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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 줄이자는 김태형 감독, ‘승부치기’에 대한 입장부터 밝혀야 [김대호의 야구생각]
폭염 대책으로 '경기 수 축소' 주장
선수 보호 위해 '승부치기' 도입 필수
감독들 반대로 시행 불발


김태형 롯데 감독이 '경기 수 축소'를 주장하고 나섰다. 폭염에 따른 선수 보호가 이유다. /뉴시스
김태형 롯데 감독이 '경기 수 축소'를 주장하고 나섰다. 폭염에 따른 선수 보호가 이유다. /뉴시스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또다시 ‘경기 수 축소’를 주장했다. 전례가 없는 폭염으로 프로야구가 5일 동안 강제 휴식에 들어가자 "선수 부상과 안전을 고려해 팀당 144경기 수를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형 감독이 경기 수 축소를 들고나온 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질 저하’ 운운하며 우리 수준에 144경기는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2020년 코로나 시절엔 더욱 강하게 성토했다. 질적 저하에 선수들 부상을 더했다. 이쯤 되면 김태형 감독에게 ‘경기 수 축소’는 소신이다. KBO리그는 코로나가 창궐했던 2020시즌 개막을 한 달가량 늦추면서도 팀당 144경기를 모두 치렀다.

경기 수가 줄어들면 여러 가지 혼란과 피해가 불가피한 것을 모를 리 없는 김 감독이 줄기차게 부르짖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태형 감독은 모든 것을 ‘선수 편’에서 찾는다. 선수들의 안전과 부상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질적 저하’도 선수 혹사를 걱정하는 데서 비롯됐다. 사실 KBO리그 수준은 20년 전과 비교해 정체 내지 퇴보했다. 특히 144경기를 치르기에 불펜 수준이 따라가지 못한다. 이 때문에 마무리 투수들의 혹사는 심각한 수준이다.

혹서리를 맞아 잠실야구장에서 시원한 워터 페스티벌이 펼쳐지고 있다. /뉴시스
혹서리를 맞아 잠실야구장에서 시원한 워터 페스티벌이 펼쳐지고 있다. /뉴시스

그렇다고 때만 되면 기다렸다는 듯 ‘경기 수 축소’를 화두에 올리는 건 리그 지도자로서 매우 무책임하다. 경기 수가 줄어들면 그 후유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관중 수가 줄고 중계권 협상도 다시 해야 한다. 광고 수입도 직격탄을 맞는다. 전체 파이가 줄어든 각 구단은 FA 지출을 줄이고, 선수 연봉도 제한을 둘 수밖에 없다. 즉 ‘경기 수 축소’는 ‘리그 축소’로 직결된다.

기후 변화 대응과 리그 보호를 위해 ‘경기 수 축소’는 올바른 대책이 될 수 없다. 경기장 시설 개선과 선수 안전을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행스러운 건 현재 하나밖에 없는 돔구장이 조만간 세 개로 늘어난다는 점이다. 2028년 청라돔에 이어 2032년 잠실돔이 들어선다. 여기에 부산에도 돔구장 건설 계획이 본격화됐으며, 국가적 사업으로 중부권 돔구장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폭염에 따른 선수 보호를 위해선 리그 운영 방식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혹서기 일정을 조정해 올스타전을 8월로 옮기고 앞뒤 휴식일을 확대하는 방안이다.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 우리나라도 2032년이 되면 돔구장이 세 개로 늘어난다. 돔구장은 이상 기후에 따른 폭염을 피할 수 있는 최고의 시설이다. /서울시설관리공단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 우리나라도 2032년이 되면 돔구장이 세 개로 늘어난다. 돔구장은 이상 기후에 따른 폭염을 피할 수 있는 최고의 시설이다. /서울시설관리공단

‘승부치기’는 선수 보호와 경기 시간 단축 그리고 박진감 있는 승부를 위해 도입이 필수다. ‘승부치기’는 2020년 코로나 이후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감독들의 거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감독들은 겉으론 선수 안전과 보호를 내세우면서 선수 혹사(특히 불펜)를 방지할 수 있는 최선책인 ‘승부치기’에 대해선 반대한다. 책임을 떠안기 싫은 이기적인 발상이다. 메이저리그는 2020시즌 ‘승부치기’를 전격 도입했다. 연장 10회부턴 무사에 주자를 2루에 두고 공격을 시작한다. 2루 주자는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에 포함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는 ‘승부치기’ 시행 이후 연장전의 70% 이상이 10회에 끝난다. 김태형 감독이 진정 선수 보호를 생각한다면 ‘경기 수 축소’ 주장에 앞서 ‘승부치기’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다.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 우리나라도 2032년이 되면 돔구장이 세 개로 늘어난다. 돔구장은 이상 기후에 따른 폭염을 피할 수 있는 최고의 시설이다. /서울시설관리공단

daeho902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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