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제 없는 통합 논의는 '다람쥐 쳇바퀴'…통합 불씨 되살리는 '라운드 테이블' 마련 시급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광주‧무안 민‧군통합 공항 조성 사업이 난항에 빠졌다. 쉽게 비상구를 찾을 수도 없어 지역사회가 암담한 절망감에 빠져들 정도다. 2016년부터 광주공항 이전, 무안공항 통합논의가 시작돼 10년이 다 되어가니 그럴 만도 하다.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어서 더욱 곤혹스럽다. 통합 거점인 무안공항 인근 도로들에 '전투비행장 이전 결사반대'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을 정도로 일부 무안군민들의 반발 여론도 극심하다.
민주당 일색인 광주‧전남 정치권도 가치통합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군 공항통합이 의제로 다뤄진 국정감사에서도 서로 반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니 이해 당사자 간 합의 도출이 우선이라는 국회나 정부에 해결책을 미룰 수도 없어 시‧도민들의 걱정은 더욱 깊어만 간다.
광주시와 전남도, 그리고 무안군의 입장 차이가 얽히고 헝클어져 솔로몬의 지혜라도 구해야 할 상황이다. 최근에는 첨예한 갈등 국면이 민낯으로 노출되기도 했다.
통합 논의에 임하는 전남도와 무안군의 냉랭한 태도를 강기정 광주시장이 함흥차사, 양심불량 등에 빗대어 비판한 게 화근이 됐다. 강 시장이 곧바로 사과는 했지만 오랜 세월 공항 이전 숙원에 매달려온 광주시민들 입장에선 강 시장의 비판이 영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자식의 몸을 갈라 나누자는 재판을 거부한 여인을 진짜 어머니라 판결한 얘기가 유래되듯이 '솔로몬의 지혜'는 곧 '누가 진심인가'를 알아보는 현명함이다.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 보자면 기자는 지역사회가 강기정 시장의 어젠다에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강 시장은 시장 취임 전인 2021년부터 민‧군 공항 통합은 '공항복합도시 특별지자체 설립'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이를 위한 정책 연구 포럼을 거듭 개최하며 '연합을 통한 500만 광역경제권 구상'을 구체적으로 다듬었다.
강 시장은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단순한 행정 통합이 아닌 기능연합 중심의 도시연합을 통한 '광역생활경제권 조성'이란 그랜드 비전을 도시 간 연대와 협력의 의제로 떠올렸다. 이같은 의제를 근간으로 무안공항 일대를 공동 공항 복합도시로 개발하는 것이 민‧군 통합공항 조성의 해결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소음공해와 같은 환경피해 등 삶의 질 파괴를 우려하는 무안공항 인근 주민들의 반발은 그에 상응하는 이익 공유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통해 해소될 수밖에 없다. 그런 관점에서 기자는 특별지자체 설립을 기반으로 한 공동 공항 복합도시 개발을 제시한 '강기정 어젠다'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공항통합을 이뤄낸 유사한 사례들에서 착안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 '대구‧경북 신공항 도시 조성 프로젝트' 또한 의료 취약지인 군위군 주민과 경북 북부권 100만 주민에게 필수·응급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는 메디컬센터 건립과 같은 실질적 이익을 공유하는 상생 협약을 통해 사업의 진척을 이뤄내고 있다.
서로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형상화된 의제가 없는 민‧군 공항 통합 논의는 '다람쥐 쳇바퀴'에 불과하다. 지방선거라는 정치 행사가 다가오면 정치적 이해관계에 맞물려 통합논의는 더욱 겉돌 수밖에 없을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이해 당사자들이 지역 발전을 위한 진실 된 마음으로 함께 하는 새로운 각오의 '라운드 테이블'을 만들어 꺼져가는 통합 논의 불씨를 다시 되살릴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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