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잠실=서재근 기자] 롯데물산이 공사 중인 잠실 제2롯데월드의 저층부 3개 동이 올해 상반기 안으로 완공을 앞두면서 회사 측이 서울시에 임시사용승인 허가신청을 할 것이란 뜻을 밝혔다. 하지만 초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 공사가 완공되기까지 2년의 공백이 있어 안전성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더팩트>은 11일 조기개장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을 찾았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 1번 출구를 따라 올라가니 랜드마크 건물인 롯데월드타워가 한눈에 들어왔다. 높게 솟은 건물 형태에 감탄할 겨를도 없이 공사현장 곳곳에서는 거대한 중장비들의 소음이 귀를 자극했다.
공사현장 입구까지 가는 길 역시 험난했다. 도보로 상업용 건물인 롯데월드몰로 가는 길은 잠실역 1번 출구에서 곧장 가는 방법과 2번 출구로 나와 크게 우회에서 가는 길 두 가지다.
문제는 보행자도로의 안전상태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잠실역 1번 출구에서 상업용 건물 3개 동이 있는 곳까지 가는 길 중간중간에는 대형 철제 담장으로로 둘러쳐진 임시 보행자 통로가 설치돼있다. 폭이 채 2m도 되지 않는 길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 머리 위에는 중장비들이 건설용 자재를 옮기고 있는 위험천만한 상태다.

잠실역 2번 출구를 활용한 두 번째 길 역시 곳곳에 위험요소가 즐비했다. 차도를 막아 임시로 만들어 놓은 보행자 통로 우측에는 플라스틱 안전설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차들이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한 시민은 "공사현장을 지날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머리 위에서 기계에 매달린 건설 자재들이 왔다갔다하는 데 불안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가끔 (공사 현장에서) 큰 소리라도 날 때면 가슴이 철렁하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롯데물산 측은 상업용 건물 3개 동에 대해 올해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서울시에 임시사용승인 허가신청을 낸다는 주장이다. 롯데월드타워와 나머지 3개 동의 준공 시점이 차이가 큰 만큼 상업용 건물을 먼저 개관해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제2롯데월드는 롯데월드타워 1개 동과 국외패션 전문관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을 비롯한 8~11층 상업용 건물 3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지금까지 250m 이상 공사가 진행된 롯데월드 타워의 준공 예상 시점은 오는 2016년 말이다. 나머지 3개 동은 올해 상반기에 공사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미 롯데는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개장 준비를 위해 지난해 7월과 9월 점장과 직원 30여 명에 대한 인사발령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랜드마크 타워와 나머지 건물의 준공 완료 시점이 2년 가까이 차이가 난다"며 "이미 완성된 시설을 비워두는 것은 회사는 물론 채용시장과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 준공이 완료되는 대로 서울시에 임시사용승인 허가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2롯데월드의 조기개장이 이뤄지기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롯데 측의 계획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건물용도 기준위반 여부, 소방안전검사 등 서울시의 시설안전검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최근 고층 건물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잇따르면서 정부가 안전감리·감독을 더욱 강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일 국토교통부는 30층 이상이거나 높이 120m 이상인 고층건축물을 감리할 때, 건축구조 분야 전문가인 건축구조기술사가 의무적으로 참여하게 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건축물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시행한 바 있다.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안전사고 역시 조기개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에서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43층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은 물론 21층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5명이 추락하는 구조물에 맞아 경상을 입는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한 만큼 안전성을 검증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교통대란'에 대한 우려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은 영업면적이 3만㎡(약 9075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국외패션 전문관이다. 잠실역을 비롯한 강남 상권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잠실역 버스환승장 및 공영버스 주차장 공사도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사현장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황모(48)씨는 "매일 출퇴근 길이 그야말로 전쟁터다"라며 "(제2롯데월드) 조기개장과 관련한 얘기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들었다. 물론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면 긍정적인 효과도 있겠지만, 도로 공사를 제대로 끝내고 주차장 같은 인프라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는다면 잠실역 일대는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역시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 인근 잠실역 사거리는 수많은 차들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특히, 잠실역 1번 출구에서 11번 출구까지 이어지는 도로는 택시승차장과 버스정류장이 이어져 있어 교통체증에 몸살을 앓고 있다.
강감창(새누리당) 서울시의회 의원은 "이미 서울시에서도 롯데 측이 제시한 교통대책개선안에 대해 검토한 결과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제대로 된 인프라 시설이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쇼핑센터가 문을 열 경우 잠실지역의 교통혼잡은 더욱 심해질 것"라며 "지역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고 현실가능성이 충분한 개선안을 제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무작정 준공 시점에 맞춰 임시사용승인신청을 하겠다는 것은 회사 측의 '희망 사항'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라면서 "임시사용 승인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소방점검 등 안전과 관련한 모든 검사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회사 측에서도 안전성에 대한 부분을 가장 비중 있게 검토하고 있으며,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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