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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 '최신·최대·최고' 삼성 노트북 판매?...알고 보니 '꼼수 상술'

CJ오쇼핑 측은 'TV쇼핑'이라는 단서조항을 달았지만, '홈쇼핑 전용 상품'이라는 설명은 찾을 수 없었다.

CJ오쇼핑에서 판매 중인 삼성전자의 '아티브북4' 모델과 관련해 과장·과대 광고 논란이 제기됐다. / CJ오쇼핑 판매방송 캡처

[ 서재근 기자] CJ오쇼핑에서 입학 준비생들을 겨냥한 노트북을 판매하면서 특정 제조사의 최고사양, 최신 제품을 판매하는 것처럼 과대·과장 광고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CJ오쇼핑에서 삼성전자의 노트북 '아티브북4' 광고방송을 본 대학생 권모(26)씨는 가격비교를 위해 용산전자상가를 찾았다. 하지만 용산 전자상가 컴퓨터 전문매장 어디에서도 권 씨가 홈쇼핑에서 본 상품을 찾을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다음, 네이버 등 국내 포털 지식쇼핑 검색란에도 해당 모델은 '미판매상품'으로 분류돼 있다.

CJ오쇼핑에서 판매하는 '아티브북4'의 세부 모델명은 'NT450R5E-K3CW'로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홈쇼핑에서만 판매되는 홈쇼핑 전용상품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대형 가전업체의 경우 유통채널이 다양해 백화점, 홈쇼핑과 대형 마트, 자사 단독 브랜드숍 등에 들어가는 물건이 다른 경우가 많다. 'NT450R5E-K3CW' 모델의 경우 용산전자상가뿐만 아니라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 오프라인 가전 전문매장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있다.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에 대한 단순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셈이다.

세부 모델명과 제조과정이 다르다고 해서 성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홈쇼핑 측의 판매 방식이다. 지난 17일과 19일 CJ오쇼핑에서 진행하는 '아티브북4' 판매 방송을 본 소비자라면 이 제품이 국내 최고 사양의 노트북으로 착각할 수 있다. 방송이 시작한 후 종료되기까지 1시간 동안 세트에 마련된 브라운관에는 '삼성 노트북 중 최고 CPU 장착!', '삼성 노트북 중 최고성능!', '최고의 사양과 최고의 성능을 지닌 모델'이라는 글귀가 방송화면 한 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방송을 진행하는 쇼호스트 역시 '최고, 최대, 최신, 1등, 최저가격'이라는 단어를 수십 차례 이상 얘기하며 노트북의 성능을 강조했다.

판매방송 내내 홈쇼핑 측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중앙처리장치'(CPU)로 방송에 언급하는 '최고 CPU'란 '코어 i3'다. 쇼호스트는 "겉보기에 비슷한 노트북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얼마든지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성능 '코어 i3'를 탑재한 모델인지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라며 성능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코어 i3'는 지난 2012년 인텔이 출시한 인텔의 3세대 코어 프로세스로 지난해 6월 인텔은 이미 4세대 코어 프로세서 '하스웰'을 시장에 내놨다. 즉, '코어 i3'는 인텔에서 가장 최근에 출시돼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는 프로세서가 아니다.

또한, 지난해 9월 삼성전자에서는 '하스웰'이 탑재된 노트북 '아티브 북9 플러스'를 출시했다. 지난 12일에는 후속모델인 '아티브 북9 플러스 라이트'를 출시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바 있다. 결국, '삼성노트북 가운데 최고 CPU 장착!'이라는 글귀뿐만 아니라 '450'라인업 중에서도 최고의 CPU를 장착한 것도 아닌 셈이다.

실제 용산전자상가를 비롯한 오프라인매장에서 판매되는 '아티브북4' 가운데 3세대 코어 프로세스가 탑재된 모델은 하나같이 '코어i3'보다 고급인 '코어 i5'가 기본사양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CJ오쇼핑에서 판매 중인 '아티브북4'는 '홈쇼핑 전용 450 라인업 가운데 가장 새로 나온 제품'인 것이다. 따라서 현재 CJ오쇼핑이 강조한 '최고 CPU'라는 코어 i3는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보다 사양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CJ오쇼핑 측은 'TV쇼핑'이라는 단서조항을 달았지만, '홈쇼핑 전용 상품'이라는 설명은 찾을 수 없었다.
CJ오쇼핑 측은 'TV쇼핑'이라는 단서조항을 달았지만, '홈쇼핑 전용 상품'이라는 설명은 찾을 수 없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450 시리즈'는 종류별로 '펜티엄'과 '코어 i3', '코어 i5'가 장착돼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코어 i5'가 탑재된 모델이 대부분"이라며 "신제품 출시에 따른 소비자 반응이 가장 민감한 분야가 바로 컴퓨터 시장이다. 엄밀히 말하면 홈쇼핑에서 판매 중인 노트북은 같은 라인업 가운데 보급형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비교가 배제된 채 '최신', '최고'라는 표현만을 강조하는 것은 컴퓨터 지식이 얕은 소비자를 노리는 상술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과대·과장 광고 논란과 관련해 CJ오쇼핑 측은 'TV쇼핑' 이라는 단서조항을 달아놨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실제로 판매방송에서 나오는 '삼성 노트북 중 최고 성능', '삼성 노트북 중 최고 CPU 장착!'이라는 글귀 밑에는 작은 글씨로 '6개 TV홈쇼핑 전체 모델 중'이라는 단서가 달려 있다. 즉, '6개 TV홈쇼핑 전체 모델 중'이라는 이 작은 글씨가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방송 중간마다 '대한민국 전체 TV쇼핑 가운데 최고 성능 노트북'이라는 자막을 내보냈을 뿐만 아니라 TV홈쇼핑 업계 중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통상적인 단서조항보다 글씨 크기도 키웠다"며 "노트북 성능을 결정짓는 CPU, 그래픽, 하드, 메모리 가운데 CPU와 그래픽은 TV홈쇼핑에서 소개된 제품 가운데 최고사양이 맞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용산 전자상가를 찾은 한 고객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차이를 확인하고 나서야 홈쇼핑에서만 판매되는 상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고가의 노트북의 경우 구매 결정을 하는 데 있어 가격 못지않게 성능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구체적인 설명 없이 'TV홈쇼핑 중'이라는 잘 보이지도 않게 작은 글씨로 적어 놓는 것과 최근 논란이 됐던 보험약관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CJ오쇼핑의 태도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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