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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홍의 클로즈업] '회장 교체' 가수협회, 끝나지 않는 '내홍의 늪'
한 손은 밝은 깃발 다른 손은 어두운 깃발 '공익 가면'의 불신
남진, 송대관, 태진아, 김흥국, 이자연→신임 박상철도 '미지수'


대한가수협회의 '권익 보호'와 '대중음악 발전'이라는 설립 취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잃고, 협회는 어느새 이름뿐인 간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협회는 22일 회장 이취임식을 갖고, 박상철 신임 회장 체제가 출범한다. /더팩트 DB
대한가수협회의 '권익 보호'와 '대중음악 발전'이라는 설립 취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잃고, 협회는 어느새 이름뿐인 간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협회는 22일 회장 이취임식을 갖고, 박상철 신임 회장 체제가 출범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가수협회는 1957년 연예협회산하 가수분과위원회로 처음 탄생하고, 2006년 대한가수협회로 재창립된 이후 한국 대중음악의 상징적 단체로 자리매김해왔다.그러나 화려한 외피와 달리 속은 곪아 터진 상처투성이로 얼룩졌다. '권익 보호'와 '대중음악 발전'이라는 설립 취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잃고, 협회는 어느새 이름뿐인 간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회장 교체 때마다 반복되는 내홍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협회의 체질이 이미 곪아 있다는 증거로 인식됐다. 오늘(22일) 박상철 신임 회장 체제의 출범을 앞두고, 협회는 어느때보다 뼈아픈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처럼 과거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린다면 존재 이유 자체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대한가수협회 회장직은 대중음악계의 상징적 자리라지만, 실제로는 권력놀음의 무대가 된 지 오래다.

역대 회장들의 행보를 보면, 협회라는 이름 아래 '가수 권익 보호' 보다는 '자리 지키기 전쟁'이 더 치열했다. 초대 회장 남진을 제외하면 송대관, 태진아, 김흥국, 이자연으로 이어지는 계보는 음악적 리더십의 계승이 아니라, 오히려 불투명한 운영과 불신의 전통을 물려주는 과정이었다. 마치 주인이 바뀔 때마다 '불이 꺼졌다 켜졌다' 하는 허술한 가게처럼, 협회는 늘 혼란 속에서 길을 잃었다.

가수 김흥국(오른쪽)은 회장 시절 '희망콘서트'를 진행하며 각종 의혹이 제기되며 내홍에 시달렸다. 이자연(왼쪽) 역시 역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에겐 공익을 내세우면서 사익을 버리지 못했다는 불신이 남았다. /더팩트 DB
가수 김흥국(오른쪽)은 회장 시절 '희망콘서트'를 진행하며 각종 의혹이 제기되며 내홍에 시달렸다. 이자연(왼쪽) 역시 역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에겐 공익을 내세우면서 사익을 버리지 못했다는 불신이 남았다. /더팩트 DB

과거 김흥국 '희망콘서트' 갈등-이자연 '공익성과 사익' 줄타기

김흥국 회장 시절의 '희망콘서트'는 이름값과 달리 절망의 무대가 됐다. 수익금 착취 의혹에 휩싸이자 그는 "사비를 털어 운영했다"고 해명했지만, 정작 중요한 건 돈을 냈느냐 안 냈느냐가 아니다. '왜 협회 재정이 늘 뿌연 안개 속에 가려져 있는가', '왜 집행 과정은 한 치 앞도 들여다볼 수 없는가' 등 의혹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희망'이라는 간판을 달았지만, 관객들에게는 협회의 어두운 이면만 도드라져 보였다. 무대 위 조명이 밝아질수록, 무대 뒤의 그림자는 더 짙어진 꼴이다.

이자연 회장 역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남편의 정치권 골프 접대 의혹과 함께 국고보조금이 쓰인 '낭만콘서트' 논란은 협회가 공익을 내세우면서도 사익을 버리지 못했다는 불신으로 남았다. 그가 협회 창립 63년 만에 지정기부금 단체 승인을 따내며 제도적 성과를 남겼다고는 하지만 공익의 가면을 쓴 채 의구심을 키웠다면, 그 성과는 모래 위에 쌓은 성(城)과 다르지 않다. 한 손은 밝은 깃발을, 다른 한 손은 어두운 깃발을 든다는 의혹은 협회의 신뢰를 갉아먹는 부메랑이 됐다.

대한가수협회는 본래 가수들의 울타리이자 대중음악의 구심점이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지금 협회는 제 역할을 망각한 채 자리 다툼의 각축장이 되고 말았다. 왼쪽부터 초대 회장 남진, 2대 고 송대관, 3~4대 태진아. /더팩트 DB
대한가수협회는 본래 가수들의 울타리이자 대중음악의 구심점이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지금 협회는 제 역할을 망각한 채 자리 다툼의 각축장이 되고 말았다. 왼쪽부터 초대 회장 남진, 2대 고 송대관, 3~4대 태진아. /더팩트 DB

변화없는 체질개선 제자리걸음, 박상철 '시험대'도 기대 불투명

대한가수협회는 본래 가수들의 울타리이자 대중음악의 구심점이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지금 협회는 제 역할을 망각한 채 자리 다툼의 각축장이 되고 말았다. 회원들의 목소리는 뒷전이고, 불투명한 돈 이야기가 협회의 단골 주제가 됐다. 이쯤 되면 협회라는 무대는 노래가 울려 퍼지는 공간이 아니라, 회원들간 민낯을 드러내는 싸움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익보다 사익, 투명성보다 이권을 우선시한다면 이미 추락한 '가수협회'의 위상은 만신창이로 조각나고 흩어질게 뻔하다.

박상철 신임 회장은 봉사와 투명성을 약속하며 등판했지만, 말잔치로는 곪은 상처를 치유할 수 없다.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뻔하다. 협회 재정을 투명하게 처리하고, 사업 집행 과정을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회원 가수들의 권익을 위한 정책을 실제로 가동시키고, 협회를 회장 개인의 무대가 아닌 모두의 무대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또 한명의 '논란의 회장'으로 거쳐갈 뿐이다. 마치 오래된 연극에서 배우만 바뀌고 대본은 그대로인, 식상한 장면이 또다시 연출돼선 안된다.

eel@tf.co.kr

대한가수협회는 본래 가수들의 울타리이자 대중음악의 구심점이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지금 협회는 제 역할을 망각한 채 자리 다툼의 각축장이 되고 말았다. 왼쪽부터 초대 회장 남진, 2대 고 송대관, 3~4대 태진아.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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