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재근 기자] 낙후된 폐광지역의 경제를 살리겠다며 합법적으로 설립된 카지노 강원랜드가 기형적 수입구조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복합레저단지를 표방하며 다양한 부대시설을 마련하고 있지만, 정작 수입 대부분이 카지노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5일 강원랜드는 카지노 영업장 면적과 게임기를 대폭 늘리는 등 환경개선사업을 마무리하고 오는 28일부터 본격 개장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개장 이후 10년 만의 개선사업으로 카지노 영업장 규모는 63541㎡에서 1만1812㎡로 85%가량 대폭 늘어났다. 게임테이블과 슬롯머신도 각각 68대와 400대씩 증가했다.
이번 개선사업과 관련해 강원랜드 측은 카지노 공간과 게임기기 부족으로 게임좌석을 사고파는 행위, 대리베팅은 물론 도박중독과 같은 부작용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강원랜드의 카지노 시설 확장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카지노 시설에만 편중된 대규모 시설 확충이 결국 사행성만 더욱 조장해 도박에 빠지는 사람들을 양성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원랜드가 환경개선사업 시범운영을 시작한 지난 1일 이후 카지노의 하루 평균 입장객은 400여명 가까이 늘었다.
기형적인 수입구조 역시 이 같은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달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스피시장 2013 사업연도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강원랜드는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3420억원, 1183억원을 기록하며 34%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이는 재계 1위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 16.6%보다 2배 이상 높을 뿐만 아니라 국내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문제는 강원랜드의 수입 대부분이 카지노에 편중돼 있다는 데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강원랜드가 스키장, 콘도, 호텔 등 부대사업으로 일으킨 매출은 300억원 규모로 전체 매출의 1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강원랜드의 배당성향은 49.98%로 순이익의 절반이 주주들에게 배당된다. 현재 강원랜드의 1대주주는 한국광해관리공단으로 전체지분의 36.2%를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보유지분율이 32.6%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운영수익의 70%가 공단과 외국인의 몫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이 같은 기형적 수익구조와 높은 배당률은 지난 19일 강원도의회의 '2013년도 제2차 도정 및 교육행정질의'에서도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곽영승(새누리당) 강원도의회 의원은 이날 "강원랜드 운영이익의 대부분이 정부와 외국인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배당률을 10%만 낮춰도 매년 300억~400억원이 폐광지역 발전을 위해 쓰일 수 있다"고 밝혔다.
카지노에 편중된 수익구조와 관련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강원랜드는 스키장, 골프장, 콘도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복합리조트로 탈바꿈하기 위한 중간단계"라며 "아직 '강원랜드 =도박장'이라고 인식하는 사회적 편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앞으로 이 같은 편견을 없애고, 수익구조를 다각화하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출입일수 제한, 상담·치유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도박 중독 예방 캠페인을 도입해 사행성 논란을 불식시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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