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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조의 '여담'] "너무 참담한 현실, '광기의 정치'는 이제 그만!"

  • 칼럼 | 2024-12-11 00:00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와 관련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와 관련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더팩트 | 손수조 칼럼니스트] "표정이 왜그래?"

"너무 참담하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비상계엄이라니. 왜 윤석열 대통령이 그런 결정을 했을까 싶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가 생각나기도 하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불과 8년 전이지? 2016년 이 맘때쯤 탄핵이 가결되고, 2017년 3월에 헌재 판결이 나왔으니까. 그때 뭐 하고 있었어?"

"2016년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고 정치 활동을 접었던 때였어. 뉴스를 보기도 싫고 세상과는 단절하고 집 밖에도 잘 안 나갔던 것 같아. 첫째 아이도 어렸고 둘째도 임신 중이어서 육아에만 전념했지. 그러다 세상이 떠들썩하게 탄핵정국이 되었고, 그때 TV로 헌재 판결을 보며 얼마나 울었는지. 지금도 그날이 생생해. 그런데 지금 이렇게 또다시 무기력하게 두 번째 탄핵정국을 맞이하다니. 참담하다."

"민주당도 잘한 거 하나 없는데, 뭔가 이득 보는 느낌이랄까?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도 세월호 참사를 이용하는 느낌이더니, 지금도 좀 계엄령을 이용하는 느낌이 들어."

"민주당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거겠지. 이재명 대표 최종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된다면 결과를 뒤집을 수 있고, 또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다음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생각하겠지. 지금 1심에서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실형이 나왔으니 지금대로라면 다음 대통령은커녕 민주당은 434억을 토해내야 하니까. 이번에 탄핵을 시키지 못하면 민주당은 끝인 거지."

"왜 굳이 빌미를 줬을까? 여소야대 국면에서 당연히 비상계엄을 발령해도 국회에서 해제 명령이 될 거라고 생각을 못했을까?"

"너무 큰 실수고 실망이지. 민주당의 탄핵 폭거를 막아야 한다는 심정과 다급함은 인정하고 이해해. 실제로 민주당은 12월 3일 계엄이 발령되던 그 날도 감사원장과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어. 이번 정권 들어 19명의 윤석열 정부 인사에 대한 탄핵소추였고, 그 내용이 합당하든 안 하든 무조건 탄핵소추 가결만 되면 바로 직무정지이기 때문에 이 정부의 기관들은 사실상 일을 할 수가 없지. 대통령, 경찰, 검찰의 특활비 전액 삭감, 대왕고래 프로젝트 전액 삭감, 마약 딥페이크 수사 관련 활동비 전액 삭감, 대통령실 비서실 급여 삭감, 차세대 소형 원자로 삭감 등 돈줄을 쥐고 정부를 압박하는 행동은 가히 국회 깡패나 다름 없지. 무정부상태로 만들어버리려는 민주당의 폭거에 대통령실은 정말 비상계엄 말고는 해결책이 없었던 걸까?"

"우리는 그날 밤 너무나 놀라고 당혹스러웠지. 민주당이 국회에서 입법 폭주를 한다고 해도, 먹고 살기 바쁜 우리들이 그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알 수가 없잖아? 그렇다고 갑자기 지금 21세기 민주주의 시대에 비상계엄 발령이라니. 장갑차 헬리콥터가 서울 시내에 등장하지를 않나 총이 등장하지를 않나. 너무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생각했어."

"국민과의 공감대가 너무 없어. 딴 나라 사는 사람 같잖아. 나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과 노선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좀 더 국민에게 설명하고 설득하고 소통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를 썼어야 했다고 생각해. 그게 너무 안타까워. ‘종북세력의 척결을 위해’ 계엄을 선포한다고 했는데 국민은 공감하지 못해. 하지만 불과 몇 달 전 민노총의 간부가 간첩죄로 징역 15년을 받았다는 사실. 그들은 북한 공작원과 직접 접촉하며 90건의 북한 지령문을 받고 24건의 대북 보고문을 보냈다는 것은 명백한 증거가 있는 팩트야.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아는 국민은 많지 않아. 국민과의 공감대를 잃어버린 지도자에게서 어떻게 리더십이 발현될 수 있겠어. 비상계엄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과 더 멀어져버렸어."

"그렇다고 윤석열의 끝이 이재명의 시작은 아니잖아? 그건 철저히 구별되어야 한다고 봐."

"국민은 이제 온화하고 안정적인 지도자를 가질 필요가 있어. 경찰 검찰 강성 군부 출신이나 범죄 사법리스크가 있는 사람이 모든 권력을 그 방탄용으로 이용하는 광기의 정치를 이제 그만 봐야 해.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획기적인 시스템과 제도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데, 개헌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어. 총리내각제, 대통령 4년 중임제, 소선거구제 폐지, 중앙당 철폐, 국회의원 3연임 금지 등 그간 정치 선진화를 위해 수도 없이 논의되고 토론되었던 의제들을 이번 기회에 탈바꿈시킬 수 있다면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공천 때마다 반복되는 계파 갈등, 승자 독식으로 국민 절반을 적으로 만드는 선거제도, 제왕적 대통령제와 의회 다수당의 폭거 그리고 팬덤 정치 놀이로 서로를 숙주 삼아 몸집을 키워가는 중앙당 정치의 폐해를 언제까지 이렇게 참담하게 지켜봐야 할지. 너무 참담해. 제발 이번만큼은 정치의 잿더미 속에서 희망의 싹을 띄웠으면 해."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와 관련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sonsujo@naver.com

※ 본 칼럼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 시각으로 더팩트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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