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연정 기자] 국내게임업체 1위인 넥슨의 지주회사 넥슨 컴퍼니(회장 김정주, 이하 NXC)가 노르웨이의 고급 유아용품 업체, 일명 '유모차계의 벤츠'라고 불리는 '스토케(Stokke)'를 인수했다. 한 대당 100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고급 외제 유모차 기업 인수 소식에 업계는 술렁였지만, 일각에서는 유아동 산업 확장을 위한 예정된 절차였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넥슨의 스토케 인수소식은 외신으로부터 흘러들어왔다. 1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NXC의 투자전문 자회사인 NXMH BVBA의 벨기에 지부가 노르웨이의 어린이 유아용품업체 스토케AS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NXC와 스토케가 정확한 인수 금액을 밝히진 않았지만, 현지 외신은 약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넥슨이 인수한 스토케는 노르웨이 유아용품업체로 한국에도 잘 알려졌다. 1932년 '스토케' 가문이 창업한 회사로 80여 년간 스토케 가문이 가업을 이으며 장인정신을 계승해 온 전통 있는 업체다. 스토케는 고가의 유모차 및 아기침대 등을 생산하며 전 세계 60여 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브랜드 인지도, 장인정신 등과 같은 장점들이 곳곳에 보이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넥슨이 전혀 다른 분야인 유모차 브랜드를 인수했다는 것을 증명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그간 김정주 회장의 인수 행적(?)을 살펴보면 네오플, 게임하이 인수부터 엔씨소프트 지분 14.7% 인수까지 굵직굵직한 게임업체를 손에 넣으며 다소 '공격적'인 인수성향을 보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뒤이은 인수 기업들은 게임업체가 아닌 레고 유통사, 모바일 앱 개발사 등이었다.
NXC 이재교 이사는 "우리 회사는 투자회사고 '스토케'에 대해서는 투자가치가 좋은 기업이라고 판단했다. 스토케가 매각 의사를 밝혀 매물이 나와 있는 상황이었고 검토하던 중에 스토케가 단순히 수익만은 추구하는 회사가 아닌 어린이를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기업가치랑 잘 맞는 것 같았다"며 "우리도 어린이를 위한 사회공헌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스토케 인수 배경에 대해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단순히 '유모차'를 보면 안 될 것 같다. '유아동업체'라는 것을 봐야 한다. 최근 NXC 김정주 회장의 투자 행보를 살펴보면 '유아동'이라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사실 김 회장은 지난 6월 역시 투자전문 자회사 NXMH를 통해 홍콩에 있는 레고 거래 사이트인 '브릭링크'를 인수한 바 있다. 이후 8월에는 모바일 앱 개발사 '스마트스터디'에 투자를 결정했다. 스마트스터디는 국내 굴지의 게임사 출시 인력들이 모여 설립한 개발사로 유아동 교육, 애니메이션, 만화 등 모바일 콘텐츠를 제작하고 서비스하는 회사다. 당시 NXC는 "글로벌 유아동 교육 앱 '핑크퐁'을 보유한 스마트스터디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투자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NXC는 푸르메재단과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 협약을 맺고 기부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어린이 재활병원 내 식당 공간 조성 기금으로 30억 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NXC가 기부한 금액은 43억 8000만원. 유아동 관련 사업에 연이어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며 유아동 사업 영역으로의 확장 가능성 제기는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의 유아동 산업 투자는 넥슨이 보유한 게임과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같은 '어린이' 타깃의 게임 라인업도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사업영역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NXC 이재규 이사는 "사실 브릭링크 사이트는 '레고'라는 점 때문에 유아동 산업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유아동이 이용하는 사이트가 아니다. 거래 사이트이기 때문이다"며 "스토케 역시 유아동 용품이기 때문에 인수를 결정한 것이 아니다. 투자에 특별한 방향성은 없다. 투자 가치가 존재하고 추구하는 바가 같을 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