 판매하는 데다 이마트가 시장 상인을 위한 시설도 마련해준다고 해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장난감도서관을 방문한 소비자 김모 씨 역시 “주변에 이러한 어린이 시설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았는데 너무 좋다. 아이들을 맡기고 쇼핑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노브랜드 제품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게 된 것도 처음이다”고 말했다.

당진시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당진시청은 현재 150대 규모의 당진전통시장 주차 시설을 증축하는 한편 전통 시장 주변 도로 포장과 비가림 시설, 간판 정비 등 시장 현대화 사업을 지원한다.

이마트는 이번 당진 상생스토어가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형태의 상생모델을 창조하는 첫 발걸음인 만큼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날 오픈식에 참석한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는 “당진 상생스토어는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협력을 통한 실질적 공존을 보여주는 첫 걸음”이라며 “노브랜드는 비식품 중심으로 상품이 많이 개발돼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상생 모델이 가능하다. 향후에도 이러한 요청이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진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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