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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석] 국민의힘 진흙탕 싸움, 무엇을 위한 대선일까
후보 단일화 둘러싼 갈등 점입가경
당의 지나친 개입에 정치 불신 커져


김문수(왼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이번 회동은 빈손으로 끝났다. /박헌우 기자
김문수(왼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이번 회동은 빈손으로 끝났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에서 대선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간 단일화가 난항을 겪고 있다. 두 후보는 7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단일화 논의에 나섰으나 끝내 빈손으로 돌아섰다. 김 후보는 뒤늦게 한 후보에게 8일 다시 만나자고 손을 내밀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집권을 막을 '반명 빅텐트'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단일화 진전은 없다.

당 지도부는 늦어도 후보등록 마감일인 오는 11일까지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가 지속해 압박하고 있다며 불쾌한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 급기야 김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은 두 후보의 회담 도중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황우여 당 선관위원장을 찾아가 일부터 다시 대통령 후보 선거 절차를 진행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당무 우선권을 둘러싼 견해차가 당내 파열음의 핵심 원인이다. 김 후보가 당헌에 명시된 대선 후보의 당무 우선권 규정을 근거로 단일화를 주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 지도부는 대선 후보가 모든 당무에 대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맞불을 놓고 있다. 심지어 김 후보의 중단 요구에도 모든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를 강행했다.

국민의힘은 김-한 단일화를 불리한 대선 지형을 뒤집을 상책으로 여기는 듯하다. 후보 단일화가 대선 승리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다만 판세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는 있다.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이 불과 26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재명 후보의 독주 흐름에 제동을 걸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할 범보수 후보 단일화는 필수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친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헌우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친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헌우 기자

단일화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나오기 마련이다. 대선판에서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서다. 단일화 방식에 따라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선출되기 전부터 이러한 진통을 뻔히 예상했던 이들이 많다. 문제는 필연적인 신경전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당내에서 공공연하게 후보 교체론·사퇴론까지 나오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급기야 소위 '윤심'이 개입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2차 경선에서 탈락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용산과 당 지도부가 합작해 느닷없이 한덕수를 띄우며 탄핵 대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몰고 가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친윤계와 당 지도부가 한 후보를 옹립하려 조직적으로 단일화에 유보적인 자신을 떨어뜨리는 공작을 꾸미고 있었다는 취지의 의혹도 제기했다.

국민의힘이 단일화를 두고 자중지란에 빠지면서 정권 재창출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민주당에 대권을 헌납할 수도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당 지도부가 당원과 국민의 선택으로 선출된 김 후보를 배제하면서 일방적으로 단일화를 추진하는 건 지나친 처사다. 김 후보도 경선 과정에서 국민과 한 단일화 약속을 지킬 필요가 있다.

누구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양보할 건 양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꼬일 대로 꼬인 단일화 문제를 풀기 어렵다. 무책임하고 볼썽사나운 진흙탕 싸움을 바라보는 국민은 피곤할 뿐이다. 이미 국민의힘은 정치 불신을 키우고 말았다. 무엇을 위한 대선인지 의문이 강하게 든다. '다른 목적'을 의심하는 이가 적지 않다. 만약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진다면 누구에게 책임을 돌릴지 궁금하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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