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제33회 파리 올림픽, 센 강에서 개막식
1924년 제8회 파리 대회 이후 100년 만의 올림픽 '귀환'을 통해 본 변화
[더팩트 | 박순규 기자] 100년이 흘렀다. 강산이 바뀌어도 10번은 바뀐 세월이다. ‘백년산절(百年山節)’이란 말이 있다. 100년 동안 산이 깎여 내려가 평지가 되었다는 뜻으로, 오랜 세월 동안 겪은 엄청난 변화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26일 화려한 막을 올리는 2024 파리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지난 1924년 제8회 대회에 이어 100년 만에 다시 파리에서 열리는 제33회 올림픽은 대회 규모와 참가 국가, 선수, 종목, 개최 방식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엄청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개막식이 경기장에서 열리지 않는다. 수천 명의 선수들이 수십만 명의 관중 앞에서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 강을 따라 보트를 타고 퍼레이드를 펼치게 된다.
세상의 변화는 빠르고 거대하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야 한다. 올림픽 역시 시대적 변화에 따라 이처럼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화해 왔다. 1차 세계대전의 상흔이 남아있던 1924년 파리 올림픽은 남성 중심의 올림픽이었지만, 2024년에는 여성 참가가 확대되고 남녀 평등을 강조하는 올림픽으로 변화했다.
2024년 대회는 329개 종목에 1만 5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거대한 규모로 진행된다. 이는 1924년 대회 규모의 약 4배에 달하는 수치다. 1924년에는 44개국, 2956명의 선수가 참가했던 반면, 2024년에는 206개국이 참여하며 전 세계적 스포츠 축제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특히 여성 선수들의 참여가 획기적으로 증가했다. 1924년에는 전체 선수의 5%에 불과했던 여성 선수 비율은 2024년에는 48%까지 늘어났다. 1924년에는 남성 위주 종목만 존재했던 반면, 2024년에는 남녀 평등을 실현하며 모든 종목에 여성 선수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
2024년 대회에는 306개 종목이 진행되며, 1924년 대회 대비 60개 종목이 추가됐다. 특히 4개의 신규 종목 (브레이킹, 서핑, 스케이트보드, 스포츠 클라이밍)이 추가되어 새로운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100년의 세월은 사회, 기술, 문화 전반에 걸쳐 인류의 생활 양식을 바꿔 놓았다. 1924년의 사회는 1차 세계대전 이후 아직 불안정하고 회복 단계에 있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은 제한적이었고, 인종 및 계급 간 불평등이 심각했다. 하지만 2024년 사회는 훨씬 더 다양하고 복잡해졌다. 여성과 소수자들의 권리가 크게 향상되었으며, 인종 및 계급 간 불평등 해소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기술적 측면의 변화는 더 놀랍다. 라디오와 영화가 등장하며 대중 매체가 발달하기 시작한 1924년에는 정보 접근성이 제한적이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접 경험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 하지만 2024년은 어떤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정보 홍수를 넘어 폭발이 일어났다. 누구나 쉽게 정보를 접근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되었으며, 전 세계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됐다. 올림픽 경기 역시 지구촌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실시간 중계를 볼 수 있다. 오히려 정보 과잉과 편향된 정보가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적 측면에서의 변화도 뚜렷하다. 1924년에는 국가주의와 전통주의가 강조되었다. 예술과 문화는 주로 엘리트층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2024년에는 다양성과 개인주의가 강조된다. 예술과 문화는 더욱 대중화되었으며,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고 있다. 문화적 획일화와 상업주의의 문제는 해결해야할 과제지만 말이다.
‘100년 만의 귀환’으로 불리는 이번 파리 올림픽은 지속 가능성, 평등과 다양성, 포용과 화합 등 현대 사회가 중요시하는 가치들을 강조하고 있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95%의 재활용 자재를 사용하며, 선수촌의 에어컨 설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최소한의 탄소 배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대중교통 이용 확대, 친환경 에너지 사용 등을 통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림픽은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 하나 되는 지구촌 축제다. 100년 전에는 참혹한 전쟁의 상처를 딛고 평화를 강조하며 파리에서 첫 올림픽이 열려 올림픽 정신을 구현했다. 2024년 파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올림픽이 열린다. 두 대회 모두 100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세계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과거의 비극을 기억하며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동시에,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희망을 담아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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