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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체크] 미국 파워볼, 외국인이 구매해도 당첨금 받을 수 있나?

  • 경제 | 2016-01-16 06:05
미국 파워볼 당첨금이 1조9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외국인 역시 당첨금을 수령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 유튜브 캡처
미국 파워볼 당첨금이 1조9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외국인 역시 당첨금을 수령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 유튜브 캡처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최근 전세계 복권 역사상 최대 당첨금인 1조9000억원을 기록한 미국 파워볼 관련 기사를 검색하던 50대 김모 씨는 혼란스러웠다. 짬짬이 복권 구매 대행 사이트를 통해 지난 1년6개월 간 파워볼을 구매해왔던 김 씨는 외국인은 당첨금을 수령할 수 없다는 일부 보도에 왠지 모를 배신감마저 들었다. 동시에 '정말 받을 수 없는걸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더팩트>는 '팩트(FACT·사실)' 확인에 나섰다.

√ FACT체크1. 파워볼 외국인 구매 및 당첨금 수령 불가?

파워볼 등 미국 복권 구매 대행업체는 외국인의 파워볼 구매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 독자제공
파워볼 등 미국 복권 구매 대행업체는 외국인의 파워볼 구매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 독자제공

먼저 복권 구매 대행업체에 문의했다. 구매 대행업체는 한마디로 외국인은 파워볼 당첨금을 수령할 수 없다는 이야기는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업체는 "워싱턴주 복권국 홈페이지를 보면 외국인도 구매를 할 수 있고, 당첨금 수령도 문제가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시행기관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어떤 근거로 한국 언론에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역으로 한국복권을 미국인이 사서 당첨시 당첨금을 받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한국 로또도 미국 로또제도를 들여와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미복권연합회 등을 확인해 본 결과 파워볼 등 미국 복권 구매자는 반드시 미국인일 필요는 없다. 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나 여행객도 살 수 있다. 다만 파워볼에 당첨되면 구입한 주에서 당첨금을 수령해야 한다. 당첨금 지급 기간은 주에 따라 다르며 3개월에서 최장 1년으로 상이하다. 외국인의 경우 미국인(25%)보다 더 높은 30%의 세금을 내야한다.

√ FACT체크2. 파워볼, 미국 떠나면 효력없다?

파워볼 등 미국 복권은 국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어 국외로 반출된 복권은 효력을 잃는다. / 연합뉴스TV 갈무리
파워볼 등 미국 복권은 국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어 국외로 반출된 복권은 효력을 잃는다. / 연합뉴스TV 갈무리

파워볼 열기는 앞서 언급한 김 씨 이외에도 한국에서도 무섭게 몰아닥쳤다. 미국에 거주 중인 한국 교민들에게 한국에 사는 친인척이나 지인들이 '복권을 사달라'고 요청하는 사례가 부지기수였다. 또 미국 복권 구매 대행 업체들도 성황을 누렸다. 이는 미국에서만 복권 판매와 당첨금 수령이 가능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파워볼의 국외 판매가 법으로 금지돼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판매 역시 미국 내에서도 일리노이와 조지아 주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돼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온라인 대행사이트를 통해 구매하는 건 엄연히 불법이다.

아울러 복권을 산 뒤 우편으로 보내서도 안된다. 미국 당국은 복권의 국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결국 당첨됐다면 당첨금 수령 시점까지 미국에 머물거나 복권을 미국 내 안전한 곳에 보관한 뒤 찾아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파워볼은 만 18세 이상이 구매할 수 있으며 당첨금이 599달러를 넘을 경우 신분 확인 절차 후 수령할 수 있다.

√ FACT체크3. 파워볼, 최대수혜자는 미국 정부?

역대 최고 당첨금을 자랑한 파워볼 행운의 번호가 지난 13일 공개됐다. / 전미복권연합회
역대 최고 당첨금을 자랑한 파워볼 행운의 번호가 지난 13일 공개됐다. / 전미복권연합회

파워볼은 미국 44개 주와 워싱턴 DC, 버진아일랜드, 푸에르토리코 등 미국 자치령 2곳을 포함해 모두 47곳에서 판매된다. 파워볼을 팔지 않는 지역은 미국 내 6개 주로 하와이와 미시시피, 네바다와 유타, 앨라배마와 알래스카다.

지난 13일 ABC뉴스와 AP통신 등 외신은 이날 파워볼 추첨 결과 1등 당첨 복권이 캘리포니아와 테네시, 플로리다 등 3개 주에서 팔렸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주 복권 당국은 트위터에 1등 당첨 복권은 치노힐스시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팔렸다고 밝혔다. 치노힐스시는 로스앤젤레스 동부 샌버너디노 카운티에 있는 도시다.

당첨금은 15억8600억 달러(한화 약 1조9200억원·세전)로 1등 당첨자는 당첨금을 29년간 연금으로 나눠 받거나 일시불로 받을 수 있다. 이 중 일시불로 받으면 당첨금은 낮아져 9억3000만 달러(1조1290억원·세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세금 등을 제하고 실제 손에 쥐는 돈은 5억6000만 달러(약 6800억원)이라고 NBC뉴스 등 현지 언론은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은 구입자가 파워볼에 당첨되면, 복권 운영사에 판매·관리비 등의 명목으로 당첨금의 38% 가량을 지급해야 한다.

또 당첨자는 각 주에서 부과하는 세금과 별도로 연방정부에 당첨금의 25% 세금을 공통으로 납부해야한다. 결국 3분의 1가량을 세금으로 내는 셈이다. 이 때문에 파워볼의 최대 수혜자는 미국 정부라는 우스갯소리도 나돌고 있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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