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법=황진희 기자] 구치소에 수감된 지 2주 만에 서울대병원에 재입원한 이재현(54) CJ그룹 회장이 극도로 쇠약해진 건강 상태를 호소하며 재판부에 석방을 요청했다. 앞서 부인인 김희재 여사로부터 이식받은 신장의 거부반응 초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구치소 수감생활을 견디기 어려운 상황까지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10부(재판장 권기훈) 심리로 이 회장의 항소심 2차 공판이 열렸다. 이 회장은 서울구치소 구급차를 타고 법원에 도착한 후 휠체어를 이용해 재판정으로 이동했다.
푸른색 수의를 입고 마스크를 쓴 이 회장은 1심 재판 때 보다 훨씬 수척해진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 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고개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수시로 눈을 질끈 감은 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거나 물을 마시는 등 힘들어하는 것이 역력해보였다. 이에 변호인 측은 재판에 앞서 이 회장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재판 중 건강에 이상이 생길 경우 휴정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수감된 지 2주 만에 건강이 극도로 나빠질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이날 재판 받는 것도 염려돼 재판연기 신청을 낼까 했지만 힘들게 출석했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피고인 이 회장은 건강이 극도로 쇠약해져 죽음에 대한 공포로 수면제를 먹어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돌아오지 못할 상황을 넘을까 두렵다”면서 “구치소 수감생활을 감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변호인에 따르면 현재 이 회장은 지난해 받은 신장 이식수술의 경과가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유전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CMT)’병 증세가 깊어진 상태다. 이와 함께 신경 근육계 질환으로 손과 발의 근육들이 점점 위축되어 힘이 없어져 결국 정상적인 보행이 힘들어지는 유전질환인 CMT병도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과거 CMT병으로 인해 병역을 면제받은 바 있다.
혈압도 높아져 뇌졸중 우려도 높은 상태다. 또 다른 변호인은 “21일에는 혈압이 168까지 올라가는 등 위험한 상황을 넘겼다”면서 "젊었을 때 뇌경색도 앓았던 적이 있어 혈압이 지금처럼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신장 이식에 따른 거부 반응을 넘어 생명 위협까지 연결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이 회장은 젊은 시절 70kg대였던 몸무게가 지금 49.5kg으로 줄어든 상태다. 근육의 소실에 따른 체중 감소로 보인다. 혼자서 보행하는 게 불가능할 지경”이라면서 “건강 회복의 유일한 방법은 안정된 상황에서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장은 근육 소실로 인해 팔과 다리가 앙상할 정도로 메말라 있었다.
이 회장 측 변호인은 “재판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받을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피고인이 더 이상 건강이 악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재판 받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1657억 원의 탈세·횡령·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은 이 회장은 구속 집행 정지 만료를 앞두고 연장 신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지난달 30일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됐다. 하지만 지난 13일 건강이 악화돼 서울대병원에 재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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