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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신라면블랙'반면교사로 '짜왕' 성공
농심이 프리미엄 라면 짜왕의 선전 속에 4년전 출시된 신라면블랙도 여전히 순항 중이라고 4일 밝혔다. / 농심 제공
농심이 프리미엄 라면 짜왕의 선전 속에 4년전 출시된 신라면블랙도 여전히 순항 중이라고 4일 밝혔다. / 농심 제공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농심의 프리미엄 라면이 내년 이익률 상승을 주도할 것이다."

정우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7일 연일 주식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농심을 이렇게 분석했다. 정 연구원의 분석처럼 농심의 성장은 프리미엄 라면이 이끌고 있다. 중심에 굵은 면 짜장 제품 '짜왕'이 있다.

지난 4월20일 출시된 짜왕은 출시 8개월여 만에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하며 '굵은 면 전성시대'를 열었다. 짜왕은 출시 6개월 간 700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농심은 짜왕이 무난하게 연매출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출시 후 연매출 1000억원을 기록한 브랜드는 너구리(1982), 안성탕면(1983), 짜파게티(1984), 신라면(1986) 단 4개뿐이다.

주가 역시 덩달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짜왕 출시일이던 4월20일 농심의 종가는 24만4500원이었지만 3일 종가 기준 40만4500원으로 약 80% 가까이 급등했다. 여기에 농심은 지난달 '맛짬뽕'을 출시하며 짜왕에 이어 짬뽕에서도 돌풍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짜왕의 성공에 프리미엄 라면을 선언하며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졌던 신라면블랙이 오버랩된다. 신라면블랙은 4년전인 2011년 3월 16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출시됐다. 당시 신라면이 78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신라면블랙은 출시 후 가격저항에 부딪혔다. 출시 5개월 만인 2011년 8월 가격을 1450원으로 내렸지만, 결국 신라면블랙은 생산중단이라는 최악의 수순을 밟았다.

신라면블랙은 가격저항과 함께 과장광고 논란에도 휩싸였다.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을 담았다'는 광고가 문제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농심에 1억5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생산은 중단됐다. 2012년 10월 짜왕과 같은 1500원이라는 가격으로 재출시됐다. 영양에 방점을 찍은 농심의 '우골보양식' 신라면블랙은 실패에 가까운 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4년 뒤 상황은 급변했다. 개당 1500원짜리 짜왕이 불티나게 팔린 것이다. 성공의 핵심은 차별화다. 신라면블랙의 실패를 거울 삼았다.

먼저 제품명부터 바꿨다. 신라면블랙이 '신라면'을 제품명으로 사용하며 '국민 라면' 신라면의 연장선에서 있다는 인식을 준 반면 짜왕은 짜파게티와 같은 맥락이지만 짜왕이라는 제품명으로 다른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전달했다. 이를 통해 가격 저항을 최소화했다. '우골 스프 넣고 신라면보다 두 배 비싼 신라면블랙'이라는 비아냥과 거부감을 샀던 전처를 밟지 않은 셈이다.

또한 짜왕은 신라면블랙의 '영양'이 아닌 '맛'에 집중했다. 짜왕은 굵은 면발과 짜파게티와 차별화를 이룬 새로운 맛의 스프 등으로 다른 맛을 구현했다. 여기에 '1500원이라도 맛있으면 먹지'라는 소비자 심리까지 더해져 짜왕은 성공의 길을 걷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더팩트>에 "신라면블랙 자체가 실패했다고 볼 수 없다. 매년 매출 20억원을 기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면서 "짜왕이 최근 소비자 트렌드를 잘 맞춰 성공했다. 현재까지 700억~8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1000억원 매출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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