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황원영 인턴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S3 LTE가 판매에 들어간 지 열흘이 지났다. 지난 9일 국내 출시 당일 개통량이 5만대를 넘은 갤럭시S3는, 출시 3개월 만에 세계 시장에서 650만대 이상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재고가 없어 팔지 못한다는 소문이 들릴 정도였다.
하지만 <더팩트>이 현장에서 만난 소비자 생각은 달랐다. “없어서 못 산다”던 갤럭시S3가 “고민해 볼 제품”이라는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대부분 “좋다고 하긴 하는데…”라며 선뜻 결정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 잦은 고장, 출시 후 몇 개월은 ‘시험단계?’
영등포에서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홍모(31)씨는 새로 출시된 휴대폰은 사지 않는다. ‘얼리어답터(새로운 제품 정보를 다른 사람보다 먼저 접하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시험용 휴대폰’을 구입한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갤럭시S3도 마찬가지다. 갤럭시S3는 출시와 함께 엄청난 인기를 모으며 얼리어답터들의 관심을 모았다. 출시 당일 개통량이 5만대를 넘기도 했으며, 예약 물량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할 정도였다.
하지만 일부 갤럭시S3 유저들은 “우리가 잔고장 알아보는 시험용 소비자냐”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번인(Burn-in)현상과 유격, 균열 등 제품 품질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품질 논란의 시작은, 지난 11일 발생한 HD 슈퍼아몰레드 화면의 번인현상이다. ‘휴대전화 화면에 번인현상이 일어나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갤럭시S3 제품설명서가 유저들의 불만을 산 것. 이에 삼성전자가 사과 및 해당 문구 삭제에 나서기도 했다.
이를 시작으로 딸깍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유격(틈새 벌어짐) 현상이 심하다는 불만이 제기됐으며, 마블 화이트 모델의 배터리 커버가 갈라지는 균열 현상까지 보고됐다. 특히 갤럭시S3를 사용한지 며칠 만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해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이에 일부에서는 갤럭시S3에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시장에 출시12일 정도가 지난 것을 감안하면, 결함이 4일에 한 번 꼴로 발견된 셈이기 때문.
홍 씨는 “삼성전자가 칭찬받는 이유 중 하나가 애프터서비스(A/S) 센터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애프터서비스 센터가 많다는 말은 그만큼 삼성 제품에 고장이 많이 난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두세 달 더 지켜본 후 갤럭시S3를 구입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IT업계에 종사하는 신모(29)씨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갤럭시S3의 단점은 디스플레이 완성도”라며 “갤럭시S3는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에 펜타일 방식을 적용했는데, 가격대비 타사 제품이 더 뛰어난 디스플레이를 구현한다”고 말했다.
펜타일은 청색, 적색 화소 수를 절반으로 줄인 것으로, 풀(Pull) RGB에 비해 화질이 거칠다는 단점이 있다. 이 같은 지적에 삼성은, 일반인들이 실제 느낄 만큼의 화질 저하가 아니며 디스플레이 수명을 길게 하기 위해 펜타일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씨는 “삼성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은 고해상도 패널 개발에 따른 비용과 기술력문제가 아닐까 의심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갤럭시S3 디자인에 불만을 품은 고객들도 많다. 휴대폰 판매자 유모(33)씨는 “고객들이 갤럭시S3 디자인에 불만을 갖고 다른 제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어떤 제품을 많이 찾느냐는 질문에 그는 갤럭시S3와 LG옵티머스2를 동시에 보여주며 “옵티머스2가 프라다폰 스타일을 차용해 깔끔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 들쑥날쑥한 단말기 가격
핸드폰 매장에서 휴대폰을 구경하고 있던 소비자 박모(21)씨는 갤럭시S3가 인기가 많냐는 질문에 오히려 “정말 인기가 많아서 기사가 많이 나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주변 친구들 중에 갤럭시S3를 구입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는 것.
그는 “갤럭시S3 얘기는 많이 하지만 아직 가지고 있는 친구는 없다. 갤럭시S3 가격이 저렴한 편이 아닌데다가 이제 곧 아이폰5도 나오니까 다들 고민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갤럭시S3 구입을 망설이는 데는 ‘잦은 고장’과 더불어 ‘아이폰5 출시’, ‘가격변동성’이 주요하게 작용한다.
휴대폰 판매원 조모(28)씨는 “삼성이 인지도가 높아지고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면서 애플의 가격정책을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할인이 되지 않는 애플처럼 갤럭시S3 LTE역시 단말기 가격은 변동이 없다는 것. 그러나 LTE 경쟁에 따른 통신사의 지원금이 들쑥날쑥해 갤럭시S3 가격도 수시로 변하고 있다.
본래 갤럭시S3 LTE 출고가는 99만4400원으로 100만원에 육박한다. 20일 휴대폰 대리점을 통해 실제 판매 금액을 살펴보니, 5만2000원 요금제를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LG 유플러스 단말기 가격이 35만6400원이 할인된 63만8000원이었다. KT는 36만5600원 할인된 62만8800원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언제 바뀔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조 씨는 “통신사 별 할인율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KT에서 오늘까지 진행되는 행사를 이용하면 15만원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일은 KT 단말기 가격이 다시 높아진다는 것. 직원 설명을 듣던 소비자 박모(24)씨는 “그럼 오늘 안에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좀 더 기다리면 더 저렴하게 핸드폰을 구입할 수 있는 행사가 진행될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또 다른 휴대폰 대리점 직원 이모(26)씨는 갤럭시S3를 문의하는 기자에게 타사 제품을 추천해주기도 했다. 휴대폰 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높은 것을 생각하면, 몇 달 후에는 훨씬 저렴한 가격에 갤럭시S3를 살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갤럭시노트2와 아이폰5 판매가 시작되면 갤럭시S3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씨는 타사 제품을 보여주며 “얼굴인식 같은 기능은 없지만 듀얼코어인 점(갤럭시S3는 쿼드코어를 탑재)을 제외하고는 모두 동일한 스펙을 가졌다”며 “가격은 약 30만원 더 저렴하다”고 말했다. 그는 비싼 가격에 구입하더라도 한두 달 지나면 휴대폰 가격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저렴한 휴대폰을 구입하거나, 조금 더 기다렸다 사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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