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조선·해운 업계의 구조조정이 한창인 가운데 기업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이 엇갈린 행보를 걷고 있다.
22일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에 최대 3000억원 규모의 단기 자금(브릿지론)을 지원할지는 확정된 바 없다"면서도 "대우조선해양이 다음 달 30일까지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 2척을 인도하기로 협의됐다고 밝힌 만큼 지원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7일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 2척을 다음 달 30일까지 인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드릴십 2척을 모두 1조3000억 원에 계약했고, 인도시점에서 1조 원 가량을 받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지난 6월 말과 7월 말 인도될 예정이었던 드릴십 1·2호기가 소난골의 자금조달 문제로 인도가 지연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은 자금난에 시달렸다. 여기에 다음 달 9일 만기가 도래하는 400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를 막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놓일 위기에 처하는 만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단기 자금 투입 가능성은 높다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반면 다음 달 4일 조건부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이 만료되는 한진그룹은 법정관리 위기설에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마감 시한을 2주여 앞둔 22일 오전까지 한국산업은행 등 주채권단이 요구한 추가 자구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한진해운으로부터 자구안을 제출받지 못했으며 제출 시점도 통보받지 못했다"며 "물리적 일정상 오늘(22일)까지 자구안이 제출돼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등 주채권단은 한진해운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 출연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7000억 원 이상의 자구안을 제출하길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현대상선과 형평성을 고려해 추가적인 지원은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이 이미 2014년부터 1조 원 이상을 한진해운에 쏟아 부은 상황에서 출자전환을 통해 마련되는 4000억 원 이외의 금액은 지원하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채권단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경영에 필요한 자금은 내년 말까지 모두 1조~1조2000억 원이다. 채권단은 이 중 한진해운이 선박금융 및 용선료 재조정 협상에 성공하면 3000억 원 가량의 부족 자금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근거로 채권단은 한진그룹이 7000~90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한진그룹은 '한진해운 리스크'가 전 계열사로 번지는 것을 염려하며 4000억 원 이외 추가적인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한진이 한진해운의 아시아 8개 항로에 대한 영업권 및 베트남 탘깡까이메터미널 지분 등을 사들이며 약 850억 원을 지원한 것과 미국 롱비치터미널 인수 검토 등이 한진그룹의 한진해운 유동성 지원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한진그룹이 법정관리에 앞서 한진해운의 '알짜' 자산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도 우세하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에 대한 시장과 업계의 우려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만기일인 다음 달 4일까지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용선료 인하 협상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 등을 이행해야 한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채무 압박에 법정관리 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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