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 5위, 김주형 29위로 최종전 진출
윈덤 클라크, 3타차 우승...시즌 3승

[더팩트 | 박호윤 전문기자] 1.9%의 기적은 끝내 완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희박한 가능성은 마지막 날까지 살아 있었다. 페덱스컵 53위에서 플레이오프를 시작한 임성재가 첫 번째 ‘바늘구멍’을 뚫고 40위까지 올라선 뒤, 다시 최종 30명을 향해 달렸지만 마지막 관문에서 멈췄다.
임성재는 24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벨러리브CC에서 끝난 PGA 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총상금 2천만달러)에서 최종합계 8언더파 272타로 공동 10위에 올랐다.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과 버디 1개씩과 보기 4개로 1오버파 71타를 쳤다. 그러나 페덱스컵 순위는 37위로 상위 30명만 출전하는 시즌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티켓에는 닿지 못했다.
이로써 2019년 PGA 투어에 데뷔한 뒤 한 번도 놓치지 않았던 7년 연속 투어챔피언십 진출 행진도 막을 내렸다. 올해 성공했다면 데뷔 이후 8년 연속이라는 기록을 이어갈 수 있었다. PGA투어 역시 BMW 챔피언십을 앞두고 이를 임성재의 ‘역사적 행진(Historic streak)’으로 표현한 바 있다.
아쉬움이 더 큰 것은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기적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임성재는 3라운드까지 9언더파 단독 7위에 올라 예상 페덱스컵 순위를 정확히 30위까지 끌어올렸었다. 플레이오프를 시작할 때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자리였다.

데이터 분석업체 DataGolf가 플레이오프 시작 전에 계산한 임성재의 BMW 챔피언십 진출 확률은 18%. 거기서 다시 상위 30명까지 치고 올라 투어챔피언십에 진출할 확률은 고작 1.9%였다. 100번 같은 상황이 반복돼도 두 번 성공하기 어려운 확률이었다.
임성재는 그 숫자를 한 단계씩 뒤집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을 53위로 시작했지만 공동 5위에 올라 페덱스컵 순위를 40위까지 끌어올렸다. 50위 밖에서 출발한 선수 가운데 BMW 챔피언십 진출선 안으로 들어온 선수는 임성재가 유일했다. 첫 번째 18%짜리 바늘구멍을 실제로 뚫은 것이다. 그 덕분에 2027년 시그니처 이벤트 출전권도 확보했다.
문제는 두 번째 관문이었다. 대회 전 PGA투어의 계산으로는 40위로 BMW 챔피언십을 시작한 임성재가 다시 30위까지 가기 위해서는 최소 단독 8위가 필요했다. 그것도 단독 8위를 하면 무조건 진출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실제 최종 결과를 놓고 보니 단독 7위 이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임성재가 기록한 공동 10위와 단 세 계 차이가 났고, 이것이 그의 8년 연속 최종전 진출을 가로 막은 셈이다..
그런데 임성재는 2라운드에서 6언더파 64타를 몰아쳐 공동 4위까지 뛰어올랐고 3라운드에서도 단독 7위를 지키며 예상 페덱스컵 순위를 30위까지 끌어올렸었다. 1.9%가 더 이상 불가능을 뜻하는 숫자가 아니게 된 순간이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마지막 18홀이 쉽지 않았다. 예상 순위 30위로 출발했지만 전반 초반부터 흔들렸다. 첫 7개 홀에서 보기 3개를 범하며 순식간에 생존선 밖으로 밀려났다. 파5 8번홀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잃었던 타수 가운데 두 타를 한꺼번에 만회하면서 다시 반전의 불씨를 살렸지만 후반 들어 다시 발목을 잡혔다. 12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어렵게 되살린 흐름에 제동이 걸렸고 결국 17번홀의 버디에도 불구하고 30위의 꿈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게 임성재의 1.9%의 기적을 향한 도전은 마지막 문턱에서 멈췄다.
패트릭 캔틀레이는 준우승으로 43위에서 19위까지 뛰어올랐고, 게리 우들랜드는 공동 4위로 31위에서 18위까지 상승했다. 로버트 매킨타이어도 36위에서 25위로 들어 왔다. 누군가의 기적은 다른 누군가의 탈락을 의미했다. 임성재가 공동 10위에 오르고도 살아 남지 못한 이유다. 결국 공동 10위 조차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임성재에게 올해의 도전이 더 특별했던 이유는 시즌 출발부터 순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목 부상 여파로 시즌 첫 7개 대회를 건너 뛰면서 페덱스컵 포인트를 쌓지 못했다. 이렇듯 뒤늦게 시즌을 시작했음에도 시즌 막판 순위를 끌어올렸고, 가장 큰 압박이 걸리는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8년 연속 최종전 진출 기록은 무산됐지만 7년 동안 한 번도 투어챔피언십을 놓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임성재의 꾸준함을 설명해준다. 그리고 그 기록이 끊긴 올해조차 그는 53위에서 출발해 마지막 관문까지 쫓아가는 무서운 뒷심을 보여줬다.
한국 선수 가운데 김시우는 5위, 김주형은 29위로 각각 투어챔피언십 진출에 성공했다.
한편 이번 대회 우승은 합계 17언더파 263타를 기록한 윈덤 클라크(미국)가 패트릭 캔틀레이를 3타차로 제치고 우승, 시즌 3승과 함께 상금 360만달러를 거머쥐었다.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이던 로리 맥길로이는 단독 3위, 스코티 셰플러는 공동 12위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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