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한-일 사이버 전쟁 없을 듯…방통위, 역사 왜곡·비하 집중 단속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3.1절(삼일절), 온라인 세상은 멍든다. 유관순 열사 등 독립운동가를 '테러리스트'로 단정 짓는 폄하성 게시물이 떠다닌다. 한국과 일본 누리꾼 간의 사이버 공격이 일어나기도 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채널이 온통 태극기 물결로 채워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눈살 찌푸려지는 사뭇 다른 풍경이 연출된다.
◆ 한-일 누리꾼 간 삼일절 사이버 전쟁
삼일절은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한국의 독립 의사를 세계만방에 알린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특히 광복절과 함께 우리나라에 대한 강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일본에 대한 적개심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날이기도 하다.
지난 2001년 3월 한국 누리꾼의 공격으로 일본 자민당의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역사교과서를 왜곡하는 일본에 대한 항의성 공격이었다. 이후 삼일절과 광복절에는 '독도' 문제를 둘러싼 한일 누리꾼 간 사이버 전쟁이 연례행사처럼 일어났다.
특히 2010년 러시아에서 피살된 한국 유학생과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비하하는 악성 댓글이 일본 '2ch'를 통해 올라오면서 반일감정이 최고조에 달했다. '2ch'는 평소 한국을 비하하는 글이 자주 올라오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 사이트다. 당시 한국 누리꾼들은 '2ch' 사이트에 F5리로드키를 활용한 디도스 공격을 했다.
애국심을 바탕으로 한다지만, 도를 넘으면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았다. 지금은 사이버 공격을 주도했던 온라인 카페가 문을 닫고, 관련 이슈는 몇몇 국내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다뤄지고 있다.
최근 몇 년은 한일 누리꾼들의 사이버 전쟁이 잠잠해진 모양새다. 반일감정은 관련 이슈를 타고 증폭되는 만큼 이번 삼일절도 별다른 마찰 없이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지난달 29일 오후 5시) 디씨인사이드, 일간베스트, 오늘의 유머 등에서는 3삼일절에 관련된 게시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KISA 관계자는 "일본이 주장하는 '다케시마의 날'과 삼일절, 광복절에는 특별히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별다른 움직임은 없지만,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일본 사이트와 독도, 근로정신대 관련 웹사이트는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 삼일절 역사 왜곡·비하 정보 '눈살'
삼일절 온라인 내에서는 굳이 단체행동을 통한 사이버 공격이 아니더라도 한일 누리꾼들의 대결장이 펼쳐진다. 지난해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써니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글을 올리자 일본 누리꾼이 "두 번 다시 일본에 오지 말라"고 비난하는 일이 있었다. 이에 한국 누리꾼들은 '일본 누리꾼의 반응이 지나치다'는 의견과 함께 써니를 옹호하는 댓글을 쏟아냈다.
반대로 친일 성향을 드러내는 게시물이 유독 많이 올라오기도 한다. 문제는 게시물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욕설이나 성적인 농담 등을 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점이다. 일부는 유관순 열사 등 독립운동가에 대해 원색적 조롱과 무차별적 비난을 일삼는다. 이같은 역사 왜곡·비하 정보가 아무렇지 않게 노출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삼일절을 맞아 사실을 왜곡하는 정보, 관련 당사자들을 폄하·조롱하거나 편견을 조장하는 내용의 정보에 대해 중점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특히 3.1운동을 '폭동'으로, 독립운동가를 '테러리스트'로 폄하하거나, 독립운동의 실체를 부정하는 등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정보가 모니터링 주대상이다.
방통위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의견은 표현의 자유 내지 학문의 자유 영역으로써 폭넓게 보장되지만, 도를 지나쳐 타당한 근거 없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정보들은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로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인터넷 이용자나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게시판 운영자 등이 이를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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