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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쿼터와 ‘생존 대결’…한국야구 위상 드러난다 [김대호의 핵심체크]
투수 8명 중 7명이 일본 리그 출신
한국 투수들 수준 적나라하게 드러날 듯


SSG 랜더스가 20만 달러에 영입한 다케다 쇼타. 다케다는 일본 국가대표로 활약한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SSG 랜더스
SSG 랜더스가 20만 달러에 영입한 다케다 쇼타. 다케다는 일본 국가대표로 활약한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SSG 랜더스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한국야구의 위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자칫 일본 프로야구 2군 출신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리그 경쟁력 강화와 국제 교류 확대를 위해 2026시즌부터 아시아쿼터를 시행한다. 대상은 아시아야구연맹(BFA) 소속 국가와 호주 출신 선수로 제한된다. 상한액은 연봉 20만 달러(한화 약 3억 원)이며 해마다 10만 달러까지 인상할 수 있다. 외국인 선수의 25% 수준이다.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한 8개 구단이 아시아쿼터 선수를 확정했다. 8명 모두 투수이며 이 가운데 6명이 일본 선수이다. 일본 프로야구 1군에서 전력 외로 분류됐거나 2군 또는 독립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다. 한화 이글스가 영입한 대만 출신의 좌완 왕옌청(24) 역시 줄곧 일본 라쿠텐 골든이글스 2군에서 뛰던 선수다. LG 트윈스가 계약한 좌완의 호주 라클란 웰스(28)를 제외한 7명이 일본에서 건너왔다. 키움도 일본 투수와 계약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KIA만이 내야수 쪽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대만 출신의 왕옌청을 데려왔다. 왕옌청은 내년 시즌 일본 프로야구 1군 승격이 예고된 유망주다. /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는 대만 출신의 왕옌청을 데려왔다. 왕옌청은 내년 시즌 일본 프로야구 1군 승격이 예고된 유망주다. /한화 이글스

각 구단은 아시아쿼터로 데려온 투수들을 핵심 불펜 또는 선발 후보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는 아시아쿼터 투수를 일찌감치 선발 요원과 필승조로 점찍었다. SSG의 다케다 쇼타(32)는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소프트뱅크 호크스 1군에서만 66승을 올린 우완 투수로 2015년 프리미어12와 2017년 WBC 일본 대표를 지낸 스타 플레이어다. 연봉은 최고액인 20만 달러.

두산이 20만 달러에 계약한 타무라 이치로(31)는 2025시즌 세이부 라이온즈 1군에서 뛰었던 우완 투수다. 이번 시즌 20경기에서 27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스플리터가 주무기로 두산에선 필승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가 15만 달러(한화 약 2억 2000만 원)에 영입한 우완 고야마 마사야(27)는 요코하마 베이스타즈 1군에서 9시즌, 10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다. 롯데는 고야마에게 선발 경쟁을 시킬 계획이다. LG는 상한액인 20만 달러를 안긴 웰스를 선발 감으로 생각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투수는 한화가 10만 달러(한화 약 1억4800만 원)의 비교적 싼 값에 계약한 왕옌청이다. 왕옌청은 2025시즌 라쿠텐 2군에서 선발로 뛰면서 10승5패, 평균자책점 3.26을 마크했다. 내년 시즌 1군 승격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한화행을 택해 일본에서도 화제가 됐다. 한화는 왕옌청이 선발로 올라오길 기대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우완 미야지 유라(26·연봉 18만 달러), NC 다이노스 우완 토다 나츠키(25·연봉 13만 달러), kt 위즈 우완 스시모토 코우키(25·연봉 12만 달러) 등은 1군 경험이 없다. 그러나 모두 150km대의 빠른 볼을 갖고 있는 투수들이다.

롯데 자이언츠 고야마 마사야는 일본 프로야구 1군에서 1000이닝 이상 던진 베테랑이다. 롯데는 고야마를 선발 후보로 점찍어 놓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고야마 마사야는 일본 프로야구 1군에서 1000이닝 이상 던진 베테랑이다. 롯데는 고야마를 선발 후보로 점찍어 놓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문제는 한국 투수들, 특히 선발 투수들이 아시아쿼터 선수들과 피할 수 없는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미 한국 투수들은 외국인 투수 2명에게 선발 자리를 내줬다. 지금까진 남은 세 자리를 우리 선수들이 나눠 가졌지만 내년부턴 이마저도 빼앗길 수 있다. 야구계 일각에선 아시아쿼터로 한국 투수들의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걱정하지만 바꿔 말하면 한국 투수들의 경쟁력이 일본 2군 투수들 보다도 떨어진다는 방증이다. KBO리그에서 선발로 자리 잡은 투수들은 대략 5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고 있다. 연봉 20만 달러 이하의 아시아쿼터 투수들에게 밀린다면 정말 ‘참담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연봉 거품이 현실이 되는 것은 물론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일본 야구계는 한국 야구의 진정한 수준을 가름할 기회라면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daeho902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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