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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직격] '갑질 파문' 현대가 3세 정일선, 진정성 사과? "다음에..."

  • 경제 | 2016-04-15 11:33
수행기사 폭언·폭행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정일선 현대 비앤지스틸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대치동=장병문 기자
수행기사 폭언·폭행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정일선 현대 비앤지스틸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대치동=장병문 기자

[더팩트ㅣ대치동=장병문·서민지Ⅱ 기자] "다음에 말씀드리겠다."

현대가 3세 정일선(46) 현대 비앤지스틸 사장이 15일 오전 8시 30분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현대비앤지스틸 서울 본사에 출근하면서 <더팩트> 취재진의 수행기사 폭언·폭행에 대한 진정성 없는 사과문 질문에 대해 말을 아꼈다.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출근한 정일선 사장은 최근 홈페이지에 게재한 수행기사 폭언·폭행 사과문이 진정성이 없다고 취재진이 질문하자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한 뒤 입을 꾹 닫았다.

'재벌 갑질'로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정일선 사장은 수행기사에게 A4 100장이 넘는 매뉴얼을 숙지시키는가 하면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폭언과 욕설, 폭행 등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난 뒤 회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더팩트> 취재진은 이에 대한 정 사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직격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자세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정일선 사장은 또 이날 오후 열리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장녀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아들 선동욱 씨의 결혼식 참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질문을 했지만 정일선 사장은 손사래를 치며 급히 자리를 떠났다.

이날 현대 비앤지스틸의 한 관계자는 정일선 사장의 조카 동욱 씨의 결혼식 참석 여부에 대해 "개인적인 일정이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일선 사장은 수행기사 폭언·폭행 사과문이 진정성이 없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일선 사장은 수행기사 폭언·폭행 사과문이 진정성이 없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며 입을 닫았다.

정일선 사장은 지난 8일 수행기사에 대한 폭언·폭행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도 여느 때와 같이 회사 업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오전에 회사에 출근하고 간간이 외부 스케줄을 소화하는 모습도 취재진에게 포착됐다. 문제는 홈페이지 사과 이후에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일선 사장은 수행기사에 대한 '갑질'이 세상에 알려진 직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는 제목의 사과문에서 "젊은 혈기에 자제력이 부족하고 미숙했다"며 "성숙하지 못한 행동을 뼛속 깊이 후회하고 반성한다면서 사죄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겨우 여섯 줄짜리 '팝업 사과문'에 대해 여론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론이 들끓은 후에야 뒤늦게 피해자를 찾아 사과한 점 등으로 볼 때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정일선 사장의 갑질 논란의 피해는 회사로 번지고 있다. 현대가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다시금 고개를 내밀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비앤지스틸의 지난 2014년 기타특수관계자 매출은 2336억8228만 원으로 같은 해 전체 매출 7116억4712만 원의 32%가량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내부 거래 비중도 4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 2011년 26.4%였던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내부거래 비중이 3년 만에 급증한 것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상당 부분을 소화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현대비앤지스틸은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현대그린파워, 현대머티리얼 등을 기타특수관계자로 두고 있다.

앞서 정일선 사장은 2014년 현대머티리얼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부거래 비중에 대한 규제 기준을 좁히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인한 수익 창출이 어려워지자 물러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jangbm@tf.co.kr,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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