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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헌의 체인지] 윤석열-이준석 갈등, '최고 윤핵관'으로 풀어라

  • 칼럼 | 2021-12-30 00:0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으로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지지자들의 속만 새까맣게 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장애인본부 전국 릴레이정책투어 출정식./남윤호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으로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지지자들의 속만 새까맣게 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장애인본부 전국 릴레이정책투어 출정식./남윤호 기자

갈등 길어지면 양측 모두 '파멸', '이윤치윤(李尹治尹)'이 해결책

[더팩트ㅣ김병헌 기자]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당대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지지자들은 궁금해한다. 태평스러워 보이는 것을 보면 혹여 배가 부른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마저 든다. 속을 모르는 사람 처지에서 보면 불러도 한참 부른 것 같아 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당 내부에서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애기가 또 불거지는데도 윤 후보는 없다고만 하고 이 대표는 선대위를 박차고 나와 또 연락을 끊었다. 29일 아침 무기한 연기되기는 했지만 초선의원들과 토론까지 하겠다고 강수를 둔다. 후보 따로 대표 따로 '콩가루당'이 따로 없다.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내고야 말겠다고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인데...

정권교체를 원하는 이들은 애가 탄다. 결코 윤 후보가 좋아서 정권교체를 원한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이들은 현 정권이 잘한 것이 없어 갈아보겠다는 것이고 후보를 윤석열로 정한 것뿐이다. 긴박함이나 초조함, 절실함이 손톱만큼이라도 있다면, 이럴 순 없다.

당연히 당 내부는 전전긍긍이다. 당 분열상을 둘러싼 야권 내 우려가 커지는 것을 고려한 듯 서로 공개적인 비판 수위를 조절하고 있지만 속으로 울화통이 터질 것이다. 그래도 좋은 게 좋다고 이 대표의 '선대위 복귀론'을 띄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29일 이번 주 내로 이 대표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양산 회동' 이래 다시 중재자로 나선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날 "잘 정리됐다"고 에둘러 덕담 같은 애기만 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가 선대위 안에 있든 밖에 있든 우리 당 대표다. 지금 선대위에서 빠졌다고 해서 이 대표가 제외된 사람은 아니다"며 "당을 이끄는 지도자로서 충분히 본인 스스로가 감지를 하고 그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기대섞인 말만 했다. 그리고는 선대위 전면개편 가능성은 일축하며 운영방식의 변화를 거듭 확인했다.

또 "선대위 현 시스템을 그대로 놔두고 운영방식을 새롭게 만들겠다"면서 "보다 더 효율적으로 운영을 하겠다는 이야기"라며 선대위 인적 개편에는 재차 선을 그었다. 정권교체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선대위에 폭넓게 참여해야 한다는 윤 후보의 생각을 존중하면서 인적 개편 대신 ‘효율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는 게 적절할 것 같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28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의 존재를 부인했다. 윤 후보가 이날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28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의 존재를 부인했다. 윤 후보가 이날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김 원내대표의 중재로 윤 후보와 이 대표 양측이 서로를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을 자제하기로 합의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선대위 복귀를 하지 않더라도 이 대표가 지역을 집중적으로 다니며 청년층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방식으로 갈등상을 봉합하는 방안도 당 일각에서 거론된다.

하지만 뭐라는 말로도 지금 이 사태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아직 냉전 중'이라는 의미밖에 알 수 없다. 당내에서도 '봉합'보다는 '휴전'에 가깝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대표가 요구하는 선대위 인적 쇄신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도 선대위 참여 의사자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 대표는 28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구체적으로 윤 후보 측의 요청이 있으면 그건(선거대책위원회 복귀) 당연히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표가 선대위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지적하면서 윤 후보의 러브콜이 재차 있더라도 선대위의 구조적 변화가 있기 전 복귀는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윤 후보는 '이 대표의 복귀를 희망하는냐'는 질문에 "본인이 누구보다 당 대표 역할을 잘 알고 계시고 잘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두루뭉술하게 답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 김 위원장 셋이 스무고개를 하는 것 같다.

외적으로는 당사자인 이 대표를 압박하는 여론의 수위가 높아지는 것이 가장 큰 변수다. 이 대표로서도 당 내부에서 "자중하라"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급기야 초선들이 단체행동까지 나서면서 부담이 커진 셈이다.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돈산업발전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이선화 기자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돈산업발전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이선화 기자

이 대표가 "이런 게 민주주의"라고 포용적 기조로 말하긴 했지만, 지금보다 갈등상이 악화될 경우 이 대표 입지부터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양산 회동' 때와 달리 이 대표에 대한 당내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윤 후보로서도 이 대표의 복귀가 절실하다. 둘의 관계는 얼핏 남녀간의 밀당처럼 보이지만 갈등으로 보는 게 맞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선대위 운영체계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밀당은 이해관계 없이 상대방이 자신에게 상당한 관심이 있는 상태를 전제로 하기에 어떤면에서는 사안도 간결해 풀기도 편하다. 이번 갈등만 해도 이해관계가 여럿 엉켜있다. 풀어내는 것은 역시 리더십밖에 없다.

김 위원장이나 김 원내대표의 몫이 아니다. 오로지 윤 후보의 리더십만이 갈등 해결의 열쇠다. 대선후보라면 개인, 학연, 지연, 파벌, 친소관계 등 모든 사적 이해관계를 희생하고 오로지 공적 영역만 중시하면서 정권교체를 위해서 무조건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게 정치이고 공당의 대선후보로서 숙명이다. 아쉽게도 윤 후보는 대권 도전을 선언한 이후 리더십이나 감동이나 포용력을 지지자들에게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었다. 위기인 지금이 동시에 기회인것이다. '윤핵관' 중 최고의 '윤핵관'인 윤 후보가 '윤핵관'으로 야기된 '선관위'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 '이윤치윤(李尹治尹)'이다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돈산업발전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이선화 기자

bien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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