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고 기부하고 ‘테일즈런너’의 실험
‘불황 찬바람’이 불고 있는 기부시장에 한 PC온라인게임이 훈풍을 불어넣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인 게임은 올해로 서비스 10년째를 맞은 ‘테일즈런너’다.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는 오는 21일까지 ‘마음씨 고운 김런너’라는 이름으로 이 게임에서 기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서비스 10주년을 맞아 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다문화 가정 어린이를 돕기 위한 취지가 배경이다.
그런데 기부 방식이 재미있다. 이번 캠페인에 동참하고 싶은 이용자들이 게임 도중 얻은 TR(게임재화)을 게임 속 ‘기부자 기념 석상’에 전달하는 식이다. 한 번 기부할 때마다 1000TR이 소모된다. 횟수에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다. 회사측은 기부에 참여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이번 소식을 알리는 이용자들에게 ‘세계왕의 보물 상자’ 등 게임 아이템도 준다.
스마일게이트는 캠페인 기간 중 모은 총액이 1억TR을 넘어설 경우 기부금 1000만 원을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을 위한 공부방 공사, 교육비 지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목표치의 2000%를 달성할 경우 스마일게이트 임직원들이 직접 공부방 공사 등 봉사활동을 펼친다.
그랬더니 캠페인 시작 3시간 만에 목표수치를 넘겼다. 1명의 이용자가 1000TR을 기부했다고 가정하면 약 10만 명의 이용자가 참여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부율은 12일 오전 11시 현재 목표치의 2000%를 초과했다. 이 회사 임직원들이 공부방 공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다.
‘테일즈런너’의 이번 캠페인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게임이 긍정적인 행동변화를 유도한다는 것을 뜻하는 ‘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 Gamification) 가능성을 기부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동안 기부는 마음보다는 머리로 이해돼왔다. 이웃을 돕고 싶어도 몸과 마음이 바쁘고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 선뜻 나서기는 어려웠던 게 사실이었다. 그런데 게임 방식을 이용한 기부문화가 확산되면 즐겁고 유쾌한 기부문화 확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해마다 세밑이 되면 유명 기업인의 기부 내용이 새삼 화제를 모으곤 한다. 이들의 기부활동도 중요하지만 풀뿌리 기부문화가 더 중요하다. 나눔 문화가 들불처럼 확산되면 품격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들불의 불쏘시개가 될 게임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뜨거워진다.
[더팩트 | 최승진 기자 shai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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