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WBSC 프리미어12 오프닝 라운드 B조 2차전 한국 8-4 쿠바전
김도영 2회 만루, 7회 솔로 홈런...공수주 맹활약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슈퍼 스타' 김도영(21·KIA)이 2회 만루 홈런으로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살렸다. 7회에는 솔로 홈런으로 쿠바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타격과 수비, 주루플레이에서 보석처럼 빛을 발했다.
한국의 3번타자 김도영은 14일 오후 7시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쿠바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오프닝 라운드 2차전 2회 말 2사 만루에서 상대 에이스 리반 모이넬로의 초구를 노려 쳐 좌월 그랜드 슬램으로 연결, 순식간에 점수 차를 6-0으로 벌리면서 승리의 물꼬를 텄다. 5회에는 발로 2루타를 만든 뒤 7회 1사 후 솔로 홈런으로 혼자 5타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김도영의 멀티 홈런포와 함께 하위 타선의 폭발로 조화를 이룬 한국은 8회 백투백 홈런으로 3점을 추격한 쿠바의 추격을 뿌리치고 8-4로 승리하며 전날의 충격패에서 벗어나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공-수-주에서 맹활약한 김도영의 환상적 플레이에 힘입은 한국은 1승 1패로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슈퍼 라운드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은 15일 조 최강으로 꼽히는 일본과 3차전을 펼친다.
김도영은 3루 수비에서도 쿠바 선수들의 강습 타구를 잇따라 잡아내면서 추격에 찬물을 끼얹은 뒤 5회 말 1사 후 중전 안타를 치고 상대 수비수가 집중력을 잃은 사이 순식간에 2루를 노려 득점권에 안착하는 환상적 주루 플레이까지 펼쳐보였다.
쿠바 선발 모이넬로는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투수로 올시즌 11승,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했으나 김도영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떨궜다. 2회 김도영의 타구는 좌익수가 따라가다 중도에 일찌감치 포기할 정도로 아름다운 비행을 했다.
특히 김도영의 만루 홈런은 전날 대만과 경기에서 2회 말 만루 홈런을 허용하며 6실점한 '악몽'을 씻어내는 그랜드 슬램으로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되살렸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한국은 선발 곽빈이 4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2회 말 2사 후 7번 타자 문보경의 좌중간 2루타로 빅 이닝의 서막을 열었다. 박성한 최원준의 연속 안타로 선취점을 뽑고 2사 만루서 신민재의 몸에 맞는 볼로 2점째를 기록한 뒤 김도영의 만루 홈런으로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곽빈은 5회 손가락 이상으로 두 명의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무사 1,2루서 소형준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곽빈은 4이닝 동안 17명의 타자를 상대로 74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곽빈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쿠바의 에이스 모이넬로는 김도영에게 만루 홈런을 얻어맞고 2이닝 4피안타 6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전날 대만과 1차전에서 3-6의 고배를 마신 한국의 류중일 감독은 반드시 잡아야하는 쿠바전에서 대폭 바뀐 타순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LG의 유명한 테이블 세터 홍창기(좌익수)와 신민재(2루수)를 1,2번 타순에 배치하고 김도영(KIA 타이거즈·3루수)∼윤동희(롯데 자이언츠·우익수)∼박동원(LG·포수)을 클린업 트리오로 내세웠다. 전날 홈런을 친 나승엽(롯데·지명타자)을 6번 타순에 배치하고 문보경(LG·1루수)∼박성한(SSG 랜더스·유격수)∼최원준(KIA·중견수)을 하위 타선에 포진시켰다.
전날 대만과 1차전 선발 라인업과 비교하면 신민재와 나승엽, 박성한, 최원준까지 4명의 선수가 새롭게 선발로 투입됐다. 1차전에서 한국은 3안타로 3점을 얻는 데 그쳤다.
쿠바는 13일 도미니카공화국과 1차전에서 1-6으로 대패했다. 안타 수는 6-8로 근소하게 뒤졌으나 2개의 실책으로 7회 이후 6실점하며 역전패했다. 한국과 2차전에서도 패하며 2연패의 늪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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