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친노 반발에도 '양문석 지키기'
총선 부정적 영향 당 안팎 우려 나와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을 일으킨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의 거취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양 후보가 과거 칼럼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불량품'이라는 표현을 쓴 점과 당 의원들에게 '바퀴벌레' '쓰레기' 등 모멸하는 글을 쓴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노·친문 진영의 반발이 거세다.
양 후보가 지난 18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며 사죄했으나, 당내 사퇴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이튿날 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도를 넘은 것"이라며 "재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 후보는 사퇴 압박과 비판에도 버티고 있어 그를 둘러싼 내분과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지도부에서도 시각은 갈린다. 이재명 대표는 양 후보의 공천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홍익표 원내대표가 양 후보를 겨냥해 선당후사를 강조하며 사실상 사퇴를 요구한 것과 정반대의 인식이다. 이 대표는 정치인이 정치인에 대해 비판했던 점을 문제 삼을 수 없다며 양 후보의 공천 취소에 부정적이다. 이 대표의 명분이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보긴 어렵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은 공인이므로 국민이나 정치인의 어느 정도의 비방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 우리 헌법은 표현의 자유를 국민의 권리로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도 이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2020년 6월 논평에서 북한이 대남전단 살포를 예고한 데 대해 "대한민국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나 비방도 수용하는 표현의 자유가 있는 국가"라고 했다.
비방과 모욕적인 언사를 두고 주관적 해석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정도가 다르다. 친문·친노 진영에서 양 후보의 과거 막말을 두고 소위 '선'을 넘은 망언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이 깔렸을 것으로 보인다. 용인하기 어려운 정도의 악의적이고 저급한 막말에 대해선 누구라도 발끈할 수밖에 없다. 신의가 중요한 정치적 관계라면 말할 것도 없다.
문제는 양 후보의 공천 문제로 민주당의 혼란상이 표출되고 있고, 결과적으로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당 안팎의 우려가 적지 않다. 수도권 한 후보 관계자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야구계 격언을 당 공천에 인용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 대표는 19일 후보의 발언이 지나쳤다고 인정하면서도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만 재확인했다.
국민은 극단적인 표현이 표현의 자유 허용 범위를 넘어선 것인지 보다는 후보의 도덕성과 인성을 우선 판단하지 않을까. 소위 '사이다'와 '막말'은 듣는 이의 감정을 좌지우지하는 법. 정치인의 막말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유권자가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분명한 건 살얼음판을 걷는 총선 시기에 민주당의 공천 잡음이 유권자들의 피로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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