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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 '프레임 전쟁', 희망을 주는 후보자는? [박종권의 나우히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오는 6월 3일 조기 대선은 후보들 간의 '프레임 전쟁'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사진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선고되는 장면./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오는 6월 3일 조기 대선은 후보들 간의 '프레임 전쟁'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사진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선고되는 장면./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 | 박종권 언론인] 역사는 늘 역사적이다. 극적인 순간이 지나면 또 극적인 순간이 찾아온다. 다이내믹 대한민국은 더 역동적이다. 10년도 안 돼 대통령 두 명이 탄핵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4년, 윤석열 전 대통령은 고작 3년도 안 돼 파면됐다. 그야말로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다이너마이트 코리아’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어떨까. 국민은 선거에서 어떠한 시대적 역사적 의미를 담아낼까. 어차피 공수표일 정책 공약은 "좋은 말 대잔치"일 것이다. 개헌이나 검찰개혁도 대동소이(大同小異)할 것이다. 큰 방향은 같으면서 세부사항만 차이가 날 것이다. 결국 프레임 설정이 좌우할 것이다.

미국 UC버클리대 조지 레이코프 교수가 제시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전략이다.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오히려 생각하게 된다는 언어학적 경향성이다. 첫 프레임은 뭐니뭐니 해도 조기 대선의 원인을 제공한데 대한 정당의 책임론이다. 당연히 민주당은 시민들과 우원식 국회의장의 주도로 위헌적 비상계엄을 저지한 정당으로서 정당성을 내세울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에 맞서 비상계엄에 민주당의 책임론을 부각시킬 것이다. 국무위원과 검찰에 대한 줄 탄핵 말이다. 그럼에도 윤석열 ‘1호 당원’을 대선 기간 중 정리하지 못하면 ‘위헌 정당’이란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 출당이나 탈당이 이뤄지면 대 국민 사과와 함께 ‘이재명 악마화’에 몰두할 것이다. 현재 탄핵 찬성 두 명과 반대 두 명으로 갈린 후보 경선에서 누가 선출돼도 여당 책임론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두 번째 프레임은 인물론이다. 사실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선택하느냐 여부에 현대사의 변곡점이 선명하게 찍힐 수 있다. 우선 세대 교체의 관점이다. 올해 만 40세가 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의 한국판으로 한국정치사에 한 획을 그을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만 60세여서 어중간한 위치이다.

국민의힘 후보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나 김문수 전 노동부장관이 되면 구 세대와 신 세대의 교량으로 인식될 수 있다. 하지만 한동훈 전 법무장관이 선출된다면 이후보는 갑자기 고령으로 보이게 된다. 물론 75세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나온다면 위헌으로 판결된 12.3비상계엄에 일정한 책임론을 차치하고 나이와 건강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다음으로 시대 교체 관점이다.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다면 ‘시대 연속’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어차피 구 여당 소속이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팀워크를 이뤄 국정과 의정과 지방행정을 도맡지 않았나. 뒤늦게 탄핵에 찬성했다는 것만으로 실정의 공동책임을 면할 수 있겠나. 한덕수 대행의 경우는 ‘시대 연속’ 보다 ‘시대 역행’으로 비칠지도 모른다.

이준석 후보의 경우 당선 자체로 세대 교체와 함께 시대 교체가 됐다고 볼 수 있겠다. 이재명 후보도 이준석 후보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시대교체의 성격을 띨 수 있다. 전형적으로 정치에 입문하던 유명인사 유력인사 재력인사 정치권인사가 아니란 점에서 그렇다. 이른바 귀족 정치인이 아니라 변호사로 시민사회 쪽에서 일하다 성남시장으로 경기도지사로 인천계양 국회의원으로 20대 대통령 후보로 성장해온 ‘풀뿌리 정치인’이 아닌가.

특히 한동훈 후보의 경우 검찰 정치시대의 연장으로 역사서에 오를 수 있다. 한덕수 권한대행이 된다면 영혼 없는 관료 대통령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김문수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과 최근 장관으로서 언행이 과연 새로운 시대에 맞는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안철수 후보는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으로 ‘자수성가형 집념의 대기만성’이라고 평가받을 수는 있겠다. 하지만 그것이 시대정신일지는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기득권층이 끈질기게 대중을 세뇌하는 성장과정과 학벌 관점이다. 우리는 아직도 능력보다 학력을 따지는 사회가 아닌가. MS의 빌 게이츠도 META의 마크 주커버그도 대학 중퇴자인 시대이다. 우리도 가수이자 배우 아이유가 당당히 대학진학을 포기했고, 전북대 의대 출신 교수가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인상을 받고 노벨상에 접근했지만 여전히 SKY만 바라보는 풍조에 젖어 있지 않나.

이준석 후보는 최근 "경찰이 하버드대 졸업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일부 유튜버들이 제기한 논란에 "10억 원 내기하자"며 자연스럽게 학벌을 상기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그의 부친도 서울대를 졸업했으니 ‘금수저 학벌’인 셈이다. 안철수 후보는 서울대를 졸업한 의사이면서 바이러스 백신으로 큰 돈을 번 재벌이고, 한동훈 후보는 강남 8학군에서 고교를 다니고 윤석열 피고인의 서울대 법대 후배이자 검사 직속 후배이다.

김문수 후보는 경북고와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전형적인 TK이다. 홍준표 후보는 고려대 출신으로 검사 출신이다. 국민의힘은 이처럼 서울의대 서울법대 서울상대 고대법대로 초 고학벌이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서울상대 출신에 하버드 박사이고. 이런 가운데 유일하게 "개천에서 난 용"이 있다. 이재명 후보이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14세에 소년공으로 취직해 일하다 팔을 다쳤고 검정고시를 거쳐 중앙대에 입학했다. 졸업과 동시에 사법고시에 합격해 성남시에서 시민사회단체와 변호사로 사회봉사의 꿈을 키웠다.이렇게 보면 그는 개천에서 용 나던 시절의 막내로서 궁극의 등용문 앞에 선 셈이다.

경쟁자들은 한결같이 성적과 학벌만능주의의 최고봉이다. 과연 국민은 탄핵으로 치러지는 대선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어떻게 이 시대를 역사에 규정할까. 묘하게 민주당 계열 대통령들은 SKY와 거리가 멀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목포상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산상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경희대 출신이다.

그래도 DJ는 IMF를 극복하고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 이재명 후보는 검정고시에 중앙대, 함께 경선에 뛰었던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덕수상고에 국제대 출신이다. 이른바 ‘흙수저’이지만 "정치와 행정 능력은 학벌 순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인 경우이다.

어찌됐든 정치권은 자신들이 유리하게 프레임을 짜려 하겠지만 정작 역사의 프레임을 결정짓는 쪽은 국민이다. 4.19혁명도 5.18민주화운동도 6월항쟁도 촛불시위도 야광봉의 함성도 주체는 국민이고 그에 따라 역사의 프레임이 짜여졌다. 이를 정치권만 모르는 듯하다. 어쩌면 알면서도 짐짓 외면한 채 습관처럼 가르치려 드는 것이리라.

정치의 요체는 희망이겠다. 이번 6.3 대선에서 선출되는 후보는 희망찬 미래를 제시했으면 좋겠다. 더불어 그의 삶 자체가 모두에게 희망이었으면 좋겠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오는 6월 3일 조기 대선은 후보들 간의 '프레임 전쟁'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사진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선고되는 장면./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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