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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조의 '여담'] '채용비리' 선관위의 공정성,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지난달 감사원이 직무감찰을 통해 밝힌 고위직 자녀 경력채용 문제와 복무기강 해이 등의 문제와 관련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지난달 감사원이 직무감찰을 통해 밝힌 고위직 자녀 경력채용 문제와 복무기강 해이 등의 문제와 관련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4일 밝혔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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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손수조 칼럼니스트] A: 선관위가 10년 동안 878건의 부정 채용을 했다는 거, 진짜 말이 안 되지 않아?

B: 그러니까. 채용 공고도 없이 자기들끼리 짜고 치고, 친인척 뽑고, 내부 심사위원 만들어서 점수 조작하고… 이건 그냥 공공기관을 사유화한 거지.

A: 특히 선관위가 선거의 공정성을 지켜야 하는 기관이라는 걸 생각하면 더 문제야. 채용도 공정하게 못한 조직이, 선거는 공정하게 관리했다고 믿어야 해?

B: 그게 문제지. 그런데 더 황당한 건, 이걸 감사하겠다는 감사원을 선관위가 거부하고 있다는 거야.

A: 감사를 거부한다고?

B: 응. 선관위가 "우리는 독립적인 헌법기관이니까 감사원의 감사를 받을 의무가 없다"는 논리를 내세운 거야.

A: 아니, 공정성을 지키라는 기관이 오히려 감사를 피하려고 한다고?

B: 그렇지. 그런데 선관위 입장에서 보면, 이 논리가 아주 허무맹랑한 건 아니야.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성을 가진 기관이거든.

선관위는 감사원 직무감찰 결과 10년 동안 878건의 부정 채용을 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뉴시스
선관위는 감사원 직무감찰 결과 10년 동안 878건의 부정 채용을 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뉴시스

A: 그럼, 헌법기관이면 감시도 안 받아야 해?

B: 그게 바로 논란의 핵심이야. 헌법재판소가 선관위의 손을 들어주면서 판결을 내린 이유가 있어. 선관위는 선거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하고, 행정부의 영향을 받아서도 안 된다는 논리가 깔려 있어.

A: 그러니까, 감사원이 행정부 기관이니까, 감사원이 선관위를 감사하면 선관위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거네?

B: 그렇지. 선관위가 만약 정부 기관의 감사를 받게 된다면, 정부가 선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험이 생길 수도 있다는 거야. 선관위가 정권과 가까운 기관의 감사를 받으면, 다음 선거를 유리하게 조작할 수도 있다는 논리야.

A: 음… 그 말도 일리가 없진 않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선관위를 흔들려고 할 수도 있으니까.

B: 맞아. 그런데 문제는, 이 논리가 지금처럼 선관위 내부의 부정 문제까지 덮어버리는 데 쓰인다는 거야.

A: 그러니까. 애초에 독립성이라는 건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거잖아? 그런데 공정성을 깨뜨린 당사자가 선관위인데, 독립성을 핑계 삼아 감사를 거부한다? 이건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은데.

B: 맞아. 독립성을 유지하는 건 중요하지만, 그게 내부 부정을 보호하는 도구가 되어선 안 되지.

A: 결국 헌재도 고민을 했을 거야. 선관위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내부 비리를 잡을 방법이 뭐가 있을까?

B: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게 국회 차원의 특별조사나 선관위 내부 자체 감사 시스템 강화 같은 이야기야.

A: 근데 솔직히, 자기들끼리 부정 채용한 조직이 자기들끼리 자체 감사를 한다? 이거 믿을 수 있어?

B: 그러니까 문제지. 국민들은 명백한 부정이 드러났는데도, 외부 감사를 못 한다는 걸 납득하기 어렵단 말이야.

A: 그리고 솔직히, 선관위가 채용도 이렇게 불공정하게 했으면, 선거 관리는 얼마나 공정하게 했는지 검증이 필요하지 않아?

B: 맞아. 지금까지 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될 만한 일들이 많았잖아. 그때마다 선관위는 "우리는 절대 공정하다"고 했지만, 정작 자기들 내부에서는 공정을 저버리고 있었다는 게 드러났으니, 신뢰가 흔들릴 수밖에 없지.

A: 결국, 국민들이 바라는 건 단순해. 공정한 채용, 공정한 선거. 이걸 제대로 해달라는 거잖아?

B: 맞아. 그리고 선관위가 진짜 독립성을 유지하려면, 내부 부정을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해. 진짜 공정한 조직이라면 감사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지.

A: 그러니까. 선관위가 독립성을 내세우면서 국민 신뢰까지 잃으면, 그건 정말 위험한 일이야. 선거를 관리하는 기관이 불신받으면, 그 피해는 결국 민주주의가 입게 되는 거니까.

B: 이제 선관위가 할 일은 명확해. 감사를 받아들이든, 아니면 국회 차원의 조사를 받든, 어떤 형태로든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해.

A: 그렇지. 결국 중요한 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과정이겠지. 공정성을 내세우려면, 선관위 스스로 먼저 공정해져야 하는 거야.

선관위는 감사원 직무감찰 결과 10년 동안 878건의 부정 채용을 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뉴시스

sonsujo@naver.com

※ 본 칼럼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 시각으로 더팩트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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