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재근 기자]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렸던 올해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양강 구도를 확고히 하며 '1조 클럽'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발을 뺀 것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재건축·재개발 부분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한 대우건설의 올해 수주실적은 전국 9개 단지에 공사금액 기준으로 모두 1조9300억원 규모다. '푸르지오' 브랜드를 내세운 대우건설은 지난달 SK건설과 경쟁을 벌인 안산 원곡연립3단지 재건축 사업자 선정총회에서 최종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올해 재건축 수주를 마감했다.
대우건설은 이미 지난 2월 경기도 부천 원미 6B구역 주택재개발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4월과 5월 각각 수원·안양, 창원·부산·의왕에서 수주를 따내 상반기에 수주실적 1조원을 넘어섰다.
대우건설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곳은 포스코건설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8월, SK건설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기도 안양지역의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호원지구 재개발 시공권을 획득하며 창사 이래 최초로 재개발ㆍ재건축 수주 1조원을 돌파했다. 대우건설에 이어 올해 두 번째 1조 클럽 입성이다.
이외에도 부천·원주·과천 등에서도 수주에 성공한 포스코건설은 모두 7개단지에서 약 1조3000억원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시대복 포스코건설 건축사업본부장은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규모의 신규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 사업성이 뛰어난 지역을 우선적으로 선별해 수주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e편한세상'과 '아이파크' 브랜드를 내세운 대림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대림건설은 4700억원 규모의 광명2R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를 비롯해 모두 4개단지에서 약 9300억원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달 초 848억원 규모의 서울 망원1구역 재건축 사업자 선정총회에서 경쟁사인 SK건설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올해 의왕 내손나구역 재개발과 창원 용호5구역 재개발, 안양 호계주공아파트 재건축, 부산 우동3구역 재개발 등의 수주에 성공해 모두 7048억원의 수주를 기록했다.
반면, 시공능력 1·2위의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사업성이 뚜렷하다고 판단되는 프로젝트에만 선별적으로 참여해 전체 수주실적이 지난해의 3분의 1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2조5493억원의 재개발·재건축 수주액을 기록했던 현대건설의 올해 수주금액은 7872억원에 그쳤다. 특히, 삼성물산은 15일 900억원 규모의 서초우성3차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 경쟁사인 GS건설을 제치고 수주를 따낸 것 외에는 단 한건의 재건축 수주 공모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대형건설사의 재건축·재개발의 신규수주가 급격히 감소한 데는 경기침체로 말미암은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비중 감소가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금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신규 사업을 확대하는 것보다 기존에 수주한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처리하는 데 집중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서울 고덕주공2단지와 경기 과천주공2단지 재건축 등 이달 초에 있었던 주요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방식이 시공사인 건설사가 모든 재건축 사업을 책임지고, 조합원의 이익을 보장하는 '확정지분제 방식'으로 진행된 것 역시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위축시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국외 수주 시장에서의 마진율 하락과 국내 아파트 분양 시장 침체로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재건축 사업까지 추진할 여력이 없다"며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이나 저가 국외수주에 집중하고 있는 형국이다. 내년에도 주택경기 호재가 뚜렷하게 없는 이상 신규 수주는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 114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진행 된 재건축 사업 방식이 도급제에서 (확정)지분제로 변경되는 사례가 많아 건설사들이 리스크 부담 등으로 재개발·재건축사업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예전에는 정비사업이 수도권 지역에 매머드급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는 기회로 여겨졌지만, 주택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정비사업보다 국외플랜트 수주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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