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앤스타

[TF현장] '술 마신'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 '갑질', 경비원 폭행 진실

  • 경제 | 2016-04-04 17:01

정우현 MPK그룹(미스터피자) 회장이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에 있는 계열사 'SICTAC'(식탁) 매장 내에서 60대 경비원 A 씨를 폭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신촌=변동진 기자
정우현 MPK그룹(미스터피자) 회장이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에 있는 계열사 'SICTAC'(식탁) 매장 내에서 60대 경비원 A 씨를 폭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신촌=변동진 기자

폭행 피해자, 평소 '선비'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성품

[더팩트 | 신촌=변동진 기자] “경비원 A 씨가 사과를 했지만, 다짜고짜 폭언과 함께 얼굴의 왼쪽을 주먹으로 두 대 가격했다고 합니다. 그는 동료들 사이에 ‘선비’라고 불릴 정도로 성품이 뛰어난 분이에요. 안타깝습니다.”

정우현(68) MPK그룹(미스터피자) 회장이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에 있는 계열사 ‘SICTAC’(식탁) 매장 내에서 60대 경비원 A 씨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 경비원 A 씨와 함께 근무하는 B 씨와 C 씨는 이같이 증언했다.

4일 <더팩트> 취재진은 이날 새벽부터 보도된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SICTAC’(식탁) 매장을 찾았다. 이 음식점은 이탈리아 퓨전 레스토랑으로 지난달 오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화여자대학교 후문과 신촌 세브란스병원 사이에 위치해 있다.

최근 영화와 드라마, 언론 보도로 ‘재벌 갑질’이 사회적 문제로 등장한 탓인지 건물 주변은 이미 취재 열기로 가득했다.

경비원 A 씨는 건물 옆 지하주차장 입구에 마련된 경비실에 근무를 하던 중 SICTAC 직원 2명의 부름에 매장으로 갔다가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비원 A 씨는 건물 옆 지하주차장 입구에 마련된 경비실에 근무를 하던 중 SICTAC 직원 2명의 부름에 매장으로 갔다가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경비원 A 씨의 동료 B 씨는 정 회장의 폭행 여부에 대해 “지난 2일 오후 10시 30분께 정우현 회장 지시를 받은 ‘SICTAC’ 직원 두 분이 와서 A 씨를 데리고 갔다”며 “그는 정우현 회장에게 ‘(건물 출입문을 닫아)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왜 문을 닫아 이 XX야’라며 폭언과 함께 얼굴을 두 대 맞았다고 주장했다. 폭행을 당한 후 다시 경비실에 도착한 그의 왼쪽 얼굴과 목 사이는 부어 있었다. 누가 봐도 폭행의 흔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건물은 수차례 도둑이 들어 오후 10시~10시 30분 사이 건물 출입문을 닫는다”며 “다만, 매장 마무리를 하는 직원들을 위해 후문은 개방한다. 폭행이 발생한 그날도 후문은 열려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A 씨는 평소처럼 오후 10시 15분께 정문 출입문을 닫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정우현 회장은 직원들과 매장에서 술을 마셨고, 밖에서는 보이지 않았다고 하더라”며 “그래도 후문으로 나가면 그만인 것을 왜 매장 안까지 A 씨를 불러 폭행을 했는지 의문이다. 술 때문이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실제 폭행이 벌어진 해당 건물 2층에 있는 다른 식당 두 곳을 찾아 취재한 결과, 평소에도 오후 10시면 건물 출입문을 닫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비원들은 건물 옆 지하주차장 입구에 마련된 경비실에서 근무한다.

피해자 A 씨는 4일 오전 목에 깁스를 한 채 정상적으로 출근했다. 하지만 그를 만날 수는 없었다. 이번 사건 관할 경찰서(서울 서대문경찰서)에 진단서를 제출하기 위해 서울 성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성화의료재단 대한병원’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정우현 회장은 매장 입구로 들어가는 건물 출입문을 닫았다는 이유로 경비원 A 씨를 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정우현 회장은 매장 입구로 들어가는 건물 출입문을 닫았다는 이유로 경비원 A 씨를 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동료 “A 씨, 선비같은 사람. 합의 안할 듯”

또 다른 동료 C 씨는 “갑작스런 폭행에 매우 당황했을 것이다”며 “회사가 매각되면서 직장을 잃어 이곳으로 왔다고 했다. 5달 정도 근무했고 선비와 같은 성품을 지닌 사람이다”면서 “그래도 (정우현 회장 측과) 합의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C 씨는 “폭행 당한 후 A 씨는 경비실로 와 경찰을 불렀다. 그런데 경찰이 도착하는 사이 정우현 회장은 이미 자리를 떠난 상태였다”며 “이 부분이 괘씸해서라도 합의는 안 해줄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폭행을 한 것은 확실한 것 같다”며 “오전에 방문한 경찰이 폭행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사진으로 보여줬다. 우리가 (MPK그룹) 직속 직원도 아니고 건물주인 이화여대재단이 사설업체와 계약해 여기서 근무하는 것이다. 회장이라고 꼭 정문으로 나가야 하냐. 뒷문으로 나갔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해당 건물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소유자는 학교법인 이화학당으로 명기돼 있었다. 즉, MPK그룹은 이 건물에 세를 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비원을 호출한 것이다. 이는 정우현 회장이 사회적 지위를 망각하고 일으킨 이른바 ‘갑질’이라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오후 10시 이후 건물 출입구의 문을 닫을 경우 SICTAC 직원을 비롯한 건물 내 다른 관계자들은 후문(사진)을 통해 나간다.
오후 10시 이후 건물 출입구의 문을 닫을 경우 SICTAC 직원을 비롯한 건물 내 다른 관계자들은 후문(사진)을 통해 나간다.

◆SICTAC 직원 무대응 일관, MPK그룹 "폭행 사실 인정"

이날 오후 2시께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SICTAC 파트타임(아르바이트) 근무 여성 3명이 인근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있었다. 이에 취재진은 그들에게 다가가 폭행 상황 목격 여부, 매장 분기위기 등에 대해 질문했다.

그러나 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단지 “우리는 평일 아르바이트라 현장에 없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만 서너 차례 반복했다.

MPK그룹 관계자는 4일 <더팩트>에 “사건의 발단은 정우현 회장이 지인들과 매장에서 술을 마신 후 오후 10시 조금 넘어서 귀가하려고 했는데 문이 닫혔다. 영업을 하고 있었고 불도 정상적으로 켜져 있는 상황에서 매장 측에 어떠한 말도 없이 출입문을 닫은 것이다”며 “정우현 회장이 나가려고 경비원을 불렀지만 15분을 넘게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보도에는 폭행을 하지 않았다고 회사가 발표한 것처럼 나왔는데 폭행 사실은 인정한다. 때문에 정우현 회장이 직접 사과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며 “폭행 당시 매장 내 직원들도 정우현 회장을 말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 A 씨는 “술을 많이 먹었으니 그 짓거리를 하지. 왜 사람을 때리겠냐”며 “본인이 술 먹고 있는데 문 잠갔다고 때린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서대문경찰서는 CCTV에 A 씨를 폭행한 정황을 확보, 정우현 회장에게 오는 7일까지 출석요구를 통보했다.

bdj@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