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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성의 오지랖biz] '참외밭에서 신발 끈 맨' 대우조선, 인사 발표 '아리송'
지난 17일 정기인사를 단행한 대우조선해양이 매년 인사 관련 세부적인 내용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관련 내용을 사내 인트라넷에만 공지해 구설수에 올랐다./더팩트DB
지난 17일 정기인사를 단행한 대우조선해양이 매년 인사 관련 세부적인 내용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관련 내용을 사내 인트라넷에만 공지해 구설수에 올랐다./더팩트DB

[더팩트|황준성 기자] “지난해 경험을 반성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윤리경영을 올해 첫 번째 경영방침으로 삼았다.”

지난해 납품비리로 윤리경영에 금이 간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신년사에서 한 말이다. 고재호 사장은 엄격한 윤리기준 마련, 무관용 원칙 적용과 함께 모든 비리나 잘못된 관행을 확실히 뿌리 뽑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외부에 알리지 않고 단행한 정기인사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회사 측은 납품비리 사건으로 외부로부터 도덕성에 대한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부담을 걱정했는지 인사내용을 발표하지 않았다. “정기 임원인사 발표를 사내 인트라넷에서만 공지하기로 결정했다. 단지 보도자료 등을 배포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회사 측은 이유를 설명했지만,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엄격한 윤리기준 마련과 무관용 원칙 적용으로 비리와 잘못된 관행을 확실히 뿌리 뽑기 위해서는 내부 감시도 중요하지만 외부 평가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매년 정기인사에 대한 결과와 이유를 보도 자료로 외부에 공개한 것과 사뭇 다른 올해 태도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속담에 참외밭에서 신발 끈을 매지 마라는 말이 있다. 오해를 사는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마라는 뜻이다. 물론 한쪽 시각으로 쏠린 견해와 시각 등은 회사 처지에서 달갑지 않을 수 있지만, 내부비리로 인한 인사에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에 내부에만 공개하는 인사는 충분히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동이라는 것에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은 부사장 1명, 전무 4명, 상무 8명 등 13명의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한 부분도 설명이 필요하다. 지난해 35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임직원 뇌물비리로 퇴직한 10명의 임원보다 더 많은 인사가 이뤄졌다. 고재호 사장이 지난해 10월 모든 임원에게 사표를 받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예고했지만, 결과는 모두 10명의 퇴직보다 승진자가 3명 더 많았다.

게다가 대우조선해양은 임원들에게 일괄 사표를 받은 후 수리 여부를 알리지 않아 이번 정기인사에서 그 대처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늦게 대처해 구설수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알려진 부분은 검찰에 의해 지난해 6월 해양기자재 납품비리로 임직원 4명이 구속되고, 지난해 12월 같은 혐의로 임직원 20명이 기소됐다는 내용뿐이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정기인사에서 납품비리의 중심이었던 조달부분에 대한 승진은 없고, 임원의 수도 줄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총수가 있는 사기업이 아닌 한국산업은행과 국민연금이 각각 31.5%, 9.11%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가 소유 기업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사기업보다 더 정확한 정보의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의 수장인 고재호 사장도 내부 비리 척결을 위해 대대적인 수술을 한다고 밝힌 만큼 그 과정에 대해서 하나하나 세세하게 밝히는 것이 윤리경영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yayajo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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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정기인사를 단행한 대우조선해양이 매년 인사 관련 세부적인 내용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관련 내용을 사내 인트라넷에만 공지해 구설수에 올랐다./더팩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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