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선 앞세워 인터넷 영업…소비자 불만은 뒷전
무선통신 시장 점유율 약 50%를 유지하고 있는 SK텔레콤이 막대한 가입자를 앞세워 ‘결합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결합상품으로 제공하는 인터넷이 품질 저하된 구식 서비스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3사 중 유선 투자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 SK텔레콤, 결합상품 인터넷 서비스 ‘구식 인터넷?’
결합상품이란 이동통신과 집전화, 초고속인터넷, 인터넷(IP)TV, 인터넷전화 등 여러 통신상품을 묶어서 각각의 서비스를 따로 가입할 때보다 싸게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할인율이 높아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다 보니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케이블TV업체 등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사업자들은 기가급 속도를 내세우며 가정 내 통신·방송 서비스의 주축이 되는 인터넷 회선에 대한 품질개선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가정을 비롯해 카페, 학교, 터미널, 공항 등 생활환경 전반에서의 인터넷 접속 환경이 와이파이로 구축되면서 이러한 수요를 잡기 위한 망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결합상품으로 저렴하게 제공하는 유선 인터넷의 품질이 90년대 수준의 저속 인터넷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서비스는 xDSL(초고속통신망), HFC(광동축혼합망)과 광케이블 기반의 FTTH(광가입자망), 근거리통신망(LAN) 등이 주로 활용된다. 초고속통신망은 전화선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전성기를 누렸던 기술 방식이다. 광동축혼합망은 동축 케이블과 광케이블을 혼합해서 사용한다. 최근 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중심으로 기가급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나, 기술발전 트렌드를 감안하면 ‘과거형 서비스’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인터넷 시장에서 가입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부의 ‘유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초고속통신망과 광동축혼합망 가입자가 사업자 중 유일하게 SK텔레콤만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2년 말 대비 지난해 말 해당 서비스 가입자가 오히려 24.4% 증가했다. 특히 초고속통신망이 41.1%나 늘면서 가입자 증가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반면, KT는 28.5% 줄었으며, SK브로드밴드 27.2%, LG유플러스 12.3%, 종합유선방송 2.6% 순으로 각각 감소했다.
통신분야 관계자는 “xDSL 등은 속도나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FTTH나 LAN이 구축돼 있지 않은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인터넷을 이동전화에 덤으로 얹어주는 식으로 계속 판매한다면 초고속 상품 자체의 경쟁력은 현저히 떨어지게 돼 이로 인한 품질 저하 등의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술방식은 서비스 업체가 골라서 제공하는 것이 아니고 이용자의 주거환경이 결정하기 때문에 구식의 인터넷 가입자만 증가시켰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한 “SK텔레콤은 지난 2012년부터 재판매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기 때문에 모든 방식의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주력인 광랜과 FTTH 가입자 증가 폭이 xDSL 가입자수를 압도하고 있다. xDSL 가입자 증가는 노후 주택에서 거주하는 고객이 새롭게 SK서비스를 선택한데 따른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초고속통신망 가입자 현황을 살펴보면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12월 18만3619명에서 올해 1월 18만2883명, 2월 18만1969명, 3월 18만806명 등으로 줄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16만2906명, 올해 1월 16만5519명, 2월 16만7315명, 3월 16만8129명으로 늘었다.

◆ SK텔레콤, 가입자는 증가 최고…투자비는 최저?
한편 업계는 SK텔레콤은 이통 3사 중 가장 높은 가입자 증가 추이를 보이면서도 투자비는 가장 적다며 ‘망 투자’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 3년간 SK텔레콤의 인터넷 재판매 가입자는 매년 24.8% 이상씩 대폭 증가했다. 2012년 말 대비 지난해 말 가입자 증가는 55.4%로 인터넷 사업자 중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반면 타 사업자들은 같은 기간 한 자릿수 증가를 달성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KT의 인터넷 가입자는 1.2% 느는데 그쳤으며, LG유플러스는 9.9%, 종합유선사업자는 6.7% 증가했다. SK브로드밴드는 모회사와 반대로 10.4% 감소했다.
하지만 유선 인터넷 품질개선의 척도가 되는 투자비 분야에서는 ‘거꾸로’ 현상을 보였다. 지난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유선 네트워크 투자비는 6014억 원으로 통신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조2832억 원, 7697억 원을 투자비로 지출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소비자 이목을 끌기 쉬운 이동전화를 앞세워 마구잡이식으로 결합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기보다는 통신 생태계의 보전 및 발전을 위해 유선과 무선에 대한 균형 있는 품질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xDSL 이용자수와 유선 네트워크 투자비간의 상관관계는 없다. 이용자의 주거환경은 통신업체가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통신사가 투자를 통해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더팩트│황원영 기자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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