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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러브, 이런 일도 있었다…44년 역사에 얽힌 '사연' [김대호의 핵심체크]
이승엽, 10회 수상으로 역대 최다
삼성 73회, KIA 72회, 두산 51회로 3위
펠릭스 호세는 기념 트로피 선물로 줘


이승엽은 일본에서 8년 간 활약했음에도 10차례나 골든글러브를 차지해 역대 최다 수상자다. /뉴시스
이승엽은 일본에서 8년 간 활약했음에도 10차례나 골든글러브를 차지해 역대 최다 수상자다. /뉴시스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2025년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9일 열린다.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게 수여되는 골든글러브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관하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1982년 원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44회째를 맞는다.

지금도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야구 종주국인 미국은 ‘골드글러브’라고 하는데 우리는 왜 ‘골든글러브’가 됐냐는 점이다. 영어 표현상 둘 다 맞다. ‘Gold’는 말 그대로 ‘금’이고, ‘Golden’은 ‘금빛’이란 뜻이다. 미국엔 ‘골든글러브’란 유명한 영화 시상식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골든글러브’란 명칭을 사용한 건 일본식 표현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멜 로하스는 3차례 골든글러브를 수상해 외국인 최다를 기록 중이다. /뉴시스
멜 로하스는 3차례 골든글러브를 수상해 외국인 최다를 기록 중이다. /뉴시스

1982년 첫해엔 미국과 마찬가지로 ‘수비 잘하는 선수’에게 이 상을 주고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따로 선정했다. 골든글러브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1983년부터 타격과 수비는 물론 인지도까지 망라해 수상자를 뽑기 시작했다. 미국은 ‘타격 잘하는 선수’에겐 ‘실버 슬러거’를 수여하고 있다. 김하성은 2023년 한국인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지난해까지 가장 많은 골든글러브를 수집한 선수는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KBO리그에서 15시즌 동안 활약하며 10차례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다음으로 양의지가 9차례 수상해 이승엽의 뒤를 잇고 있다. 양의지는 올해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가 유력해 이승엽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보인다. 한대화와 양준혁 최정이 8차례 골든글러브를 가슴에 안았다.

배우 홍수아는 멋진 투구 폼으로 시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을 들었다. 2005년 두산 홈 경기에서 시구하고 있는 홍수아. /두산 베어스
배우 홍수아는 멋진 투구 폼으로 시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을 들었다. 2005년 두산 홈 경기에서 시구하고 있는 홍수아. /두산 베어스

팀 별로는 삼성 라이온즈가 73회 골든글러브를 가져가 KIA 타이거즈의 72회에 한 개 차로 앞서 있다. 3위 두산 베어스가 51회로 1,2위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LG 트윈스가 49회를 기록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프로야구 초창기 만년 꼴찌팀으로 설움을 받았던 삼미 슈퍼스타즈가 3년의 짧은 역사 동안 3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2루수 정구선은 1983년과 1984년 2년 연속 시상대에 올랐다. 1982년엔 양승관(외야수), 1983년엔 장명부(투수)가 수상했다.

지난해까지 전체 271명의 수상자 가운데 외국인 선수는 30명으로 11%를 차지했다. 두산이 총 8회로 최다를 기록했다. 더스틴 니퍼트와 조쉬 린드블럼이 2회씩 수상했다.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에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는 NC 다이노스가 5차례 골든글러브를 가져갔다. 멜 로하스는 3차례 골든글러브를 차지해 외국인 선수 탑에 올랐다. 2019년엔 10개 포지션 가운데 4개를 외국인이 가져갔다. 조쉬 린드블럼(투수) 호세 페르난데스(지명타자) 제프 센즈, 멜 로하스(이상 외야수)가 주인공이다.

최형우는 지난해 만 41세의 나이에 골든글러브를 가슴에 안아 최고령 수상의 신기록을 세웠다. /뉴시스
최형우는 지난해 만 41세의 나이에 골든글러브를 가슴에 안아 최고령 수상의 신기록을 세웠다. /뉴시스

팬들을 웃기고 울린 사연도 많다. 1986년 유격수 부문 시상자로 무대에 선 배우 이보희는 김재박을 ‘김재전’으로 호명해 순간 시상식장을 침묵에 빠트렸다. 한자로 이름이 표기돼 있던 시절이라 ‘박(博)’과 ‘전(傳)’이 비슷하다고 해도 천하의 김재박을 모른단 사실에 더욱 놀랐다. 2006년 대장암 수술을 받고 2007년 시상자로 나선 최동원은 "시간이 나면 건강 검진을 꼭 받기 바란다"고 말해 주변을 숙연케 했다. 최동원은 2011년 세상을 떠났다. 2015년 유격수 부문 수상자 김재호는 즉석에서 예비 신부에게 프러포즈를 해 가슴을 뭉클하게 했으며, 역시 2015년 삼성에서 NC로 이적 직후 골든글러브를 받은 박석민은 수상 소감을 말하다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시구 행사에서 멋진 투구 폼으로 인기를 끈 배우 홍수아는 2007년 시상자로 나와 "투수 모자란 팀 있으면 연락 바란다"는 재치있는 멘트를 남겼다. 2024년 만 41세의 나이에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에 오른 최형우는 "이 나이에 이 상을 받게 될 줄 몰랐다"며 멋쩍게 웃었다. 한편 1999년 외야수 부문 수상자 펠릭스 호세는 황금색 글러브 트로피를 부산의 단골 술집 사장에게 선물로 준 것으로 알려져 충격과 함께 많은 비난을 받았다.

daeho902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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