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감독들 우승 뒤에도 자세 낮춰
삼성 등 약진, 변수 많아 판도 안개 속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부임 이래 가장 탄탄한 전력이다." "2026시즌은 3년간 준비해 온 결과물이 될 것이다." "투-타 완벽한 구성이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한국시리즈 2연패는 떼논 당상처럼 얘기한다. 자신감의 근거는 있다. 모든 면에서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선발-불펜-타선, 여기에 백업까지 이상적인 조합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지난해엔 2% 부족했는데 ‘천운’이 따랐다고 했다.
지금까지 이 정도로 확신에 찬 감독은 없었다. ‘우승이 목표’라는 것과 ‘우승을 자신한다’는 건 사뭇 다르다. 보기에 따라 ‘자만심’으로 비칠 수 있다. 2024시즌 우승한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그랬다. 이 감독은 "2년 연속 통합우승을 걱정하지 말라"고 큰소리쳤다가 개망신 당했다.
한국시리즈 4연패 등 통산 10번 우승컵을 들어 올린 김응용 전 해태 타이거즈 감독은 단 한 번도 우승을 자신한 적이 없었다. 우승한 뒤엔 늘 "걱정이 태산이다.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고 머리를 부여잡았다. 삼성 라이온즈를 이끌고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한 류중일 감독 역시 "내년엔 더 힘든 시즌이 될 것"이라고 머리를 조아렸다.

김응용 류중일 감독의 이런 말은 엄살이 아니다. 실제 변수가 너무 많다. 특히 야구는 그렇다. 144경기의 장기레이스에서 어떤 돌출 상황이 나타날지 예측 불가능하다. 더그아웃 분위기는 시시각각 변한다.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염경엽 감독의 호기가 불안하다.
전문가들은 LG를 2026시즌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독주를 예상하진 않는다. 삼성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선전도 예상된다. 2025시즌에 비해 훨씬 상-하위 팀 간 전력 차가 좁혀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는 지난해 선발 투수 5명이 모두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다. 올 시즌 변화는 없다. 외국인 투수 2명도 재계약했다. 염 감독은 지난해 선발 5명에 올해는 이민호 김윤식이 합류해 더 두터워질 것으로 자신한다. 지난해 부진했던 함덕주 이정용 장현식 등 불펜도 달라질 것으로 바라본다. 타선에서도 김현수가 빠진 자리는 거포 이재원이 충분히 메워 주리라 기대한다. 오지환 박해민은 당연히 제 몫을 할 것으로 의심치 않는다. 지난해 절정을 찍은 신민재가 걱정이지만 구본혁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믿는다. 부정적 요소는 거의 없다. 이 모든 것은 바람일 뿐이다.

삼성은 2014년 이후 최고의 전력을 구축했다고 자부한다. 유일한 감점 요소인 불펜이 많이 보강됐다. 김무신 최지광 이재희 백정현 등 부상병들이 대거 복귀한다. 마무리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미야지 유라가 최대 변수다. 지난해보단 무조건 강해졌다. 선발 야구를 기치로 내건 kt나 잠재력 만큼은 최고인 두산 역시 이를 갈고 있다. 중위권으로 분류되고 있는 한화 이글스, SSG 랜더스, NC 다이노스, KIA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누군가에게 지난해 LG가 그랬던 것처럼 ‘천운’이 따를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은 ‘지략’이 매우 뛰어나다. 섣불리 나대지 않는 감독이다. 2026시즌이 기대도 되고 불안하기도 하다. 굳이 ‘겸손’을 미덕으로 치부하고 싶지 않다. ‘지나친 자신감’은 판단의 균형을 깨트릴 수 있다. 자기 성찰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자신감’과 ‘신중함’이 잘 조화를 이루길 바란다.

daeho902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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