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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석] 볼썽사나운 '당원 게시판' 집안 싸움

  • 칼럼 | 2024-11-28 06:00

한 대표의 민생 행보 주목도 떨어져
명쾌하게 의혹 해명하는 것이 상식적


한동훈 대표 가족이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는 의혹을 두고 당 내분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배정한 기자
한동훈 대표 가족이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는 의혹을 두고 당 내분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3주가 지나도록 수습은커녕 당 내홍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심지어 한동훈 대표와 김민전 최고위원이 공개 석상에서 설전을 벌이는 일까지 발생했다. 앞으로 더 얼마나 길어질지 모른다. 당 일각에선 문제의 논란을 두고 "오래 끌 일인가"라는 안타까운 목소리도 나온다. 볼썽사납다.

오죽하면 원내사령탑도 우려를 표할 정도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와 친윤계가 충돌한 것을 두고 "이런 문제로 당에서 이견이 장기간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중히 발언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당원 게시판 논란은 당의 어려움을 자초하는 일임에도 상황은 더욱 꼬여만 가는 형국이다.

결국 부작용이 따르는 듯하다. 한 대표가 민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도 당내 게시판 논란이 이슈를 빨아들이는 양상이다. 한 대표가 줄기차게 민생 정당, 정책 정당을 외치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려 해도 당내 분열상에 관심이 쏠리는 게 사실이다. 국민이 게시글 작성자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당장 민생이 체감할 정도로 회복되는 것도 아니니까.

또한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으로 수세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국면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심판 호재도 일시적이었다. 오히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의 재표결에서 여당의 이탈표를 기대하는 눈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파열음이 들리기 때문일 것이다.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둘러싼 여당 내 계파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한 대표가 최근 중점을 두는 민생 행보보다 당원 게시판 의혹 해명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실정이다. /남윤호 기자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둘러싼 여당 내 계파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한 대표가 최근 중점을 두는 민생 행보보다 당원 게시판 의혹 해명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실정이다. /남윤호 기자

정작 한 대표는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가족이 글을 썼는지에 대해 말이 없다. 불쾌한 감정만 드러냈다. 당대표를 흔들고 끌어내리려는 정치 공세라는 인식을 내비쳤다. 하지만 당 구성원들은 해명이 늦어져 논란이 길어질수록 당에 좋을 게 없다며 우려하고 있다. 한 대표의 태도와 그동안 소통을 강조해온 게 모순된다는 뒷말도 들렸다.

특히 한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도 증폭되는 듯하다. 최근 만난 한 여당 인사는 한 대표가 정치 경력이 짧은 원외 인사라는 점과 여소야대 지형을 고려하더라도 당 조직 장악력과 통합, 위기 대응에 부침을 겪고 있고, 참신한 이미지가 소진되고 있다고 했다. 급기야 '도로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를 언급하면서 한 대표가 임기를 다 채우기 어려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해 온갖 추측성 루머가 생산되면서 당 내부는 갈수록 어수선해지고 있다. 의혹 해소는 신속한 게 좋다. 대중은 믿고 싶은 걸 믿기 때문이다. 과거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사태를 사례로 들 수 있겠다. 당시 당사자가 아무리 해명해도 학력 위조를 굳게 믿는 이들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한 대표는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할 책무가 있다. 국민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걸림돌인 당원 게시판 논란을 명쾌하게 해명하는 게 상식적이다. 비단 친윤계뿐 아니라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까지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위법성을 따지자는 게 아니라는 목소리가 크다. 의외로 해법은 간단할 수 있다. 당력만 낭비하는 당원 게시판 논란을 해소할 열쇠는 한 대표가 쥐고 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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