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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 ‘복고 바람’, LG 한화 롯데 감독의 '찐 카리스마' 대결 [김대호의 야구생각]
카리스마 작렬하는 염경엽 김경문 김태형 감독, 2025년 '대세'
1980년대 감독 중심의 야구로 회귀 현상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지략가'로 통한다. 분석과 기획력이 뛰어난 감독으로 팀이 감독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길 원한다. /뉴시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지략가'로 통한다. 분석과 기획력이 뛰어난 감독으로 팀이 감독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길 원한다. /뉴시스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프로야구 감독도 큰 흐름이 있다. 시대상을 반영한다. 1980년대엔 무소불위의 독재자 타입이 대세였다. 김영덕 김응용 김성근 감독은 야구단이란 ‘소왕국’의 군주였다. 코치와 프런트는 신하와 비서였다. 1980년대 후반 사회 전반에 민주화 열기가 분출되면서 ‘자율야구’ 기치를 내건 이광환이란 ‘혁명가’가 나타났지만 높은 기득권 벽에 막혀 좌절됐다.

1990년대에 접어들어 야구단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 선구자는 신생팀 LG 트윈스였다. 미국식 야구를 천명한 LG는 일본통 백인천 감독을 내보내고 미국야구 신봉자 이광환을 영입했다. 유학파 이광환 감독은 OB 베어스(두산 베어스 전신)에서 버림받은 뒤 낭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광환 감독은 미국에서 배운 이론을 한국야구에 접목시켜 대성공을 거뒀다. ‘스타 시스템’으로 일컬어지는 투수들의 역할 분담은 이광환 감독 최고의 치적이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현역 최고령 사령탑이다. 자신만의 확실한 야구관을 갖고 있으며, 이에 대해선 타협이 없다. /뉴시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현역 최고령 사령탑이다. 자신만의 확실한 야구관을 갖고 있으며, 이에 대해선 타협이 없다. /뉴시스

이광환 감독 이후 각 구단은 유학파와 부드러운 리더십을 선호했다. 강력한 카리스마보다 유연한 사고와 탄탄한 이론을 갖춘 인물을 찾았다. 천보성 김용희 박종훈 양상문 감독이 대표적이다. 이들과 다른 결로 김인식 김재박 선동열 류중일 감독은 자신만의 야구 색깔을 강하게 구현하면서 한편으론 소통을 실천한 인물이다.

2025시즌 들어 ‘복고풍’이 KBO리그를 강타하고 있다. ‘빅3’를 형성하고 있는 염경엽(LG 트윈스), 김경문(한화 이글스), 김태형(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1980년대 ‘3김’ 못지않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장착하고 있다. 이들은 소신이 뚜렷하고, 타협보다 밀어붙이는 성향이 강하다. 개성보다 조직의 융화가 우선이고, 감독으로서 권한을 중요시한다. 리더의 절대적 능력은 남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다고 믿는다. 요즘 사회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지금 야구계가 요구하는 리더인 것만은 분명하다.

염경엽 LG 감독은 자수성가형답게 엄청난 노력파다. ‘메모광’이라 불릴 정도로 분석, 기획 전문가다. ‘내가 특별하지 않으면 남을 지도할 수 없다’란 철학을 갖고 있다. 소통도 철저한 기획에 따라 만들어진다. 때와 장소에 따라 대화의 종류를 정할 만큼 치밀하다. 대신 자신의 주장이 맞다고 생각하면 절대 굽히지 않는다. 염 감독은 ‘모래알’이란 말을 가장 싫어한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다. 팀워크가 최우선이며 이를 받쳐줄 강한 규율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책임은 감독이 진다. ‘헌신적 리더’가 염경엽 감독이 지향하는 가치다.

김경문 한화 감독을 한 단어로 정의하면 ‘뚝심’이다. 한 번 믿으면 끝까지 간다. 자신이 믿은 선수에겐 충분한 기회를 준다. 주변 참견에 흔들리지 않는다. ‘고집 불통’이란 얘기를 들으면서도 밀고 나간다. 잠재력만 보였던 문현빈을 중심타자로 중용하고, 제구력이 불안한 김서현을 마무리로 고정시켜 성공했다. 자신만의 야구에 대한 신념이 강하다.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게 감독 역할이라고 믿고 있다. 감독 권위에 도전하는 그 누구와도 맞설 준비가 돼 있다. 장기적 성과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상남자'로 불린다. 매사 분명하고 직설적이라 오해의 소지가 없다. 이 때문에 많은 선수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뉴시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상남자'로 불린다. 매사 분명하고 직설적이라 오해의 소지가 없다. 이 때문에 많은 선수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뉴시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무섭고 엄하다. 흔히 말하는 ‘상남자’다. 지적할 사항이 있으면 대상이 누구든 그 자리에서 한다. 선수 시절부터 그랬다. 돌려 말하지 않는다. 충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5월 18일 삼성전에선 감독이 가장 먼저 뛰어나가 벤치 클리어링을 했다. 말이 짧지만 분명하다. 전달 내용이 선명하며 오해의 소지가 없다. 감독 눈 밖에 나면 이름값에 관계없이 영원히 아웃이다. 감독을 중심으로 한 목소리를 내길 원한다. 그러기 위해선 감독 스스로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외로 꼼꼼하고 영리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지략가’ 염경엽, ‘큰 형님’ 김경문, ‘보스’ 김태형 감독이 펼치는 ‘찐 카리스마’ 대결을 즐기자.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상남자'로 불린다. 매사 분명하고 직설적이라 오해의 소지가 없다. 이 때문에 많은 선수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뉴시스

daeho902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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