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총선 승리를 위해 단결하자"
임혁백"윤석열 검찰정권 탄생 빌미 분 책임져야"
"대선후보 이 대표도 자유롭지 않아"
[더팩트ㅣ김병헌 기자] ‘내 탓이오’ 1990년대, 차량 뒷유리에 너도나도 붙였던 스티커를 상당수 국민들은 기억할 것이다. 고 김수환 추기경이 남 탓하기 전에 자신부터 돌아보자며 시작한 캠페인의 문구다.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진다는 ‘내 탓이오’는 미국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Harry Truman)이 백악관에 입성한 뒤 좌우명으로 삼은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소통의 달인으로 후대의 평가를 받는 그는 결단을 내린 뒤에는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짊어졌다고 전해진다.
원래 이 문구는 포커판에서 유래했다.즉 패(buck)를 돌려야 할 사람이 다른 이에게 전가할 때 쓰는 말이라고 한다. 트루먼은 국정운영 과정에서 소통과 대화를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결단을 내릴 때는 여야를 막론하고 두루 의견을 들었고 여론을 세심하게 살폈다. 국민이 어떤 불만을 갖고 있는지 기꺼이 들어주는 사람이었다. 한마디로 소통의 달인이었다. 결단을 내린 뒤에는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짊어졌다. 트루먼이 좌우명으로 사용한 뒤 이 문구는 국가 지도자급 인사들의 결단력과 책임성을 상징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공천을 앞둔 상황에서 때아닌 책임 소재를 다투는 문제로 내홍이 간단치않다. 그런데 책임 소재에 대한 논리가 명쾌하지 않아 뒤숭숭하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번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못하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데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져야 된다고 당내 주류인 친명(이재명)계가 여론을 몰아가기 때문이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도 지난 6일 1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의 원인을 제공한 분들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친문(문재인)계 인사들은 공천에 빠지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충분하다. 특히 문 정부 청와대 요직에 있던 인사들의 반발이 드세다.
일각에선 문재인정부의 핵심 정책을 주도했던 인사들이 공천 과정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 출마 선언을 한 임종석·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출마 가능성이 있는 문 정부 청와대·장관 출신들을 겨냥해 경고장을 날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그날 문 정부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노형욱 전 장관은 광주 동남갑에서 공천 배제됐다.친문의 집중포화를 받고있는 임 전 비서실장이 출마를 선언한 서울 중성동갑에는 친명계 조상호 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 투입이 거론된다. 따지자면 윤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임명된 시기도 노 전 실장 재임때다.
더욱 공교로운 대목은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만난 뒤 불거지고 있다는 지점이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해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단결하자"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도 "용광로처럼 분열과 갈등을 녹여내 단결해서 총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리는 명문(아재명 문재인)정당"이라고 화답한 바 있다. 내홍은 갈수록 깊어가는데 이 대표는 한마디 말이 없다. 기시감마저 든다. 탈당해 새로운 길을 모색중인 이낙연 전 대표및 원칙과상식 의원 등과 친명계의 갈등때와 같이 이 대표는 변함없이 침묵모드다. 명문 갈등의 본질은 공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을 이 대표와 가까운 친명 의원들로 채우고 싶은 이 대표 의중을 반영했다는 전망이 많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계파 갈등의 본질은 공천이라는 이익 문제"라고 말했다.
친문계도 임종석 실장을 필두로 친문계도 대응하는 모습이다 임 전 비서실상 을 비롯 노 전비서실장 고민정 최고위원, 박수현 전 국민소통수석등도 나서 "뺄셈의 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모두의 책임이지 전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는 요지로 반박하고 있다. 선거 자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정치권에선 당장 친문계 핵심 인사들을 향한 자진 불출마 권고로 해석됐고, 임종석·노영민 전 실장를 비롯해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전해철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친문 인사들에게 사실상 결단을 압박한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국회 안팎에서는 임 공관위원장 입장에서 윤석열 정권 탄생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는 분들은 이번엔 빠지라는 메시지를 내는데, 민주당에서도 "(대선 패배에) 누가 책임이 없겠느냐.대선후보였던이 대표도 전혀 자유로울수가 없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공관위원장이 이 대표의 코드만 맞추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정당의 대선 패배를 일부 특정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려는 태도도 문제다. 우리 정치사에서 대선 패배의 첫 번째 원인은 늘 대선 후보와 당시 선거를 이끌었던 지도부였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 대표가 1순위다. 선거에서 진다면 지도부 사퇴와 비대위 구성이 당연한 수순이다, 0.73%p 차를 명분 삼아, 당시 대선후보를 지역구에 출마시켰고 당 대표로 만들었다. 그리고 물러났던 당 대표는 돈봉투 사건으로 옥중에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연합에 합류하겠다며 나서고 있다.
공천을 두고 계파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현역 평가 하위 20% 명단을 통보하기 직전인 이번 설연휴는 비명계에게는 '잠 못이루는 밤'으로 점철될게 자명해 보인다. 정말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후보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가정이지만 만약 이겼다면 이 후보와 친명계 주류의 영광이 아니고 문정부와 친문의 영광이었을까 정말 궁금하다.하물며 시정잡배의 포커판에서도 책임은 당사자가 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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