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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새끼' 삼성 화학사, 삼성종합화학 중심 수직계열화 시작?
삼성종합화학이 삼성석유화학을 합병하면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삼성종합화학의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를 필두로 삼성그룹 내 화학 계열사들이 삼성종합화학과 그 자회사인 삼성토탈을 중심으로 모인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 더팩트 DB
삼성종합화학이 삼성석유화학을 합병하면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삼성종합화학의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를 필두로 삼성그룹 내 화학 계열사들이 삼성종합화학과 그 자회사인 삼성토탈을 중심으로 모인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 더팩트 DB

[더팩트 l 송형근 기자] 삼성그룹 내 '미운 오리 새끼'로 취급받던 화학 계열사의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틀 사이에 제일모직은 삼성SDI에 삼성석유화학은 삼성종합화학에 흡수 합병되는 등 대규모 지각변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삼성 화학계열사들이 드디어 삼성종합화학을 중심으로 흡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급성장 삼성토탈, 화학 계열사 통합 중심으로?

2일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은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 삼성토탈 지분 50%를 보유한 삼성종합화학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석유화학의 주식과 교환하는 흡수합병 방식이다. 합병회사의 명칭은 삼성종합화학으로 결정됐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제일모직이 삼성SDI에 흡수합병 됐다.

이번 일을 두고 업계에서는 추가적인 화학 계열사 합병도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 삼성의 화학 계열사들이 수년 전부터 거론된 상태에서 최근 합병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삼성의 화학계열사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 삼성토탈, 삼성BP화학, 삼성정밀화학이지만, 지난해 제일모직이 패션 부문을 삼성에버랜드로 양도하면서 화학 부문이 주력이 돼 화학 계열사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의 합산 실적은 LG, SK, 한화, 롯데 등 업계 경쟁사들보다 매출 규모나 경쟁력이 한참 떨어진다. 제일모직을 제외한 다섯 업체의 매출은 화학업계 1위 LG화학보다 매출은 절반, 영업익은 20% 수준에 불과해 그룹 내 '미운오리새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토탈을 중심으로 화학 계열사의 수직계열화가 이뤄질 거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사업 영역이 최근 빠르게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종합화학의 자회사인 삼성토탈은 최근 몇년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삼성종합화학의 자회사인 삼성토탈은 최근 몇년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삼성토탈은 기초유분부터 합성수지와 화성제품, 부생연료와 석유제품 등과 PX(파라자일렌)을 주력으로 한다. 최근에는 정부의 알뜰주유소 확대 정책에 따라 PX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석유를 공급하고 그 양을 늘려가고 있다. 기존 화학제품에 더해 정유사 요건까지 갖추고 있어 거대 화학사로 변신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삼성토탈의 실적만 봐도 성장세를 알 수 있다. 삼성토탈의 매출은 지난 2011년 6조8313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7조8573억원으로 15.01% 성장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6.08%, 14.17%나 늘었다.

◆ 개인 최대주주 부상 이부진…삼성종합화학 중심 흡수가 후계구도 짜기 편해

더불어 합병한 삼성종합화학의 지분만 살펴봐도 삼성토탈 중심의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 부문 사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 계열사 3 분할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삼성토탈이 영업활동과 관련된 대부분의 자산·부채를 이전받아 사실상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같은 회사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합병한 삼성종합화학의 경영권을 가져가게 되면 삼성그룹 내 화학계열사 가운데서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큰 삼성토탈을 챙길 수 있게 된다. 삼성토탈의 지분은 삼성종합화학이 50%, 프랑스 토탈사가 50%를 가지고 있다.

삼성종합화학이 삼성석유화학을 합병하면서 이부진 사장이 삼성종합화학의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삼성종합화학이 삼성석유화학을 합병하면서 이부진 사장이 삼성종합화학의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합병한 삼성종합화학의 최대주주는 삼성물산(33.99%), 삼성테크윈(22.56%), 삼성SDI(9.08%), 삼성전기(8.91%), 삼성전자(5.28%) 등 삼성계열사다. 이어 개인 최대주주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4.9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삼성에버랜드에서 삼성생명,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 탓에 계열사 간 지분구조가 얽혀있어, 합병법인은 개인 최대주주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즉, 이부진 사장이 삼성그룹 내 화학 계열사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중심의 통합이 손쉬운 방법인 셈이다.

◆ 부진한 삼성BP화학, 삼성정밀화학…이번 계기로 움직일 수도

따라서 이번 합병으로 물고가 터짐에 따라 남은 삼성BP화학과 삼성정밀화학도 어떤 방식으로든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삼성BP화학과 삼성정밀화학은 뚜렷한 성장 동력을 찾고 있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삼성BP화학과 삼성정밀화학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BP화학과 삼성정밀화학의 매출액은 각각 3329억 원, 1조3140억 원, 영업이익은 6억 원, -20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서 삼성BP화학과 삼성정밀화학의 매출은 각각 10.14%, 8.15%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각각 84억 원, 758억 원이 감소했다.

사업 규모가 작고 초산과 그 유도체인 초산비닐을 주로 생산하는 삼성BP화학의 사업방향에는 큰 변화가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삼성그룹 화학 계열사 가운데서 사업 규모가 큰 삼성정밀화학은 사업에 변화를 주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은 염소·셀룰로스 계열, 전자재료 부문, 암모니아 계열 등 정밀화학 중간체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지난 2012년 신수종 사업으로 태양광 사업에 투자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삼성정밀화학은 애초 20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태양광 산업에 진출하려던 계획을 수정했다. 합작사인 SMP 지분 35%를 1400억 원을 받고 파트너인 썬에디스에 매각을 결정했다. 대신에 삼성정밀화학은 SMP 지분 매각대금 가운데 약 300억 원을 2차전지 소재 및 생분해수지 등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을 밝혀 전자관련 소재 분야에 투자 입장을 밝혔다. 즉, 사업 방향에 분기점을 찾고 있는 상황으로 큰 변동 가능성도 조심스레 예측된다.

sh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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