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논란 입장 표명 예상
'몰카 공작' 입장 유지할 경우 리스크 커질 우려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설 연휴를 앞둔 7일 지상파 방송사와 대담을 갖는 방안이 유력하다.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해 5월 취임 1주년 이후부터 "대통령 기자회견을 추진해달라"는 요청이 쏟아졌지만, 그때마다 대통령실은 "언론 소통을 위한 여러 방안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취재진을 달랬다. 그러던 중 20년 지기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면충돌하고 이틀 만에 만나 아무 일 없다는 듯 봉합하는 드라마틱한 일들이 전개됐다. 대통령의 직접 소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마침내 윤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 설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대담에서 가장 주목되는 건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논란에 대해 윤 대통령이 어떤 수위로, 어떤 방향의 입장을 밝히느냐다. 언론 소통 일정이 늦어진 것도 이 부분에 대한 고심이 깊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대통령실 내에선 사과할 경우 야권 공세가 더 거세져 총선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의견과 김 여사 논란이 더 커지지 않도록 국민에 내용을 설명하고 털고 가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첫째는 '디올백' 논란은 "몰카 공작이 사건의 본질이라는 입장이며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가 진행돼 처리될 것"이라는 것, 또 하나는 "몰카 공작은 맞지만 국민이 걱정하는 부분도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전자는 취임 전 법무부 장관 신분으로 국회를 찾았던 한 위원장, 후자는 지난달 중순 당 안팎의 여론을 직시한 후의 한 위원장 입장이다. 두 발언 뒤 한 위원장에 대한 여론과 평가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윤 대통령도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
한 위원장은 최고 권력을 쥔 전 직장 상사와 맞서야 하고, 그로 인해 여당 내에서 리더십이 휘청일 수 있는 리스크가 있었다. 이를 모두 염두에 두고도 의도적으로 입장을 바꿨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두번째 '사과' 시나리오를 택해서 감내해야 하는 리스크가 이보다 더 클까.
사과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총선에 미칠 영향'이라면 이미 논란이 확대 재생산돼 충분히 반영된 상황이다. 외신까지 나서서 '디올백' 논란을 조명했고, 대응을 두고 당정이 부딪히다 결국 윤 대통령이 '공무원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으로 고발당하기에 이르렀다. "제가 아니면 남편을 구제해 줄 사람이 없었지 않겠냐"라던 띠동갑 아내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이 '사과' 결단을 가로막는 가장 큰 벽이 아닌가 싶다.
역대 대통령들도 가족의 각종 논란과 의혹에 휩싸여 곤욕을 겪은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최고 권력자의 숙명이라는 듯 결국 사과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둘째 아들 현철 씨가 한보 특혜 대출 비리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검찰에 조사를 지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비리 연루 의혹이 제기된 둘째 아들과 셋째 아들에게 검찰 수사를 받으라고 압박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형인 건평 씨 부동산 투기 의혹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아들 시형 씨가 연루된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의혹사건' 특검법까지 수용했다. 리더십 타격은 있었지만 국민은 생각보다 관대했고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국민은 늘 옳다"고 강조해 온 윤 대통령이 국민 앞으로 한발 다가가는 결단을 내리길 기대한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