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일부 총선 인재, '反윤석열' 인식…진영 정치 반복 우려
與 대중적 인물 중심 뒷말…정치 개혁 미지수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여야가 4·10 총선을 겨냥해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문성 있는 참신한 인물을 내세우며 유권자에 눈도장을 찍겠다는 전략으로 이해한다. 능력 있는 인재 영입은 인적 쇄신, 혁신 공천과 더불어 총선 승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렇기에 여야가 경쟁적으로 다양한 새인물을 공들여 영입하고 있다.
각계각층의 인재가 정치판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일은 꼭 필요하다. 그래야만 소위 '물갈이'가 될 수 있고, 우리 정치도 변화할 수 있다. 입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낮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래야만 한다. 이른바 '올드보이' 정치인의 총선 출마에 대한 반감이 생기는 것도, 많은 비판이 나오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은 14일 기준 19명의 영입 인재를 발표했다. 사회복지 전문가, 지방소멸대응 정책전문가, 기후환경전문가, 지방행정 전문가 등이 포함됐다. 20·30세대도 두 명(김용만·백승아)이 발탁됐다. 우리 사회의 과제를 해결해줄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영입한 인재들은 '反윤석열' 인식이 강해 보인다. 영입인재 18호 유동철 동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4일 인재영입식 인사말에서 "엑스포는 뒷전이고 파리에서 술잔을 기울였던 대통령, 재벌 총수들을 거느리고 부산에서 떡볶이를 먹으며 서민의 삶을 기망하는 대통령, 거부권을 남발하는 대통령"이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몇몇 인재도 현 정부의 국정운영과 정책 등에 강한 반대를 표출했다. "윤석열 정부가 망가뜨린 기후 위기 대응 기반을 정상으로 돌려놓겠다."(1호 인재 박지혜 변호사) "이번 총선을 통해 윤석열 정부에 따끔한 경종을 울려야 한다."(10호 인재 김남근 변호사) "지방을 죽이는 일에 앞장서는 정부와 맞서 싸워야 한다."(17호 인재 김제선 희망제작소 이사)
야당 영입 인재로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할 수 있다.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용기 있는 행동이다. 현 정부의 국정운영과 정책에 대한 평가와 생각은 다 다르다. 자신만의 정치 비전과 당찬 포부를 밝힌 점도 좋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켜본 인재를 두고 국민은 감동했을까. 오히려 혐오와 증오를 부추기는 구태 정치가 반복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일반적으로 누구든 신인의 참신함을 주목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일부 영입 인재의 인식을 보면, '재방송'을 보는 것 아닌가 싶다. 정당이 공들여 영입한 정치 신인이 기성 정치인과 다를 게 없다면 인적 혁신은 실패다.
여당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의힘 1호 영입인재 박상수 변호사는 지난달 초 법조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성혐오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고,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 등 언론인이 정치권이 직행한 것을 두고서도 비판이 나온다. 당이 '사격 황제' 진종오 대한체육회 이사, 스타영어강사로 불렸던 김효은 씨, 진양혜 전 KBS 아나운서 등 인지도가 높은 인물 영입에 힘을 주고 있다는 뒷말도 들린다.
올해 들어서만 두 차례 정치인에 대한 테러가 발생했다. 정치인을 향한 공격은 어떤 이유라도 있어선 안 된다. 그런데도 일각에서는 우리 정치가 진영이나 이념 대결을 부추겼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정치권이 고민할 지점인 건 분명하다. 이에 따라 국민은 각 당에 영입된 인재에게 정치 체질 개선을 기대한다. 지금처럼 당이 원하는 말만 하는 모습은 아니다. 아마 이들도 정치권에 몸담지 않았던 시절 국민과 같은 생각이었을 게다.
소수의 인재가 정치에 입성한다고 구태 정치를 바꾸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21대 국회 일부 초선 의원들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현실 정치'를 대놓고 비판한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여전히 정치권은 인기영합주의와 이념 연대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인재 영입이 주목을 끌기 위한 이벤트는 아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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