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동=윤미혜 인턴기자] "아니라니까. 말해 봐야 뭐 해."
'구원파' 논란에 주변 상인들이 입을 닫았다. 서울 삼성동 노른자쇼핑 일대가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로 알려진 배우 전양자 씨 소유로 알려지자 이 일대 상가들이 싸잡아 의심을 받으면서 고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4일 <더팩트> 취재진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하나씩 매입하며 단지를 형성하면서 또 다른 '세모타운'으로 불리는 노른자쇼핑을 찾았다.
◆'노른자 쇼핑' 단골손님마저…발길 '뚝' 끊겨

이날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노른자쇼핑 일대는 한바탕 소동이 휘몰아친 듯 고요했다. '세월호·구원파' 논란 때문인지 노른자쇼핑 점원들은 날 선 눈빛으로 취재진을 경계했다.
노른자쇼핑 단지 인근의 주민 대부분은 세월호 참사 이후 노른자쇼핑이 구원파와 관련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
고등학생 하모 (17) 군은 "여기가 세월호 구원파와 관련된 곳이라고 들었다"며 "그 얘기를 듣고 나서부터는 왠지 가기가 싫어진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정 모 씨(55)는 "여기 산 지 20년이 넘었다. 예전에 오대양 사건 때는 이 정도로 사람이 없지는 않았다"며 "노른자쇼핑 단골이었지만 구원파와 관련 있는 곳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절대 안 간다. 내 돈이 학생들 죽음과 연결됐을까 봐 맘이 다 떨린다"며 꺼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노른자쇼핑 내부에는 취재진을 제외하고 손님이 두세 명 정도였다. 점원들만 서너 명 보일 뿐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 걸 알 수 있었다.
◆강남 '세모타운'의 실체…땅 나눠 먹기

이렇게 주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는 데에는 근거 있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기 때문이다.
인근에 사는 김 모 씨는 "탤런트 전양자 씨가 오는 걸 자주 봤다"며 "관련이 없으면 드나들겠느냐"며 이 일대 몇몇 상가들의 구원파 연루설에 대해 언급했다.
인근 공인중개사에 확인해 본 결과 유 전 회장 일가는 서울 삼성동에 자리 잡은 노른자쇼핑 일대 상가 매장 뿐 아니라 주변 건물도 사들이면서 삼성동 일대에 또 다른 '세모타운'을 형성했다.
노른자쇼핑 사무실이 있는 이 상가 매장 24곳 가운데 14곳은 트라이곤코리아 등 유 전 회장 일가와 관련된 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 박 모 씨는 노른자쇼핑 시가에 대해 "남의 재산이라 정확하게 말은 못하지만 여기는 제법 나간다. 말 그대로 노른자 땅"이라고 말했다. 즉, 유 전 회장 일가가 알짜배기 땅을 '나눠 먹기'식으로 세를 불리고 있는 것이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유병언 일가 소유로 알려진 상가 건물 2층이 비워졌다. 구원파 계열사들이라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상가부터 사람들까지 썰물처럼 빠져나가 상가 지역이 더 활기를 잃었다.
◆일부 상인들 구원파와 관계없어…'억울하다'

주민들도 발길을 돌리며 상가 일대 분위기가 침체되다 보니 구원파와 무관한 상인들만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 박 모 씨는 "여기 상가 일대에 몇몇은 구원파와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도 세 들어 살고 있다"며 "심지어 여기 있는 부동산도 구원파인 줄 안다. 손님들도 혹시나 하며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일이 '우리는 구원파가 아닙니다'라고 써 붙일 수도 없지 않느냐. 지금 우리는 더 힘들다. 매일 가던 슈퍼인데 가고 싶어도 눈총들이 많으니 왠지 가면 구원파로 비쳐질까 봐 우려스럽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이 지역 영세 상인들에 따르면 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마트 옆에 붙어 있을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생선도 떡도 사 간다. 반찬가게도 분식집도 마트를 중심으로 엮여 있어야 한다. 영세 상인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상인은 "우리는 똑같이 높은 보증금에 월세를 내고 생활한다. 건물 자체가 전양자 대표의 소유일 수 있지만 직접 관련이 없다"고 토로했다.
노른자쇼핑 상가 옆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정 모 씨는 "가장 피해 본 사람은 우리다. 30년 전에 있던 빵집이 없어지면서 개업한 지 4개월 된 우리 케이크 매장이 '구원파 계열사'로 의심을 받아 주변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어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mh.yoon@tf.co.kr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