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대웅 기자] "빨리 (상황을) 끝내고 싶어서 무릎 꿇고 사과했다고 합니다."
16일 오후 페이스북에 공개된 1분 27초 분량의 짧은 영상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영상이 찍힌 유명 백화점 관계자는 이렇게 말하며 매장 직원이 스스로 무릎을 꿇고 고객에게 사죄한 것이 '갑질'로 비화되는 것을 우려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 영상은 인천시 남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1층에 있는 고가 프리미엄 패션 주얼리 S매장에서 어제(16일) 벌어진 일이다. 영상 속 매장은 여느 백화점 내 매장의 풍경과 사뭇 다르다. 상하의 검정색 유니폼을 입은 직원 두 명이 차가운 바닥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손님으로 보이는 베이지색 코트를 입은 여성의 훈계(?)에 차마 고개도 들지 못하고 있다. 백화점이라는 특성상 고객이 제품이나 A/S 등에 대해 항의하는 일은 심심하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문제는 방법이다. 영상은 SNS를 중심으로 일파만파 퍼졌고, 손님으로 보이는 여성을 성토하는 비난 글이 쇄도했다. 몇 해 전, 전 국민을 분노하게 했던 마트 직원 '무릎 사과' 논란이 오버랩된다. <더팩트> 취재진은 17일 오전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개점 시간에 맞춰 해당 매장을 찾았다.
매장 직원은 취재진에게 "영상과 관련해 개인적인 일이며 더 드릴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상당히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영상 속 '무릎 사과'는 16일 오후 3시쯤 발생한 건으로 무상 A/S를 요구하는 고객과 유상 A/S로 진행해야한다는 매장 매니저간 이견 차이에서 시작됐다"며 "결국 매장 측에서 무상 A/S로 처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특히 '무릎 사과'가 일명 '갑질 논란'으로 비화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흔히 말하는 갑질은 결코 아니다. 영상 속 고객이 제품 A/S관련 불만을 한 시간 넘게 직원들에게 항의한 것"이라며 "매장 매니저가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자의적으로 판단해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고객이 무릎 사과를 요구했던 건 아니며 고객의 폭행이나 폭언, 욕설 등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건은 근처 지구대에 접수됐고, 출동한 경찰이 영상 촬영자에게 삭제를 요청했지만 촬영자가 이를 거부했고 이후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불거진 것으로 안다"며 "영상 공개 후 영상 속 직원이 정신적 피해를 겪고 있고, 영상이 삭제되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사건 후 해당 매니저와 면담을 진행했고, 내용을 파악했다"며 "신세계백화점은 사원의 권익과 사원 보호를 회사차원의 최우선 기준과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무릎 사과' 논란이 '갑의 횡포'로 비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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